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는 언제쯤 철들까?

도움 받는 것이 부담스럽다면서도...

by 그냥살기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당장에는 기쁜 일임에 틀림 없는 일이긴 하다.


그러나 왠지 마음 한켠에는 도움 받는 그 상황에 놓여 있는 내 처지가 싫고, 위축되고 부끄러운 마음이 올라온다.


얼마전 1년전쯤부터 알기 시작한 나이 어린 지인이 내가 안되보였는지 선뜻 오십만원이란 돈을 건네줬다.

연거푸 사양하다가 주는 사람 민망할까봐 받긴 했지만...


왠지 돈을 받기 전과 돈을 받은 이후로 그 사람에 대한 내 마음이 편치가 않다.


갑자기 그 사람에게 뭔가 신세진 것 같고, 뭔가 해줘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이 한가득이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내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작은 오빠가 매우 큰 돈을 건네 줬었다.


지금은 온데 간데 없이 어디론가.. 누군가에게로 흘러가버린 오빠가 건네줬던 돈들...


누군가에게 도움받는다는건 도움을 준 그에게 종속되는 기분이 든다.


돈으로 되갚지 못하면 다른 무엇으로라도 그
돈 값을 해야만 할 것 같은 무거운 마음이 생겨 버린다.


도움받은 그 순간에는 기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도움받은 사람에게 빚진 기분이 들면서 왠지 내가 작아지는 기분마저 든다...


내가 배배 꼬여 있어서 그런걸까?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분수껏 살아야 할텐데...쥐뿔도 없으면서 자존심만 살아서 나대는 철없는 나.

이런 날 어쩌면 좋을까...


얼마나 더 고생을 해야 철이 들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