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인데 왜 이렇게 미성숙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 들여다보면 좋은 글
우리 팀장님은 어른아이 (2부, 해설 편)
우리 팀장님은 어른아이 (3부, 솔루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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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내가 어른아이 팀장과 함께 일하고 있고,
그 팀장이 나로부터 인정을 갈구하고 의존하고 있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위 상황은 내가 팀 안에 아이 한 명을 케어하면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경우다. 팀장이 삐지면 달래줘야 하고, 의사 결정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대신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것이다. 그리고 만약 내가 팀장을 향해서 자신이 집착하고 의존하는 것들에 대한 좌절을 경험하게 하면 나는 순식간에 적으로 구분될지도 모른다.
팀장이 나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우에는 딱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는 아이처럼 큰 피해를 끼치지는 않겠지만 언제 뒤돌아 서서 공격할지 모르는 불안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대응 방안들이 필요하다.
한 가지 핵심 고려 사항은 우리는 어른이다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어른이라는 건!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며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한다.
상사가 아이인 문제는 우리가 처해 있는 우리 어른의 문제이다. 그래서 어른답게 해결해야 한다.
선택하고 책임진다.
상사가 바뀌길 기다리는 것은 기약 없는 일 일이다. 어쩌면 상사가 바뀌길 바라는 건 상사에게 의존하고 있는 형태일 수 있다. 내가 무언가를 하기보다, 타인이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의존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에게는 2가지 선택지가 있다.
1. 타협하면서 그냥 관계를 유지한다.
2. 의존의 선을 잘라낸다. (선을 긋는다)
첫 번째 선택은 마음이 편하긴 하다. 하지만 문제 상황을 계속해서 유보하는 것에 불과하다. 사람인 이상 언젠가 나는 이 사람을 실망시킬만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고, 더 많이 의존할수록 반대급부로 어마어마한 후폭풍이 날아올 것이다.
그렇다면 과감하게 의존의 선을 내가 먼저 자를 것인가?
이건 알아두자. 내가 선을 자르는 순간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뀔 확률이 높다. 아이가 좋아하는 사탕을 더 이상 주지 않는다고 상상해보자. 떼를 쓸 수도 있고 어떻게든 얻기 위한 노력, 귀여운 협박들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팀장이 이런 행동을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서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것도 나를 향해서 말이다. 아이는 떼를 쓰겠지만, 상사는 내 업무나 행동거지에 대한 트집을 잡을 수 있고, 평가 등을 가지고 협박을 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팀장 성향에 따라 양상은 다르게 나타나겠지만 분명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것이다.
의존의 선을 자른다는 건 어떤 뜻일까?
보통 상사가 팀원에게 의존하게 되면 '틈만 나면 커피 한잔 하자, 오늘 저녁 같이 먹자, 나랑 잠깐 이야기 좀 하자 등으로 시간과 많은 대화' 등으로 의존의 선을 유지하고 싶은 행동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 반대로 의존의 선을 자른다는 건 이러한 대화와 무언가를 같이 하는 시간을 줄여나가는 것이 될 것이다. 아니면 내가 칭찬을 줄이거나 하는 유형의 행동을 줄이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건 팀장인 어른 아이 입장에서는 달콤한 세상을 누군가 무너뜨리는 행동이다. 그러나 그는 어른이다. 내가 선을 긋는 것은 팀장님을 어른으로 대하는 자세가 된다. 그리고 이게 바로 팀장과 나 사이에 건강한 관계의 시작점이 된다.
다만 단기적인 폭풍이 너무 클 경우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를 고려한 내가 제안하는 3가지의 솔루션 (안)들이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맥락이 다르기 때문에 단지 참고 정도만 해두길 추천한다. 결국 자신만의 방법으로 헤쳐나가야 된다. 다시 말하지만 단기적 후폭풍은 피할 수 없다. 건강한 육체를 만들기 위한 운동이 고통스럽듯이.... 건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도 고통이 수반된다. 하지만 의존의 선을 언젠가 잘라내야 하는 게 더 건강한 관계로 나아가는 길이 된다.
