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동체라디오는 '소유구조'가 다르다
공동체라디오의 두 번째 특징은 ‘다르다’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다르다는 것은 기존방송과 ‘다르다’는 것인데 소유에서부터 운영까지 거의 모든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 차이는 공동체라디오가 기존방송과 비교해 분명하게 차이를 드러내는 부분으로 공동체라디오의 핵심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작다’라는 특징이 형식적인 부분에 해당한다면 ‘다르다’는 특징은 내용적인 측면에서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르다’라는 공동체라디오의 특징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공동체라디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다르다’라는 특징을 이해해야만 공동체라디오를 그 취지에 맡게 운영할 수 있다.
(1) 공동체라디오는 ‘소유구조’가 다르다.
-시민이 주인인 방송
공동체라디오는 소유구조가 기존방송과 다르다. 기존방송의 소유는 크게 공영과 민영이라는 틀을 갖고 있다. 공영방송은 대표적으로 KBS(한국방송)와 EBS(교육방송)를 꼽을 수 있다. KBS는 소유지분이 100% 정부에 있다. 때문에 KBS 이사회와 사장에 대한 임명권이 대통령에게 있다. EBS와 YTN(연합방송) 역시 마찬가지다. 이외에 소유의 형식이 비슷한 방송국은 TBS(교통방송), 국악방송, 아리랑방송이다. 이 방송국들의 주인은 중앙정부이거나 지방정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KBS의 경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른바 정권과 코드가 맞는 인물을 임명하기 위해 온갖 사단이 일어난다.
다음이 반공영 반민영이라는 MBC(문화방송)이다. MBC는 독특한 소유형식을 갖고 있다. MBC는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분의 70%를 소유하고 있고, 재단법인 정수장학회가 30%를 보유하고 있다.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들의 임명권은 방송통신위원회가 갖고 있으며, 방송통신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따라서 MBC 역시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도 정부가 직접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구조이다보니 KBS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정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을 한다.
SBS(서울방송)를 비롯해 경인지역의 경인방송이나 호남지역의 광주방송, 경남의 부산방송 등은 민영방송이다. 기업체들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소유하고 있다. SBS의 경우 ㈜SBS미디어홀딩스가 최대주주로 34.72%를 보유하고 있다. ㈜SBS미디어홀딩스의 지분 61.42%는 주식회사 태영건설이 보유하고 있다. 민영방송은 이렇게 자본이 주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특정 종교단체들이 소유하고 있는 CBS(기독교방송)과 불교방송, 원음방송, 카톨릭 방송들이 있다. 이들 종교방송들은 특정 종교의 교단이 주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방송과 다르게 공동체라디오는 시민이 주인이다. 지역주민이 진정한 주인이라고 할 수 있다. 공동체라디오는 대개 지역 평범한 주민들을 중심으로 여러 지역 시민단체들이 함께 만들게 된다. 마포FM의 경우 (사)미디어연대에서 마포지역의 마포연대, 마포두레생협, 성미산학교, 홍대앞문화협동조합(준)에 제안해 준비위원회를 꾸렸다. 이 준비위원회가 다시 지역의 단체들에게 제안해 마포지역 20여개 단체들이 함께 추진위원회를 꾸렸고, 이 추진위원회가 다시 서강대학교와 마포구청에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후 추진위원회가 사단법인 마포공동체라디오를 설립했고, 사단법인 마포공동체라디오가 마포FM을 운영하고 있다. 사단법인 마포공동체라디오는 최고의결기구로 총회를 두고 있다. 총회는 현재 100여명이 넘는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총회는 이사회를 포함해 임원의 선출 및 해임, 예산 및 결산 승인, 사업계획 승인뿐만 아니라 정관변경은 물론 단체의 해산권한까지 갖고 있는 최고 의결기구이다. 최고의결기구인 총회를 구성하는 회원들, 즉 지역주민들이 방송국의 실질적인 주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마포FM과 다른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공동체라디오도 있지만 공동체라디오는 비영리법인만이 소유주체가 될 수 있다. 비영리법인의 종류에는 사단법인과 재단법인, 사회적협동조합이 있다. 여기서 ‘뜻을 같이 하는 자금의 모임’인 재단법인을 제외한 사단법인이나 사회적협동조합은 회원(혹은 조합원)들로 이뤄진 총회를 최고의결기구로 갖고 있어 기본적으로 일반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라 할 수 있다. 물론 공동체라디오가 모두 시민들이 주인인 방송국은 아니다. 뜻을 같이 하는 몇몇 사람들이 법인을 만들고 그들 중심으로 공동체라디오를 운영할 수 있다. 이렇게 해도 공동체라디오를 운영하는 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경우 공동체라디오의 주인은 '그들' 소수인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라디오라 하기엔 핵심 주춧돌 하나가 빠진 꼴이다.
공동체라디오는 이름 그대로 '공동체'에 의해 소유되는 방송국이어야 한다. 공동체의 다양한 사람들이 법인의 회원으로 가입하여 직접 공동체라디오의 운영에 관여하고, 이사진에 대한 임면권을 소유하고 있어야 '시민이 주인인 방송'이라고 할 수 있다. 구호로만 시민이 주인인 방송이 아닌 진정으로 ‘시민이 주인인 방송’이 공동체라디오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