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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Y May 20. 2016

나는 기다리는 기린

앞만 보고 빨리빨리 달려갈 수가 있나.

꽃이 피기를 기다려도 봄이 오지 않는다고

기다림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디룩디룩 지방만 늘어가는 종자들이

쟨 대체 왜 저렇게 살지라며 비웃어도

이것이 나인걸.

바꿔봤자 엿이나 바꿔먹지.

빙글빙글 늘 제자리로 돌아가는

멘붕사태에 주기적으로 시달려도

나는야, 꽃 피는 봄을 목 빼고 기다리는

슬픈 기린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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