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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gwave Oct 27. 2020

요가, 숨쉬기라도 잘해야죠.

칭찬은 요저씨의 원동력

요가를 하면 가장 힘든 점이 동작이 되지 않는다는 거다. 남들은 쉽게 잘 따라하는데, 나는 가장 쉬운 동작도 되질 않으니 말 그대로 몸 따로 마음 따로. 따로국밥이다. 분명히 선생님께서 몸을 숙여 정강이에 이마를 닿으라고 했는데, 허리를 펴서 앉는 것조차 되지 않는 그야말로 나무 같은 내 몸이 원망스럽다.


그럼에도 나는 언젠가는 되겠지. 하다 보면 몸이 열리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낑낑 거리며 동작을 최대한 따라 한다. 그러다 보면 요가가 끝나고 나 혼자만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다. 마치 혼자서 유산소 운동을 한 것 마냥 말이다. 다른 분들은 다들 멀쩡해 보이는데 수련이 끝나고 나면 나 혼자만 지쳐 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최대한 노력하는데 그중에 유일하게 가능한 부분이 호흡이다.


"들이쉬고~ 내쉬고. 들이쉬고~ 내쉬고. 3번만 더 해볼게요."


몸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그나마 호흡은 내가 조절할 수 있으니 최대한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서 진행한다. 그렇게 수련이 끝나고 자리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나의 노력이 가상했던지 칭찬을 해주셨다.


"호흡은 정말 잘하시네요."


초보를 격려하기 위한 선생님의 배려의 말이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다음과 같이 말이 튀어나왔다.


"호흡이라도 잘해야죠. 다른 게 안되니..."


당황하신 선생님은 그저 한참을 웃으실 뿐이었다.


그래. 서두르지 말자. 어차피 100세 인생. 지금부터 하루에 1미리씩만이라도 몸이 열린다면 언젠가는 열리겠지.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한걸음 한걸음 수련을 통해 나아간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떤 일이든 계획되로 된 적 없고 뜻대로 된 적이 없다. 사람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면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늘 하루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일 뿐. 그 이외에 다른 방도는 없다. 답답해 말고. 조급해 말고. 오늘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그렇게 삶을 쌓아가자. 천천히 호흡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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