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똥구멍]

#4 순리와 역리

by 윤소평변호사


무엇인가를 타인에게 잘못했을 때, 그 잘못이 너무 크지 않고 깊은 상처를 주지 않는 경우, 똥자바리를 차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똥자바리는 엉덩이 부위를 의미하므로 똥구멍이 직접적 압력을 받을 일은 없지만, 잘못 차이면 똥구멍의 통각을 자극할 수도 있다. 똥침은 유희적 차원에서 허용되지만 똥구멍이 직접 압력을 받는 것이어서 유연한 근육에 상해를 가할 수 있다.


"울다가 웃으면 똥구멍에 털난다"는 "운다"는 서술어, "웃다"는 서술어, "털난다"는 서술어가 결합되어 있다. 똥구멍은 털발생의 객체이다. "울지 말고 웃어라!"를 의미하는 것이다. "운다"와 "웃다"는 사고와 감정에 의존해 있는 경험적 감정의 표현일 뿐인데, 애꿋은 똥구멍을 데려다가 이런 말이 회자되는 것은 발생하지 않을 일을 서술어로 맺음함으로써 "웃다"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미주알고주알 따진다"는 미주알이 바로 똥구멍 직전 창자를 가리키고, 고주알은 운율을 맞추기 위해 대칭적으로 붙인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입'으로 해석하고 싶다. 그만큼 시시콜콜하게 따지는 상황을 비유한 것이다. 입으로부터 똥구멍까지 조사당한다면 자존심과 인격의 치명적 타격은 상당할 것이다. 하물며 신체적 따짐도 이와 같을진대, 어느 한 사람의 이력과 인성, 행위의 의도와 결과를 미주알고주알 따진다면 아마도 강한 멘탈의 소유자가 아니고서는 견뎌내기 힘들 것이다. 도덕적인 사람,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사람들은 똥구멍까지 보여 주어야 할 그런 상황에 빠지기 어렵다. 순리를 거스르는 사람, 역리적인 마음을 품고, 언행을 한 사람은 똥구멍까지 샅샅하게 따져야 한다.


향기나는 똥구멍은 도덕과 순리를 따르고, 침묵하는 듯 보이지만 제 위치에서 근면하게 성실한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다. 똥구멍의 운명과 기능적 가치는 입만큼이나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무명의 보통 사람들이 향기나는 똥구멍에 비유된다고 하더라도 비하는 아닐 것으로 믿는다.


향기나는 똥구멍의 가치를 깨닫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똥구멍이 입이 되고자 인생을 다 바치고, 때로는 불의를, 때로는 다른 사람의 향기없는 똥구멍을 핥는 사람들이 있다. 그 나름의 인생들이 가치없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순리를 거스르고 역리를 따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우리들, 무명의 사람들. 향기나는 똥구멍의 가치로 살아가는 우리들. 우리들의 존재적 가치와 파워는 어슴프레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에 화낼 필요도 없고, 오히려 남이 나를 너무 알아주는 일이 얼마나 피곤하고 고달픈 것인지도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들의 운명적 의미와 기능적 가치, 그리고, 관계의 가치를 날마다 새롭게 깨달아 간다면, 그 속에서 진정한 "나"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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