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rowne Jul 14. 2024

故 한형조 교수를 추모함

  한국사회에서 동양철학 공부를 조금이라도 했거나 책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한형조 교수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가 오늘 별세했다. 향년 65세. 발표장에서 접한 그의 모습은 온화하고 차분했으며 편안한 경상도 말을 사용했다. 그 기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이렇게나 급하게 떠나시니 황망하기 그지없다.


  주자와 퇴계 등을 논하는 그의 글은 세련됐고 모던하며 매우 평이하다. 그의 글을 읽노라면 동양철학의 그 어떤 개념도 이해되지 않는 바가 없다. 가히 '학술적 내용의 대중적 글쓰기'의 전형이라도 해도 좋을 것이다. 그는 가파르게 이론을 세워 논쟁을 불러오는 분석적 스타일은 아니었다. 학문도 인품과 성격을 따라 간다.


부디 저 세상에 가시면 꿈에 그리던 주자를 만나 주자 본인이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물었다는 '저 하늘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한번 물어봐 주시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사법 리스크”라는 말의 허구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