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달빛서당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순 Nov 18. 2024

당신의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자기 목소리를 찾는 시간, 달빛서당 11기 기록


달빛서당 11기가 마무리 되고 있다.

어제 새벽에는 달빛서당 학인들과 함께

줌모임을 가졌다.

마음에 품은 한자, 씨앗문장

하나만 가지고 가볍게 만나는데

넓고 깊게 퍼져나가는대화의 기쁨을 느낀다.

함께 논어를 흔들고

비틀면서 생긴 힘 덕분이다.


고전은 혼자서는 아무런 울림도 낼 수 없다. 옆에서 누군가 흔들어주어야만 그제야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오래된 고전이 21세기 에도 고전이 되려면 현대 사람들이 읽고 밑줄을 그으면서 흔들고 비틀어주어야만 한다.

이승훈 지음, (삶의 해상도를 높여줄 동양 고전의 낱말들) 인생어휘



孔子曰공자왈見善如不及견선여불급見不善如探湯견불선여탐탕吾見其人矣오견기인의吾聞其語矣오문기어의隱居以求其志은거이구기지行義以達其道행의이달기도吾聞其語矣오문기어의未見其人也미견기인야

공자께서 말씀하셨어.
"선한 것을 보면 미치지 못할 듯이 하고 선하지 않은 것을 보면 끓는 물에 손을 대는 듯이 하다. 나는 그런 사람도 봤고 나는 그런 말도 들었다. 숨어 살면서 자신의 뜻을 추구하고, 의로움을 실천함으로써 자신의 도를 달성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말을 들었지만 그런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

논어論語 제 16편 계씨季氏 11장


숨어 살면서 자신의 뜻을 추구하고

의로움을 실천함으로써

자신의 도를 달성한다는 말을

들어봤지만 공자가 보지 못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는 은거隱居에 멈춰서게 되더라.

문장의 맥락에서

隱居以求其志行義以達其道는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어

보는 사람이 없어도

자신의 뜻을 추구하고

의로움을 실천하는 내용으로 볼 수도 있다.


혼자만의 의지로는 어려워서 함께하는 환경을 찾아가지만 내 안에 불꽃을 지켜내는 것은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씨앗은  보이지 않겠지만
여전히 흙속에 존재하겠지?
은은隱隱하게 말이야



홀로 깨닫는다하여도
세상과 교감하지 않고
나누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람
나는 그렇게 해석해 보았어.


정말 사람들은 같아 보여도
다들 저마다 사연이 있어서
누구나 본 적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은 맞는 것 같아.


타인이 아니라
내  기준을 한결같이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것이
도에 이르는 것이라고 생각해.
내 기준이 정말
선하고 의미있는 것인지를
성찰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고

완벽한 善선이란 없을거야.
그런 경지에 이르도록 노력하는 것
선하지 않는 것은 가까이 하지 않지만
나를 고립시키지는 않을 것
함께 그것을 개선해 가는 것
연대連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달빛서당 11기 달님들의 이야기 중에서


누가 보든 안보든 스스로 추구하고

행동으로 도달하고 싶은 것은 자유다

자유自由, 자기自己이유理由를 갖는 것

행동의 이유를 스스로

해석하는 힘을 기르고 싶다.

재미, 책임감, 돈 등

내 행동의 이유를 스스로 해석해

원하는 행동을 지속하자.


고전뿐 아니라 나도

내 목소리를  내고 싶어

나의 밑줄을 찾아 긋고 흔들고 비튼다. 


아름다운 원전을 읽는 일은
얼마나 운치 있는지.
그 즐거움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파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정세랑 장편소설, 보건교사 안은영


함께 달빛서당에서 고전을 원문으로 읽으며

겨울을 건널 준비를 할 수 있어 기뻤다.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서 더 재밌데이.

내년 3월쯤 제철 봄 달빛서당 12기로

달님들을 만날 상상을 한다.

그전에 오프라인 모임도 가져볼 생각이다.


추운 겨울에도 다가올 봄과 만남을 떠올리며

隱居以求其志은거이구기지

行義以達其道행의이달기도를 핫팩처럼 품어본다.

달님들 11기 함께해서 고맙고 즐거웠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