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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by 러블리김작가


우리 아이의 이름에는 예수님의 예 자가 들어간다

그리고 세례명은 마리아이다


들키지 않은 구세주의 탄생

죽이라 하는 왕의 명령에도

아기를 낳으면 죽을 목숨에도

생명을 소중히 여겨 순종한 마리아

아기와 마리아를 지켜준 아버지 요셉

사랑으로 완성된 하느님 나라

예수님의 가정.


우리 아이의 탄생과 삶에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나는 매일 30분씩 묵주기도를 하며

그 시간들을 버티고 또 버텼다


정말 아팠던 날들이 있었다


예수님께

성모님께 기도하고

또 예수님의 삶을

성모님의 삶을 보고 또 보는

그런 날들이 있었다


나는 생명을 제일 귀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생명을 그리고 사람을.

하늘 아래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사람보다 귀한 건 없다고 믿는다


그러나 내가 가장 용납할 수 없는 게 있는데

그건 폭력이다

정신적 신체적 언어 모든 걸 포함하는 폭력을

나는 상당히 싫어한다


그래서 엄마에게 8살에 처음 맞고

초2때 교회와 성당을 열심히 나가며

나는 엄마가 나를 두 번째 때릴 때

빗자루를 잡으며 말했다

때리지 말고 말로 하라고

그 이후로 나는 엄마에게

한 번도 맞지 않았다

아빠는 나를 엄청 귀하게 생각해서

함부로 대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욕이나 폭력을 한 적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조금이라도

이상한 기미가 보이는 사람을 보면

잘 피해다녔었다


착한 사람 나쁜 사람 구분을 빨리 했다

그러나 구분은 빨리 했음에도 잘 피하지는 못했다

사람으로 챙기고 아끼는 마음

좋아지게 하려는 마음

사람을 키우는 마음 때문이었다


내가 착해질 때가 있는데

그건 나보다 착한 사람을 만날 때이다


나는 엄마를 존경했지만

아빠를 닮은 사람을 더 좋아했다


엄마는 평생을 책임감으로만 살았다

남동생들 위해 일하고

나와 아빠를 위해 일하고

쉬지도 못하고

안 좋은 일 다 참아가며

그렇게 착하게 살아오셨다


그래서 내가 안 좋은 일 겪은 걸

아셨을 때 우리 엄마가 받은

정신적 충격은 엄청났을 거다

엄마 상태가 엄청 안 좋아졌었는데

1년 정도 공을 들여서

이제야 그러한 것들이 정리가 되었다


아빠는 사람을 귀하게 대했다

아빠는 착하다 다정이 특기였다

사람을 귀하게 대하고

차별하지 않고 사람을 챙긴다

100억대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아빠는 똑같이 귀하게 대한다

그래서 동네에서 인기가 많다


아빠가 땅부잣집 아들일 때

아빠는 말못하는 여동생 손을 잡고

늘 학교까지 데리고 갔다고 한다

그래서 고모는 아빠를 참 좋아하고 착하다

아빠는 친구 빚도 집 한 채만큼 값아주고

형에게 재산도 다 주고

가족들 먹여살린다고

무거운 짐 들며 사업을 하느냐고

평생을 고생했다

밖에서는 힘도 세고 싸움도 잘해서

동네 대장이지만

집에서 아빠는 여자들한테 꼼짝 못한다

나랑 엄마 성격이 보통 성격이 아닌데도

아빠는 다 받아준다

여자이기 때문에 남자로서 보호해주는

특권인지 모른다


우리 아빠처럼 여기저기 가족처럼

사람들이 챙기고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뚝뚝한 엄마에게 아빠는 로맨티스트였다


겉으로는 부지런하고 천상 여자지만

무뚝뚝하고 애교없고 남자같은 엄마

그러나 나한테만큼은 헌신적인 엄마

나밖에 모르는 엄마


우리 아빠는 엄청 다정하다

그리고 나는 다정이 가장 힘들 때

위로가 된다는 것을 안다

나는 다정하고 착한 사람을 좋아한다


착한 사람은 그 부모도 착하다

그래서 가끔 같은 말을 둘이 똑같이 할 때면

웃음이 날 때가 있다

어쩜 그렇게 똑같을까 싶은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아픔도 같이 오지만

그만큼 성장하고 성숙해지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고

나를 착하게 만들어주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숨을 쉴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또 가족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해준다


부모와 자식은 신기할 정도로 닮는다


우리 아이는

나를 많이 닮은 것 같다


말도 행동도 예쁘게 하려고 하고

사람들에게 잘하려 하고

가족에게 잘하려고 하는 걸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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