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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탈출 Nov 19. 2019

대신 쓰는 엄마의 자서전

엄마를 지우며 나를 세우며


요 근래 혼란했던 시기

나는 나의 어린 시절의 슬픔과

우리 엄마가 만나야 했던 비극과

그 검은 땅에 묻혀있던 시간들을 내 손으로 꺼내었다.


줄곧 두려웠던 것 같다.

외로웠던 그 기억이

내게도 되풀이될 것 같아서

또 다시 반복될 것 같아서


다시 아빠를 잃고

외롭고 혼자가 될 거라

나는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 살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를 변함 없이 아껴주는 사람을 만났고

또 다시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을 만났고

힘들지만 스트레스 받지 않으며

즐겁게 일하고 있다.


그간의 인생은 내 우려와는 달리

나에게 충분한 기쁨과 선물을 주었고

언제나 내가 원하는 것들을 끝내 나에게 주었다.

내가 그 곳을 향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마운 운들이 따라주었기 때문이다.


긴 우울을 지나

마지막 글을 적어내는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은

3주간 차곡이 적은 이 글들을

훌훌 잊어버리는 것.


과거. 라고 꽝 마침표 찍어버리고.

내 인생을 사는 것이다.


두려워 말고.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살자.

그리고 사람을 사랑하며. 더 배려하자.

다른 이의 의견을 들으며. 선택을 유보하기도 하자.


엄마의 딸에서

이제

내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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