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묻다
첫 눈은 아련한 기억을 남기고
꿈으로 스쳐갔다.
몽롱한 추억과 그 향기는
겨울의 냄새이련가.
흩뿌려진 눈이 녹는다.
내 기억도 녹아내려
이 차가운 도시의
아스팔트 어딘가에 묻었다.
우리가 나눈 것은 사랑이었나,
묻고 싶었으나 가슴에 묻었다.
너는 나를 진정 사랑했는가,
그 물음을 삼키고,
너무 쓰고 독해서
찔끔 눈물이 났다.
모든 것은
차디찬 눈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도.
그도.
나도.
우리가 타인이 된 순간 차갑고, 따갑게
흩날리던 눈보라에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