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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빈 May 05. 2021

1년후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 – 시미즈 켄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찾아가는 삶의 의미


개인적으로 독서를 다시 하면서 많이 읽었던 책들중에 일본 작가들의 꽤 있다. 특히, 한없이 바닦까지 내려가 있던 자신감을 올리기 위해 많이 읽었던 자기 개발서가 일본 작가들이 쓴 책들이 많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일본 작가들의 지나치게 실용주의적인 접근법이 가볍게 느껴졌고, 한동안 일본 작가들의 책을 멀리하게 되었다. 그런데, 한빛 비즈 서포터로 활동하면서 이번에 받은 시미즈 켄의 ‘1년 후 내가 이세상에 없다면’은 오랜만에 읽어본 일본 작가의 책 중에 나에게 잔잔하게 마음에 울림을 준 책이라 할 수 있다. 일본에서 정신과 전문의이자, 국립 암센터 중앙 병원에서 정신 종양과에 근무하고 있는 시미즈 켄은 2006년부터 죽음을 앞두고 있는 암 환자들과의 정신과 상담을 하면서 환자들의 변화와 자신이 느낀 변화에 대해 이 책을 통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책 제목 ‘1년 후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라는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책의 중심 주제는 죽음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과연 어떤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인가? 시미즈 캔은 환자들과 상담을 하면서 환자들의 변해가는 심리 상태를 기록해 나가다 그들에게서 영향을 받으면서 자신도 변해가는 것에 대해서 담담하게 적어 나간다. 과연, 죽음을 기다린다는 것, 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라는 질문에 대해 작가는 절망 – 분노 – 수용의 단계로 넘어 가면서 앞으로 살아갈 시간은 소중하게, 그리고 지나온 시간을 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가는 환자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특히, 가장 인상적이였던 것은 작가가 말기 암 환자들이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일정 시간이 지날때까지 자신의 상황을 받아 들이지 않다가, 자신의 상황을 받아 들이는 순간에 강력한 슬픔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슬픔을 느끼는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암 환자와 같이 죽음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슬픔을 극복해야 하고 감정을 추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작가는 슬픔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2부의 제목이였던 “고통을 극복하는데 슬퍼하는 일도 필요하다”는 이런 내용을 정말 설명하고 있다고 본다.


 

또한편으로 작가 자신이 환자들과 관계를 가져가면서 자신을 돌아 보고 인생의 목적이나 삶의 목적을 돌아보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한 부분도 마음에 많은 인상을 남겼다. “인생은 한번 가서 돌아오지 않는 여행이다.”라는 말은 정말 인상 깊다. 돌아 올 수 없는 여행길이라는 것을 안다면 그 걸어가는 한걸음 한걸음 마다 보는 것 느끼는 것, 듣는것, 말하는것 모든 것이 정말 소중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멀리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지만, 돌아 올 수 없는 여행길이라는 표현을 듣는 순간 뭔가 지금 이 순간에 더 열심히 그리고 더 감사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암환자들을 보면서 어느 누구나, 내 자신이 아니면 내 가족이나 내 주변에 누군가가 암으로 희생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작가가 서서히 자신이 다른 사람의 기대에 충족하고자 살아온 삶을 벗어나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읽으면서 과연 나는 지금 현재 나의 삶에 얼마나 충실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요즘같이 뭔지 모르게 에너지가 빠지고 지쳐가는 상황이여서 그런지 모르지만 책을 읽고 나니 다시 한번 힘을 내서 지금 이순간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아가야 겠단 다짐을 할 수 있었다. 오랫 만에 잔잔하지만 깊은 여운이 남은 좋은 책을 만나 기분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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