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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 May 09. 2022

아이와 함께하는 한자여행 1/자유롭고 싶다면

자유롭고 싶다면


아이와 함께 청계광장을 산책했다.

졸졸 흐르는 청계천에는

석가탄신일 맞이 연등이 화려하게 수놓아 있었다.


"라바다 "



아이의 시선을 끈 것은 만화 캐릭터 라바였다.

준이는 라바가 그려진 안내 문구를

천천히 소리 내 읽었다.



청계천을 기분 좋게 즐기는 여덟 가지 방법

낚시 금지

흡연 금지

쓰레기 투기금지

동물동반금지

수영금지

자전거금지

...금지


"엄마 금지가 하면 안 되는 거죠? 기분 좋게 청계천을 즐기라면서 금지가 왜 이렇게 많아요?"


아이가 건넨 물음표를 받고

잠시 멈췄다.

마냥 웃을 수도 없었다.

나도 조금 전까지

아이에게

뛰지 마

등등등

금지의 말을 잔뜩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즐기기 위해서는

하지 않아야 할 것도 있다는 모순을

아이는 어떻게 배워나갈까?


"응, 함께 있는 공간에서 즐기려면 하면 안 되는 것도 있어."


함께 있는 공간에서만 그럴까?

회사 밖으로 나와

늘어난 시간 자유 앞에서

내가 우선순위로 만든 것은 일상의 규칙이었다.


금지, 허용보다

나와 아이가 가까워지고 싶은 말은  가깝게 하고 싶은 말은

자율(自律)이다.

자율, 음률, 김동률

내가 좋아하는 한자어를 떠올려본다.


"律 법칙 률(율)"

법칙, 딱딱하게 느껴지는 뜻과

아래위 리을이 함께 울리는 소리

안 어울릴 듯 어울린다.


스스로를 절제하여 더 큰 자유,

해방감을 느끼는 것처럼

안 어울릴 듯 어울리는

삶의 모순과 반전의 재미를 아이와 함께 알아가고 싶다.


다채로운 그림과 이야기를 품고 있는

한자가 우리를 여러 여행지로 데려다 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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