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
“고객과 올바르게 소통을 하는 법” = 경험으로 소통하기
나의 인생 결과물은 보여지는 글이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독자는 중요한 존재다. 나의 글은 독자를 위한 글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가 인생에서 만드는 결과물은 누군가를 위해서 만들어진다.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고객이 있고, 가수에게는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이 있다. 꼭 타인이 아니어도 된다. 자기 자신을 위한 인생의 작품을 만드는 사람에게는 스스로가 고객이다.
고객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 또는 작품을 만드는 이유가 된다. 그래서 인생의 결과물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고객 중심 사고를 기반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끊임없이 누구를 위한 결과물인지? 어떤 것들을 제공하고 있을까?에 대하여 계속해서 답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이 결과물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들을 달성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고객 중심 프로세스에는 아래와 같이 한가지 장애 요소가 있다.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의 저자 알베르토 사보이아는 “사람들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어떤 것을 향후에 내가 원하게 될지, 좋아하게 될지에 대해 형펀없는 예측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나도 동의하고 실제로 주변에서 이를 증명 할 사례를 겪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 고객들이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평소에 심리 상담에 대해서 굉장히 방어적인 지인이 있었다. 자신은 상담이라는게 정말 시간 낭비 돈 낭비라고 항상 우기고 다녔다. 그런 지인에게 힘든 일이 일어났다. 내가 딱 한번 만 받아볼 것을 강권했다. 마지못해 상담을 받은 지인은 그뒤로 계속해서 상담을 받았고, 지금은 상담 전도사가 되어서, 주변에 강력하게 추천하고 다닌다.
다른 지인은 게장을 싫어 한다고 했다. 한번도 먹어본적은 없다고 말햇다. 다만 흐물흐물한 느낌을 본인은 안 좋아해서 분명 싫어할거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어느 날 지인의 시부모님이 그 친구를 간장게장 집으로 데려갔고, 어른들 눈치가 보여서 어쩔 수 없이 게장을 조금 먹었다고 했다. 예상과 다르게 밥을 싹싹 긁어 먹고, 간장게장, 양념게장을 평소 양보다 많이 먹었다. 심지어 그 간장게장 맛이 그리워 주기적으로 방문해서 먹으러 간다고 말했다. 게장이라는 단어만 말해도 한 껏 혐오스러운 표정을 짓던 그 지인이 말이다.
나의 경우는 좀더 복잡하다. 한 To-Do-List 만드는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듣자마자 바로 유료 버전으로 구매 했었다. 서비스에 특별히 문제가 있지는 않았다. 직접 써보니 나는 To-Do-List를 온라인으로 관리하는게 불편했다. 종이 노트가 더 나에게는 편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그 뒤로 몇년 간 종이 노트를 가지고 업무를 관리 했다. 그런데 2020년 현재 나는 Notion이라는 온라인 생산성 Tool을 활용해서 To-Do-List를 관리한다. 나조차도 온라인으로 업무를 관리하게 될지 전혀 예상을 못했다. 이제는 내가 어떤 서비스를 사용할지 아닐지에 대해서 이제는 감도 오지 않는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서비스들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오늘은 쓰겠지만 섣불리 내년까지 쓴다고는 확신하지 못한다.
이러면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참 난감한 일이다. 고객 지향적인 결과물을 만들라고 하는데, 고객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다는 건 일을 더 어렵게 만든다. 그래도 한가지 깨닫은 사실은 고객들이 설문조사나 인터뷰를 통해서 하는 이야기들을 곧이 곧대로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반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데, 그걸 그대로 반영하면 아마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 수 있을까?
우선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우리는 고객과 경험을 기반으로 소통해야 한다. 설문조사나 인터뷰도 괜찮은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조사를 하기전에 고객이 나의 결과물을 먼저 경험하게 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식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우리가 만드는 결과물을 생각해보자. 스타트업은 특정 서비스를 만든다. 여기서 고객과 경험을 기반으로 소통한다는 건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 중에 어떤 형태로든지 고객에게 서비스와 최대한 비슷하게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다. 보통 스타트업에서는 이를 프로토타입-테스트 과정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테스트를 기반으로 얻은 고객들의 피드백을 통해서 계속해서 개선(린스타트업 방법론 이라고 불리운다.)해 나간다.
이 방법은 고객들과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 개발 방법론 중 하나이다. 글쓰기에서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다. 책을 쓰는데 보통 6개월 ~ 1년 정도 걸린다고 했을 때 독자들의 반응을 몇몇 프로토타입형 글로 실험해 보는 것이다. 나의 경우 브런치가 실험 무대다. 글을 올려보고 독자들의 반응을 보는 것이다. 첫번 째 브런치 북은 내가 원고를 투고하는데 있어 중요한 데이터들을 제공 했다. 이를 기반으로 출간기획서와 목차를 정리 했기 때문이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가지고 고객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또 한가지 유의점이 있다. 보통 고객들의 진짜 Needs는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고객들이 하는 이야기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된 맥락이나 상황등을 더 자세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내는 건 일종의 통찰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고객들의 통찰을 잘 해낸 대표적인 케이스가 스티브잡스의 아이폰이다. 우리도 몰랐던 스마트폰에 대한 Needs를 한 천재가 통찰해서 나온 것이다.
최근에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테넷>이 관객에 대한 통찰이 적용된 사례다. 나는 며칠 전 테넷을 보았다. 시간에 대한 전혀 다른 해석들이 있었고, 이게 내가 진짜 원하는 영화라는걸, 다 보고 나서야 나는 확인했다.
만약 놀란 감독이 나에게 무슨 영화를 원하세요? 다른 독자들에게 어떤 영화를 원하세요?라고 물어보기 내가 대답한 답변을 근거로 놀란 감독이 무언가를 만들었다면, 테넷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니다. 불가능하다.
이제 우리의 결과물들이 향하는 독자나 고객들의 숨겨진 Needs들을 발견해보자. 미리 경험하게 해주기도하고, 이야기를 듣고 관찰하면서 그들도 모르는 원하는 것들을 찾아보자. 우리가 인생의 역작을 만들어내는 시기가 좀더 앞당겨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