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그림을 보면 질투가 난다.
이 그림을 보는 순간에
아, 좋다 느껴질 때
나는 거의 유일하게 화가 난다.
보자마자 좋은 이 작품과
그리지 않고 있는 내 자신에게 가장.
바스키아도 김환기도
솔직히 짜증 난다. 좋아서.
한참 앉아서 울고 싶었다.
너무 그림이 그리고 싶은데
숨이 막히게 차오르는데
질식 같은 이 갈증을 위급하게 여길 수가 없다.
시간과 돈의 여유가 없는 이에게.
아직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작가에게.
어린아이를 둘이나 둔 엄마에게.
더 위급한 일이 순서를 앞다퉈 나선다.
'그림은 지금이 아니어도
언제든 그릴 수 있는거잖아.'
라는 위로를 자주 받았다.
지금 그릴 수 있는 그림은
지금이 아닐 때 그릴 수 없다.
언제든 할 수 있기에
언제까지고 할 수 없어질지 모르겠다.
언젠가 진심으로 작품을
즐기고 감상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상상만 해도 슬프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고 싶다.
내 삶은 언제나 그리는 삶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