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에 하나를 고르시오, 가 아닌.
이번주의 질문은 내가 가장 솔직한 때와 내가 척할 때는 언제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1. 내가 가장 솔직한 때
내가 가장 솔직한 순간은 나 혼자 시간을 보낼 때다. 오로지 내 생각과 감정만 돌보면 되기에 자유롭다. 그중에서도 제일 솔직한 순간은 일기를 쓸 때다. 아무도 볼 수 없는 공간에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쏟아내는 단어들이 그날의 나를, 그 순간의 나를 있는 그대로 증명한다. 퇴근하고 샤워하고 잠옷으로 갈아입고 나 혼자 침대에 누워 있을 때도 가장 솔직한 순간 중 하나다. 오, 그렇다면 가장 솔직한 나는 ‘하루의 끝 잘 준비를 다 마친 침대 위에서 일기를 쓰는 나’로 정의할 수 있겠다.
2. 내가 척할 때
척하는 나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종종 그 모습을 드러낸다. 내가 생각하는 척의 성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배려다. 나보다는 상대를 위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척이랄까. 피곤하지 않은 척, 지루하지 않은 척, 즐거운 척, 이해한 척이 여기에 해당된다. 다른 하나는 방어다. 이건 나를 지키기 위한 척에 가깝다. 당황하지 않은 척, 겸손한 척, 일하는 척, 때로는 있어 보이는 척을 할 때도 있다. 비록 척일지라도 상대를 배려하는 나도, 나를 지키기 위한 나도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나이니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