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무언가를 한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유튜브에 올릴 동영상을 찍고, 만들고, 블로그 글을 쓰고, 각종 SNS를 넘나들면서 뭐라도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사람 마냥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뭐라도 한다.
한동안 넋 나간 사람 마냥 시간을 흘려보내는 시간들을 보냈었던 적이 있었다.
육아로 지치기 훨씬 이전부터
아이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그런 시간들은 꽤 자주 찾아왔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에서 멀어졌을 때,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모든 일이 내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
이런저런 사정들로 내 꿈이 서서히 내게서 멀어져 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
그리고 글로 설명이 되지 않는 수많은 이유들 때문에 나는 무너져 내렸다.
고민하고, 고민했다.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일까.
나는 그럴 수 있는 자격이 없는 걸까.
그리고 결국은 주저앉게 되어버린 날들이 계속됐다. 그렇게 소중한 시간들을 흘려보내면서 내게 남은 것들은 허무하고, 우울한 감정들 뿐이었다. 슬프고, 또 슬펐다. 눈물이 얼마나 많은지를 실험하기라도 하듯 울고, 내 속에 응어리진 감정들을 풀어내기를 위해 악다구니를 써 봐도 감정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 정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일까.
나는 꿈도 꿀 수 없는 걸까.
나락이라고 하면 나락인 그곳에 닿았을 때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불현듯이.
그 날부터 뭔가를 했다. 아니, ‘뭐라도 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닥치는 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
눈물을 흘리는 것보다 악을 쓰는 것보다 더 편안하게 우울하고, 슬픈 감정들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다시 ‘꿈’이라는 걸 꿀 수 있게 됐다.
‘꿈을 꾸는 것’에는 아무런 자격이 없다.
우리는 누구나 꿈을 꿀 수 있고, 그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
꿈은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도 있고, 현실로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그 꿈이 물거품이 되는가, 현실이 되는가 하는 문제는 ‘하고, 안 하고’의 차이다.
뭐라도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뭐라도 된다.
좌절하는 순간은 언제고 몇 번이고 찾아오지만 일어서지 못하면 결국 아무것도 될 수 없다.
믿자. 나를 믿자.
그 믿음을 가지고 오늘도 열심히 살아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