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한 번 읽어보세요. 긴장하다 한 문제 실수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 아래 내용은 작가의 책 [서울대 수석은 이렇게 공부합니다] 의 발췌 및 추가 내용입니다.
시험 볼 때 ‘이번엔 꼭 잘 봐야지’ 다짐하면서도 바짝 긴장되지는 않나요? 시험 점수가 학창시절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인데요, 그래서인지 시험지를 받으면 일단 두근두근하기부터 하는 학생 여러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이렇게 긴장하면 실력만큼 점수가 안나온다는 걸 알면서도 내 마음 내가 다잡기가 참 어려운데 시험에 대한 마음가짐과 약간의 기술만으로도 실력만큼, 실력 이상으로 점수를 더 받을 수도 있답니다. 어떻게냐고요? 민사고와 서울대 수석 선배가 풀어놓는이야기. 후루룩 한 번 읽어보세요!
시험을 볼 때는 몸 상태도 좋아야 하고, 머리에 피도 잘 돌아야 하는데, 긴장하면 온몸이 경직되고 머리도 굳어서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긴장 풀고 시험 보세요”라는 말에 긴장이 풀리지도 않고요. 말은 쉽지만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시험을 보다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위경련이 나서 중간에 양호실에 간 적도 있어요. 그래서인지 긴장 때문에 실력 발휘를 못 하는 친구들이 이해가 됩니다. 그 후 많은 시험들을 통해서 제가 깨달은 시험을 대하는 강력한 마음가짐은 다음과 같습니다.
드디어 내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왔구나!
이 마음가짐은 100점을 받는 사람이나 50점을 받는 사람 모두 가질 수 있어요. 평소 40점을 받다가 ‘이번엔 50점 받을 만큼 공부했는데, 드디어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왔군!’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 거든요. 시험은 자기 자신을 괴롭히기 위한 게 아니라, 내 능력을 공식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물론 시험공부가 잘되어 있으면 자신감이 생기고 위와 같은 마음을 쉽게 먹을 수 있습니다. 시험공부를 더 잘하고 싶으면 ‘민사고 수석의 시험공부 계획표 짜는 법’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시험을 ‘두려움’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기회’라고 여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럼 긴장 때문에 맞힐 문제를 틀리는 일은 최소한 없어질 거예요. 공부 했는데 실력 대로는 점수를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 이런 마음을 가지고 시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혹시 시험을 보다가 시간이 모자라거나 모르는 문제에 시간을 너무 많이 써서 뒤에 나오는 아는 문제를 놓친 경험은 없나요? 시험 볼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시간 배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단계씩 살펴봅시다.
먼저 시험지를 받으면 매우 빠른 속도로 문제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쭉 훑습니다. 지문을 다 읽거나 문제를 풀지 않습니다. 어떤 문제가 나왔는지 1~2분 내로 파악하고, 대충 어느 정도로 시험을 보겠구나, 저번 시험보다는 잘 볼 수 있겠다는 감을 먼저 잡는 것이 좋습니다. 시험지를 받자마자 1번부터 풀기 시작하면 뒤에 어떤 문제가 나올지 알 수 없어서 불안해지고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그런 상태에서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당황하기 시작하고, 시간은 계속 흘러갑니다.
이번 시험에는 어느 정도의 난이도를 가진 문제가 나왔는지 미리 파악하면, 처음부터 무턱대고 풀 때보다 불안감과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답니다. 또,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어느 정도 예상했기 때문에 덜 당황하게 됩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가짐을 어떻게 갖느냐는 실수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시험 문제를 한 번 쭉 훑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문제를 풀어볼까요?
시험 시작 전, 주어진 시간이 몇 분인지는 모두 알고 있을 거예요. 여기서는 60분이라고 가정할게요. 그중 최종 확인과 마킹, 혹은 마킹을 잘못했을 때 수정을 위한 최소한의 시간 10분을 제외하면 50분이 됩니다. 과목별 시험 시간에 따라 10~15분을 빼면 됩니다.
일단 문제 수부터 파악합니다. 문제 전체를 훑으면 자연스럽게 문제 수도 파악됩니다. 그리고 한 문제에 평균적으로 몇 분이 주어지는지 계산합니다. 25문제에 50분이 주어졌다면, 한 문제에 2분을 할애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어려운 문제도 있고 쉬운 문제도 있지만 대략 2분 안에 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사실만 파악하면 됩니다.
파악한 후에는 실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빠른 속도로 문제를 풀기 시작합니다. 머리에서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윙윙 날 정도로 뇌를 풀가동해서 빠르게 문제를 풉니다. 초반에는 스피드가 중요해요. 모르는 문제에 많은 시간을 쓰려면 아는 문제를 빠르게 풀어내야 합니다.
자, 문제를 풀다가 어려운 문제가 나와서 막혔다면 어떡해야 할까요? 저는 한 문제를 푸는 데 주어진 시간의 반이 넘어갈 것 같은 문제는 풀지 않고 바로 넘깁니다. 한 문제에 2분짜리 시험이라면, 문제를 푸는 데 1분이 넘을 것 같으면 일단 넘겨요. 나중에 풉니다. 사실 그런 문제는 딱 봤을 때 풀이 방법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 문제들입니다. 여기서 많은 학생이 불안감을 느끼는데요, 괜찮습니다. 지금 당장은 넘기고 쉬운 문제를 모두 푼 다음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푸는 게 더 좋은 결과를 낼 거예요.