솔루션 1. 단기적인 후폭풍이 너무 쎈 관계가 형성되어 있을 경우 soft landing(연착륙) 전략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중단하기보다 단계별로 연착륙해 나간다. 아마도 의존이라는 게 단 한 가지 행동양식으로만 엮이기보다 다양하게 연결되어있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하나씩 하나씩 줄여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번에 물리적으로 시간을 줄이기보다 월마다 간격을 두고 천천히 줄여나가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원래 '의존'과 연관된 다양한 행동들이 5개 정도 되면 이 중에서 하나씩 줄여보는 것도 방법이다. 나를 향한 의존도 줄어들 것이고, 아니면 다른 동료를 대상으로 의존하는 게 옮겨 갈 수 있을 것이다.
솔루션 2. 혼자 하기 어렵다면 협력이라는 좋은 방안이 있다.
어른답게 한다고 해서 무조건 혼자 하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건강한 협력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마음이 맞는 팀원들과 협력하면 후폭풍을 더 잔잔하게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중요한 건 의존이 아닌 협력이다. 나의 Role 그리고 팀원의 Role 서로의 각자 갖고 있는 것으로 해나가면서 하는 것이다.
팀원이 슈퍼히어로가 되어서 이 모든 걸 다 해결해주리라는… 생각으로 떠넘긴다면 이것은 또 다른 형태의 의존이 될지도 모른다. 잊지 말자 어른 자세로 이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걸!!
솔루션 3. 상황이 심각할 경우 이직이나, 부서 이전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정말 상황이 심각해서 이직 부서 이전도 생각해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고려할 것은 나를 우선해야 한다. 나의 커리어가 방해가 됨에도 그것을 감수하고 갈 것인가? 이건 또 다른 회피인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일단 저 사람 때문에 옮기거나 하는 것보다는 나의 주도적인 가치관과 나의 인생 플랜에 따라서 움직여야 한다. 마침 내가 이직할 커리어 시점이면 옵션 중에 하나로 고려대상이지 저게 메인이 되서는 곤란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직하거나 옮긴 데에는 더 심한 의존성이 있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위와 같은 솔루션 등을 고민할 때 아래 질문들에 대해서 스스로 답해보자.
팀장(상사)과 나는 의존이 어떻게 얽혀 있을까?
우리 둘 사이에 어떤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지를 주의 깊게 바라보자. 이 사람과 나의 관계? 어쩌면 나도 팀장에게 심각하게 의존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렇게 되면 서로가 '의존'이라는 이름으로 얽혀있다. 의존에 의존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른다. 일종의 공생관계와 같이 말이다.
마치 '내가 너에게 사탕을 줬으니 너는 나에게 젤리를 줘' 하는 관계 말이다. 상호 의존하다가 이러다가 한쪽에서 실망하면 공생 관계는 적대관계로 돌아설지도 모른다. 네가 나를 실망시켰어? 아니 네가 먼저 나를 실망시켰잖아…라고 하면서 아이들의 싸움이 일어난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나를 포함한 누구나 의존하고 싶은 마음은 언제든지 올라온다. 우리는 엄연히 아기 시절을 거쳤다. 다만 이것을 인지하고 성찰하느냐 아니냐로 나뉠 뿐이다.
마인드셋을 다져보는 건 어떨까?
후폭풍 때문에 저 팀장이 나를 마구 대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나를 해치지는 못한다.
이 회사에 있는 그 누구도 나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 나 자신을 믿는다. 나를 그 누구도 버리지 못한다. 나는 어른이다. 저 팀장이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한다. 나는 나를 지켜낼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사회(특히 한국 사회는!)에 살고 있다.
마지막으로 나도 팀장도 둘 다 어른이다. 어른의 눈으로 서로를 대하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인정에 갈구해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 진짜 자기 본래 모습대로 원하는 것을 각자가 이해하는 팀장과 내가 만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진짜 관계를 만들어 가길 응원한다.
우리 팀장님은 어른아이 (2부, 해설 편)
우리 팀장님은 어른아이 (3부, 솔루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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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출간 도서>
마음도 잘 퇴근했나요 - 회사와 나의 건강한 관계를 위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