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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gwave Mar 09. 2020

남자, 요가를 시작했다.

출근길 JOB 생각 .49

요가를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남자가 무슨 요가냐고 이상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렇다. 성별도 남자이거니와 유연성이 눈곱만큼도 없는 내가 요가를 시작한 것은 정말 우연이였다.


마흔 살이 가까워지던 어느 날 갑자기 뒷목이 너무 아팠다. 사무실에서 뒷목을 부여잡고 의자에 눕다시피 앉았다. 그러자 옆에 사수가 그것은 고혈압 증상이라며 얼른 보험에 가입하라고 했다. 고혈압 판단을 받으면 앞으로 보험가입이 힘들 것이라는 이유였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재빨리 아내에게 톡을 날렸다. 이러이러하니 어서 보험을 가입해놔라. 그러자 아내는 알았다며 잠시 뒤 보험가입 내역을 보내왔다. 그 내역을 본 나는 또다시 뒷목을 잡고 쓰러졌다. 종신보험이었다. 아내는 사망 시 1억이 나온다는 말도 덧붙였다.


순간 억울한 감정이 들었다. 열심히 돈 벌며 살았는데 인생 한 번에 훅 갈 수도 있겠구나.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은 일도 없지만 그래도 애들 대학까지는 보내야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회사 근처에 점심시간에 다닐만한 운동시설을 찾아봤다. 회사가 워낙 외진 곳에 있어 피트니스센터 등 운동할 만한 장소가 없었다. 그런데 회사 옆에 유일하게 있는 한 곳이 있었는데 바로 요가원이었다.


처음엔 고민했는데 나중엔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요가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거라는 있지도 않은 믿음이 생겼다. 다행히 남자 회원을 받아주는 곳이었고 한 달 등록하고 요가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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