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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 Lee Jun 22. 2016

떼쓰기와 자폐성 탈진의 차이

분노발작, 심리탈진보다 좋은 말은 없을까?

떼쓰기 대마왕 편에서 다룬 바 있는 분노발작(tantrum)과 심리탈진(meltdown)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차이를 설명한 글을 찾았다. 항상 이 단어를 접할 때마다 탠트럼, 멜트다운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할 단어를 찾기 힘들다는 느낌을 받는다. 분노발작?, 심리탈진? 너무 과장된 표현이고 실제 상황을 잘 전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모린 베니(Maureen Bennie)가 작성한 블로그에서 찾은 보다 정확한 정의를 살펴보자.[1] 모린의 정의에 따르면, 분노발작은 어린이의 떼쓰기와 동일한 선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바로 심리탈진이 자폐성 장애아가 보이는 독특한 현상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분노발작' 대신 '떼쓰기', '심리탈진' 대신 '자폐성 탈진'을 쓰고자 한다.


많은 부모들이나 보육교사들이 자폐성 장애아로부터 분노나 감정이 불꽃놀이처럼 표출되는 현상(autistic meltdown)을 목격하고 있으며, 곁에서 볼 때는 어린아이들이 떼쓰는 것(tantrum)과 거의 유사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사실, 이 두 행동이 유사해 보이지만 그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떼쓰기는 어린아이들이 보이는 의지를 가진 행동이다. 따라서 보상 체계를 통해 영향을 받으며 교정을 할 수 있다. 반면에 자폐성 탈진은 나이와 상관없이 발생하며 보상 체계에 반응하지 않는다. 떼쓰기는 나이가 들면서 사라질 수 있지만 자폐성 탈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자폐성 장애아도 고전적인 성질부리기(temper tantrum, 떼쓰기와 동일)를 보이는데, 떼쓰기와 달리 과도한 감각적 자극으로 발생하는 자폐성 탈진에 동일한 떼쓰기와 동일한 대응을 적용할 경우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럼, 두 가지 현상의 차이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1. 목적 지향(goal oriented)인가 아니면 폭주(overload)인가?

떼쓰기는 가지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하는 순간의 절망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장난감을 가지고 싶다거나 옷의 단추가 잘 채워지지 않는 경우, 잠자기 싫을 때에 나타날 수 있다. 아이들이 피곤하거나 배가 고프거나 기분이 나쁠 때 더 자주 나타나지만 공통점은 목적 지향적이라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거나 하고 싶은 것을 못한 불만, 혹은 적절하게 의사소통을 못한 것 등이 이유가 된다. 하지만 자폐성 탈진은 압도적인 감정의 폭주로 인한 것으로 감각, 감정, 정보 등이 폭주점을 넘거나 단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너무 많이 발생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떼쓰기와 유사한 행동(울기, 소리지르기, 강한 반항)을 보일 수 있고 완전하게 의사소통을 단절(complete shutdown)하고 철회(withdrawal)할 수도 있다.


2. 떼쓰기는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떼쓰는 행동은 대개 부모가 그 행동을 무시하거나 떼쓰는 공공장소를 벗어나거나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중단된다.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 떼쓰기를 중단시키는데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반면, 자폐성 탈진은 들어줄 사람이 없어도 발생한다. 심지어 완전히 혼자 있을 때에도 일어날 수 있다. 자기의 의사를 관철시켜줄 사람의 존재와 상관없이 자폐성 탈진은 외적인 자극의 폭주가 감정의 폭발이나 내적으로 분출되는 반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3. 구분은 단순하게

떼쓰기는 분노 혹은 불만의 폭발하는 것이고 자폐성 탈진은 폭주에 대한 반응이다. 자폐성 장애인은 이 탈진을 통제할 수 없고 떼쓰기에 효과 있는 일반적인 방법인 주의 환기, 안아주기, 행동에 대한 보상 등 어떤 형태의 훈련으로도 나아지게 할 수 없다.


그럼, 어떻게 자폐성 탈진에 빠진 사람을 도울 수 있을까?


자폐성 탈진은 에너지를 발산하여 균형을 찾으려는 신체의 반응이기 때문에 안전성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축적된 에너지가 소진될 때까지 지속되는 자폐성 탈진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진행되는 자폐성 탈진이 중단되는 경우는 없다.


1. 안전을 확보한다

자폐성 장애인들은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탈진 중에 다른 사람에 해를 가할 수 있다. 부모나 보육교사 자신도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모린은 비폭력 저각성접근(Low Arousal Approach)[2]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간주한다.


2. 달래는 방법을 개발한다

효과적인 달래는 방법을 찾는다면, 에너지 발산이 끝난 후에도 안정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시각적인 도구나 음악 등 뭐든지 가장 잘 듣는 방법이 될 수 있다.


3. 탈진 행동의 패턴을 찾는다

어떻게 증상이 고조되는지를 안다면 탈진 상태가 최고조에 달하기 전에 달래는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이런 징후에는 정상적인 자기자극(self-stimulatory), 흔들기(rocking), 현재 장소를 벗어나고자 하는 요구, 단순히 도망가기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런 탈진을 유도하는 행동을 미리 포착한다면 탈진이 일어나기 전에 중단시킬 수 있다.


4. 스스로 침착함을 유지한다

매우 중요한 것 중에 하나로 부모나 교사가 흥분하면 탈진을 더 고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평정심을 유지하여 상황을 악화시키니 않는 것이 핵심이다.



1. https://autismawarenesscentre.com/what-is-the-difference-between-a-tantrum-and-an-autistic-meltdown/

2. 저각성접근. 상호작용을 최소화하여 탈진이 스스로 종료되도록 하는 방법으로 볼 수 있다. 추후에 보다 자세하게 알아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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