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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wanghee Gabriel Lee Aug 21. 2016

기차 타고 숀 클리프 여행을 가다!

힐링 여행 & 골머리 썩는 임금 문제에 대하여!

형과 나는 공짜로 기차를 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침 쉬는 날이기도 하고 간단하게 아침을 차려먹고 숀 클리프로 발걸음을 돌렸다.


(당시 직접 해먹은 라면으로 만든 꿀꿀이 죽 )


보통 시티 센터에 갈 때나 교회 등 다른 곳을 이동할 때는 기차보다는 버스를 애용하는 편이다. 저렴하기도 하고 구석구석 안 가는 곳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번 여행은 그런 면에서 기념비 적인 일! 형이랑 거기서 먹을 만한걸 주변에 있는 콜스(슈퍼마켓)에 들어가서 몇 개 집어왔다. 


"오늘 날씨 정말 좋다!"


형 말대로 하늘이 정말 맑고 좋았다. 날씨도 덥긴 했지만 그렇게 습하지는 않기도 했고 말이다. 우리가 가려고 하는 곳은 앞에서도 언급을 했었지만 '숀 클리프 Shorn Cliffe'라는 해변가 쪽이다. 막상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가까운 바다로 가자! 하고 나온 곳이 바로 여기다. 브리즈번 시티에서 가깝기도 했고 기차로 딱 이어져 있는 곳이어서 이곳으로 결정했다. 더 먼 곳으로 갔다간 다시 공짜로 못 돌아올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정한 것도 있다. 하하.. 


(브리즈번 시티 북 동쪽에 위치한 숀 클리프)


이번 여행의 테마는 힐링! 형과 나는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면서 바닷가를 거닐 예정이다. 마침 기차가 도착해서 기차를 올라탔다. 

"아, 그러고 보니, 형. 저번 주 주급 아직 못 받았다고 했지?"

"어, 아직이야. 오늘도 못 받으면 한번 찾아가 보려고."

"돈도 때 먹는 것도 많은데 맨날 돈 없다고 하는 것 보면 정말 별꼴이야. 정말." 

"그러게 ㅋㅋ 이번에 찾아가면 꼭 받고 말 꺼야. 버텨서라도. 먹고살건 줘야 할 것 아니야."


그렇게 한동안 밀린 임금에 관해서 이야기하면서 숀 클리프로 향했다. 뭐 나쁜 놈에 관한 험담이 제일 시간이 빨리 간다지. 그 후로 한 1~2시간이 지난 후 도착한 숀 클리프 역. 수다를 떨면서 도착한 우리는, 우리들을 반겨주는 멋진 야자수 들을 맞이했다.


"와~! 야자수 정말 크다!"

"그러게. 집보다 큰 거 아니야?"


(숀 클리프 역 바로 앞에 있는 야자수처럼 보이는 나무들)


당장 바다는 보이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느껴지는 바다의 향내에 우리는 직감적으로 바다에 도착한 게 맞는구나 생각했다. 이제 힐링 모드로 변환! 형과 나는 미리 준비해 놓은 과자를 먹으면서 바닷가로 향했다. 바닷가를 가는 도중에도 이리저리 둘러보며 새로운 경치를 만끽했다. 나는 정말 새로운 경치들을 좋아한다. 마음을 두근거리게 해는 뭔가가 있음을 느낀다. 


"도착이다!!"

(숀 클리프 비치 풍경)


뭐 생각했던 것보다는 멋진 풍경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바다를 봐서 그런지 가슴이 뻥 뚫리고 시원한 느낌은 있었다.  생각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우리 형제는 언제나 수다 떠는 걸 좋아라 한다. 미리미리 이러저러한 계획들을 세우고 돈 예산 등을 계산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모든 것들이 반쪽짜리 계획이었다는 것이 정말 실감이 난다. 막연하게 하다 보면 되겠지 하고 지내왔던 게 나중에 큰 판단 미스로 적용됐다.

일단 좀 더 바다를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 옆에 보이는 다리(?)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다리 끝에서 뒤를 돌아본 사진!)


다리 끝까지 가면서 느낀껀.. 정말 해파리가 많다는 사실이었다. 여름이라서 그런 걸까?


(하얗게 보이는 것들이 다 해파리 덜덜..)


일단 이 다리에서 나와서 옆의 산책로로 걸어가기로 했다. 걸어가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해양 스포츠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분명 영국에서 살 때도 본 것이어서 괜스레 반가웠다. 



일단 덥기도 하고 목이 마르기도 해서 잠시 해를 피할 겸 밴치에 앉았다. 별로 한건 없는데 시간이 쑥쑥 지나간다. 뭐 아침 겸 점심 먹고 나와서 11시쯤 나오고 여기에 1시~2시 사이에 도착했으니 늦게 온 건 어쪌수 없긴 하다. 

"이제 슬슬 가봐야 할 것 같은데."

"그러게, 집에 가서 저녁도 먹어야 하고."

"슬슬 일어나자."

"응, 여하튼 오랜만에 바다 보니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고,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호주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아!"

"저녁 먹고 다시 그 사장한테 찾아가 보자. 일 할 땐 거의 못 봐서 말할 기회가 없어."

"그럼 형이랑 일하는 다른 친구들은 돈 제대로 받고 있어?"

"아니, 돌아가면서 못 받고 있어. 가끔 찾아가면 한국말 못하는 중국인 부인만 계시고. 이런 난리가 없지."

"에휴.. 어디에다가 말할 곳도 없고 한국에 사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이런 느낌이겠지?"

"음... 비슷하거나 더하지 않을까? 일단 돌아가서 밥부터 먹고 생각하자!"

"오케이!!"


(많은 사람들이 잔디나 밴치에 앉아있다!)


그렇게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온 우리는 아무 결제 없이 다시 돌아가는 기차를 타고 브리즈번으로 돌아갔다. 나는 평일에만 일을 하는 관계로 주말에는 마음껏 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한인 잡이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좋은 의미로든 안 좋은 의미로든 서서히 이 생활에 안정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 무렵이다.


(한번 그래도 괜찮게 먹어보자고 만든 저녁! 지금 봐도 다시 먹고 싶네요 츄릅..)


집에서 형과 같이 저녁을 맛있게 차려 먹고 형의 밀린 주급을 받으러 출발하기로 했다! 레츠고!! 형의 보스가 사는 곳은 브리즈번 1 존에 위치한 스프링 힐 쪽에 위치했다. 걸어서 한 1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한 우리는 보스 집에 찾아가 나는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앉아있었고 형은 벨을 눌렀다. 한 20-30분이 지나자 형이 나타났다.

"형 어떻게 됐어 다 받았어?"

".. 아니. 한 150달러 받았어. 또 똑같은 소리를 하지 뭐야. 돈이 없다고. 진짜 때려치우든 해야지."

"무조건 돈은 다 받아야 돼! 시간 될 때마다 매일 오자! 우리에게 남는 건 시간뿐이잖아 하하."

"그러자 운동 겸."


그렇게 해서 일주일에 한두 번씩 시간 날 때마다 그 사장을 찾아갔다. 다행히 나는 그래도 좋은 사장님을 만나서 주급이 밀리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형은 그 돈을 다 받기까지 한 3달이 걸렸다. 정말 징글징글 하다!! 결국 형도 내 추천을 받고 내가 일하는 일을 같이 하게 되었다는 건 몇 달 뒤에 일이다!


-다음 시간에-



(영국에서 생활기!-웹툰 형식-)

http://webtoon.daum.net/league/viewer/19019

(저자가 혼자 개발한 슈팅게임! 많이 지원해 주세요!)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Lee.GlassesFo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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