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여자들을 가르친 여자들

by 딴짓

AI 코딩 국비 강의. 그 와중에 샘물 같은 시간은 강사님들이 간간이 들려주는 경험담이었다.

강사님들은 8년 전 우리와 비슷한 교육 과정을 수료한 2기 출신이었다. 그때는 AI와 코딩이 아닌 컴퓨터 과목이었지만. 지금은 여섯 명이 조합을 차려 학교 특강과 기업 강의를 하고 계신다고 했다. 그러니까 우리의 선배님들이었다.



“열심히 하지 마세요.” “복습하지 마세요.” “그냥 수료만 목표로 하세요.” “이후에 어차피 차차 배우면 돼요.”
큰 위안이 되는 말이었다. 그러나 강사님들 모두가 컴퓨터 공학과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럼 그렇지’ 싶어 한숨이 나왔다. 단순히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덤빈 일. 나는 과연 수료할 수 있을까?



모르더라도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되는 수업이라면 모른 척하고 있으련만, 실습은 매시간 이뤄졌다. 그리고 그때마다 나는 콩벌레처럼 작아졌다. 작은 선 하나를 연결하는 작업에도 내 동공은 불안하게 흔들렸고, 기가 쭉 빨려 쉬는 시간마다 자리에서 풀썩 쓰러져 잠들기 일쑤였다.

쉬는 시간이면 가끔 동그랗게 말린 종이 뭉치가 내 쪽으로 날아오곤 했다. "그만 자!" 머리에 뭔가를 톡 맞고 부스스 일어나면 저쪽에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함께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었다.



꼴찌라는 자각과 이를 재확인하는 날들. 자존감은 대패로 깎이듯 깎여나갔다. 눈앞이 캄캄했다. 사십 대 말, 그렇게 돌연한 꼴찌 체험기는 이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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