그런 식으로 일단 문제를 끝까지 다 풉니다. 헉헉. 힘들죠? 한 문제당 1분을 넘기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은 25분 이상 남아 있을 겁니다. 자, 이제 이 25분을 모르는 문제에 올인합니다. 모르는 문제가 일곱 개쯤 있다면, 한 문제에 약 4분을 쓸 수 있습니다. 이러면 어려운 문제를 맞힐 확률이 상당히 올라가요. 게다가 이미 푼 문제들은 거의 맞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은 안심한 상태에서 어려운 문제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모르는 문제 하나당 4분을 생각하고 풀기 시작했는데, 다시 봐도 정말 모르겠는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4분 동안 풀 수 있는 문제만 풀고, 그렇지 않은 건 또 넘깁니다. 그렇게 문제를 풀고 나면 제일 어려운 끝판왕 문제 몇 개가 남을 겁니다. 이제 남은 시간을 모두 들여 그 문제를 풉니다.
일단 두 번의 도전에도 실패한 문제들이기 때문에 못 풀 확률이 높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마음 편하게 접근합니다. 그나마 그 중 가장 쉬워 보이는 문제부터 붙잡고 나머지는 잊어요. ‘이 문제 풀까 저 문제 풀까’ 고민하다가 시간 다 갑니다. 이때는 한 문제에 집중해서 풀어내는 게 이득입니다. 그렇게 문제를 모두 풀고 마킹과 확인을 위해 남겨 놓은 10분 전이 되면 무조건 정지합니다.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는 미련을 버리고, 이제부터는 시험지 확인과 빠른 검산에 들어갑니다. 어려운 문제도 3점이고, 쉬운 문제도 3점입니다. 이미 풀어 놓은 확실한 문제들로 점수를 확보하고, 마지막 5분에 최후의 문제들에 승부를 걸면 되므로 일단 확인과 마킹을 시작합니다. 쉬운 문제라도 실수할 수 있으니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넘어갑니다. 여기서 팁을 드리면 수학이나 과학은 이미 푼 문제를 똑같은 방법으로 다시 풀지 말고 나온 답을 거꾸로 문제에 대입해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두 번 확인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첫 번째 확인할 때 확실한 문제에는 동그라미를 치고, 조금 애매한 문제에는 세모를 표시했습니다. 두 번째 확인할 때 세모 표시한 문제들만 다시 보면 되거든요. 경험상 꽤 좋은 방법이지만, 대부분의 문제를 다 풀고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확인하면 마킹에 들어갑니다. 여기서 문제를 하나 확인하고 마킹하고, 또 하나 확인하고 마킹하면 실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검토한 다음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마킹 역시 처음부터 쭉 한 번에 해나갑니다. 밀려 쓰지는 않았는지, 못 푼 문제에 마킹한 건 아닌지 다섯 문제에 한 번씩 확인하면서 마킹합니다. 5번, 10번, 15번, 20번 문제에서는 제대로 마킹하고 있는지 한 번씩 꼭 확인해야 합니다.
이렇게 확인과 마킹을 끝내면 4~5분 정도 시간이 남을 수 있어요. 이 시간은 못 푼 문제에 올인합니다. 나머지 문제는 모두 잊으세요. 많은 학생이 시험 시간 초반에는 열심히 풀다가 모르는 문제가 한두 개씩 나오면 마음이 흔들리면서, 마지막 5분이 남았을 땐 혼란 또는 포기 상태에 빠집니다. ‘으아, 5분 남았다. 이것도 못 풀고 저것도 못 풀었는데 큰일 났다’ 하면서요. 그러고는 시험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자포자기하고 종이 치기만을 기다립니다.
현재 자신의 실력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고 싶다면 마지막 5분을 꼭 챙겨야 합니다. 그때 폭발적인 힘이 솟아나거든요. 포기하면 어차피 틀릴 문제이니 부담 갖지 말고, 서둘지 말고 종이 칠 때까지 물고 늘어집니다. 다른 문제들은 이미 확인에 마킹까지 다 해놨으니, 안심하고 눈 앞의 문제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여기서 한 문제, 3점이 왔다 갔다 합니다. 이 마지막 5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각 과목당 한 문제씩 평균 3점을 올릴 수 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풀어보세요. 저는 수학 도형 문제를 풀다가 시험지를 찢어서 직접 도형을 만들어 문제를 푼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마지막까지 남은 문제는 내가 아는 방법을 총동원해서 풀어야 합니다.
그렇게 끝까지 시간을 다 쓰고도 결국 못 푼 문제는 찍어야겠죠? 100퍼센트 확실하진 않지만 왠지 맞을 것 같은 답을 마킹하면 됩니다. 또 처음에는 2번이 정답인 것 같았는데, 다시 보니 3번이 맞을 것 같다면 제 경험상 처음에 생각한 게 정답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렇게 모르는 문제는 찍고 홀가분하게 답안지를 제출합니다.
시험 보느라 수고했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답을 맞춰보지 말고, 다음 과목을 준비해야 합니다. 답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맞았든 틀렸든 그 다음 시험에 심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10분 동안 초월적인 능력을 발휘해 하나라도 더 외우는 게 다음 과목 점수를 올리는 방법입니다. 시험 문제의 답은 그날 모든 시험이 끝난 다음에 맞춰보면 됩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시험 보는 방법은 어느 정도 숙달되기 전까지는 오히려 시간을 더 잡아먹을 수 있어요. 그러므로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 모의고사나 개인적으로 문제집 모의고사를 풀 때 한 번 연습을 해보세요. 실전에서 시간이 부족해 당황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아, 물론 이 모든 건 시험공부가 어느 정도는 잘 되어 있다는 전제하에 가능합니다. 다만 시험을 대하는 올바른 마음가짐과 효과적인 기술을 쌓으면 내 실력만큼, 아니 그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으니 꼭 연습해보기 바랍니다.
※ 작가의 책 원본은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