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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은 Jun 17. 2024

어른아이

엄마… 가슴 먹먹해지는 이름,

나랑 동일시 느끼다 보니 무작정 해주기만을

헌신하기만을 바랬던 이름,,,

난 아직 엄마에겐 아이이고 싶은데,

그런 내가 엄마가 되어버렸다…


이 조그마한 아이가 잡은 손을 보며

엄마, 엄마~ 하루종일 불러대는 모습을 보며

'넌 도대체 내가 왜 좋은 거니?'

이유를 알 수 없는 궁금함에도

대답을 들을 길이 없다.


결혼은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나였는데결혼이라는 걸 하고도  일단 살아봐야 같이 살지 말지 알 수 있으니 아이는 그다음이라 생각했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는 현실..

참 아이러니한 웃긴 인생이다.


나이만 먹었지 애가 애를 키우고 있다고 해야 하나..

제왕절개로 진통의 시간 없이 낳아서 그런 건지,

아직 난 엄마가 실감 안 난다…

낯설기만 하고 그냥 어린 아기를 보고 있는 느낌,

내 뱃속에서 나온 내 아이가 맞는 건지?

내가 아이를 낳긴 낳은 건지?

그냥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조금씩 아이를 보면서

어느 순간 울컥하기도, 짠하기도 하고,

아이를 꼬옥 안았을 때

가슴이 따뜻해지며 어릴 때 엄마품에 안겨있는 듯한 편안하며 포근한 느낌의 따사로움을 느꼈다.


이 작은 아이가 나에게 너무 소중하다는 걸,

이 작은 아이가 나의 삶에 전부가 되어버린걸,


부족하고 너무나도 모자란 나인데

이런 나에게 환한 미소로 '엄마~'하고 달려온다.

"엄마, 사랑해요~"

아무것도 하는 것 없어도 그저 옆에만 있어도

혼자서도 잘 노는 모습을 보며

엄마라는 존재가..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에겐 편안한 안식처라는 걸..

나는 잊고 지낸 나의 어린 시절을

내 아이를 통해 다시 떠올려 보게 된다.


몸만 크고 나이만 먹었지,

내 안의 어린아이는 아직도 서툴고, 어리기만 하다.

아이와 함께 나 또한 성장하게 되겠지…


엄마라는 이름이 낯설고 어색하지 않을 때의

나의 모습을

조금씩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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