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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상헌 Feb 01. 2022

자치와 그리움

2022.02.01.



제사를 지낼 때마다 조부모 님께 절을 올리면, 항상 가족의 건강이나 행복 같은 것들을 마음속으로 빌었다.


어린 시절 큰집에서 들었던 누군가의 목소리, '인사드리면서 잘 되게 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추모 공원에 줄 선 차들의 낯선 풍경을 보고, '다들 먹고 살기가 많이 힘드니까.'


불과 작년까지 나도 그랬다.

돌아가신 분들에게 우리를 잘 부탁드린다고.



작년부터 조부모 님 지방문을 한글로 쓰기 시작했다.

'그리운 아버지 000 신위', 아버지의 의견이었다.



오늘 지낸 제사 지방문에 새로 아버지의 이름을 썼다.



아버지에게 새해의 절을 올리면서 이제 내가 더 이상 무엇도 바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이 더 나아지는 것은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으로 두고


편히 쉬세요,

라는 마음만

전해지길 바랐다.




한 사람의 생으로 내 삶이 이어져왔고, 이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것은 충분하다.



다시 볼 수 없다는 그리움

내 삶의 방향을 더욱 선명하게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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