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국 터키 이스탄불 여행 1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21년 9월 5박 6일간 다녀온 여행기입니다 :D
올해 9월에 다녀왔었던 이스탄불 여행에 대한 글이다.
사실 이스탄불에 다녀오기 전에도 난 이곳을 좋아하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 배산임수 외치며 물 없는 곳에서는 오래 못 사는 괴랄한 취향과, 아주 오래전에 본 이스탄불의 고양이에 대한 다큐멘터리, 자주 언급되는 터키 사람들의 친절함, 아시아와 유럽이 만나는 지역적 특징과 그로 인한 음식과 건축 문화 등등!
사실 현재 2년간 지내고 있는 조지아와 국경을 맞닿아있어 사실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이스탄불이었다. 그래서 이번 이스탄불 여행의 목표는 그저 가벼운 식도락 여행으로 잡았다. 목표는 조지아에서 먹을 수 없었던 떡볶이와 스타벅스 커피. 왜 서울 살면 다들 스시 먹으러 일본 가고, 양 꼬치 먹으러 중국 가고 그러잖음? 트빌리시 살면 이스탄불에 체인점 커피 마시러 가고 그러는 거다.
새벽 5시의 애매한 출발 시간이었기에 밤을 새우자! 하는 마음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내리보다가 새벽이 되었다. 부슬부슬 비 내리는 새벽 3시에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잡아타고 말 한마디 없이(말 없는 택시 기사님은 환영받아 마땅하다) 20분을 갔다. 스치는 풍경은 음산하기 그지없는데도, 마음은 이미 꽃밭이었다.
트빌리시 공항에 도착해서 보니 어쩐지 낯설다. 생각해 보니 트빌리시 공항에 온 건 처음이었다. 입국할 때나 여행할 때나 늘 쿠타이시 항공을 이용했던 것이다. 공항마다 주로 출국하는 나라들이 다른 것 같은데, 터키나 러시아를 가려면 트빌리시에서 가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었다.
2년 전 크리스마스 때 남 프랑스+스페인 여행 이후로 처음 하는 여행이었다. 그동안 코비드락다운-> 보더오픈백신까지 그 얼마나 길고 긴 대장정이었던가ㅜ 그래선지 공항에 도착한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설렜다.
두근거리는 심정에 비해서 내 표정도 승객들 표정도 다들 한결같이 굳어있다. 새벽 비행기에다가 코비드 이후에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진 탓에 다들 어느 정도 긴장을 하게 되는 듯. 다행히도 모든 게 아무 문제 없이 스무스하게 절차가 진행되었다. 새벽 시간에도 공항에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고, 새벽 5시라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는 꽉꽉 채워져 출발하게 된다.
비행기 안에서의 모든 기억은 잔다고 삭제가 되었는데, 하나 웃겼던 점은,, 내 자리가 원래 창가였는데 가니까 어떤 남자분께서 미리 앉아계셨다. 굳이 비키라고 하기도 귀찮아서 옆자리인 중간 자리에 앉았는데, 오른쪽에 또 다른 남자분이 앉으셨고 그 두 분이 날 중간에 앉혀놓고 쉴 새 없이 대화를 하셨다. 자리를 바꿔줄까 하니 사양을 하셨고 양쪽 귀로 터키어를 미리 학습하면서 그렇게 곯아떨어졌다.
9월 말에 터키를 입국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 확인서와 이 사이트에서의 등록이 필요했다. 개인 정보를 이것저것 넣고 결재를 하면 (10$쯤인가 했던 듯?) 저장할 수 있는 pdf 파일과 Hes 코드를 받을 수 있다.
Hes 코드는 현재 터키에서 지하철 같은 걸 타려면 필요하다. 이스탄불 교통카드를 사고, 인증 가능한 터키 휴대폰 번호가 있으면 바로 신청이 가능하다. 난 바로는 필요 없어서 며칠 돌아다니다가 지하철 탈 때 발급받았다. 미리 준비하려고 애쓰지 말자.. 어차피 우리에겐 터키 유심이 없다 ㅋㅋ
그렇게 5시 반쯤 출발한 비행기는 아침 7시 반쯤 도착하게 된다, 생각보다 모든 게 빠르게 입국 절차가 끝났고, 식당에 밥부터 먹으러 감 ㅋㅋ 공항 내에 통유리로 된 레스토랑이었는데 제법 근사했다.
이스탄불 공항은 정말 넓고, 스타벅스가 있고, 그리고 슬프게도 와이파이가 없다. 공항 유심은 말도 안 되게 비쌌기 때문에, 공항에서 사지 않는 걸 추천한다. 공항 중간쯤에 와이파이 표지판이 있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 가서 여권을 내밀면 30분 인가 무료 와이파이 로그인 정보를 준다.
내가 도착한 곳은 구공항이었으며, 신공항은 완전 이스탄불 반대편에 있다. 그것도 모르고 미리 찾아둔 다른 정보로 시내 나가는 버스 찾느라 시간을 제법 허비함..
술탄까지 가야 하는데, 기사님께 물어보니 탁심까지 갔다가 택시를 타고 가라신다. 술탄까지 가는 버스는 없다고. 오키하고 버스에서 또 심하게 곯아떨어진 다음에 정신이 드니 이미 탁심에 도착해있다. 시간은 벌써 오전 11시가 넘어가는 중이었다.
탁심 광장에 도착해 아무 휴대폰 가게에 들어가서 유심을 장착하고 나니 긴장이 탁 풀렸다. (공항에선 250리라였던 것 같은데, 아무데나 들어간 곳이 무제한 180리라였다. ) 전세계 네트워크와 다시 연결되고나니, 이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