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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선생 Mar 08. 2017

당신의 꿈을 찾는 방법

여전히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당신에게

'실존적 공허'란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밀려오는 공허감으로 우울증의 일종인데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권력이나 돈, 심지어 쾌락을 통해 보상을 받으려고 한다.     -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





1. '직업'이 아니라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아라!


진로를 탐구한다는 것은 ‘직업’을 찾는 과정이라기보다 ‘성취하고 싶은 일’ 또는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직업을 진로의 목표로 삼게 되면 진로 계획 차제가 단순하고 기계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진로를 ‘해결하고 싶은 문제’로 정하게 될 경우 그 계획은 구체적이고 체계적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같은 ‘국어 교사’라는 직업이 목표라면 계획은 단순해집니다. ‘사범대 국어교육과 진학 후 임용고시 패스’처럼 순차적이고 기계적인 계획밖에 세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비판적 사고 함양을 목표로 하는 국어교육’이라는 문제를 진로목표로 삼는다면 계획은 전혀 달라집니다. 비판적 사고를 함양하는 국어교육은 교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에 대한 교육과정이나 교수방법을 연구하는 연구자, 정책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교육행정가, 출판물을 통해 대중에게 필요성이나 방법을 알릴 수 있는 사회운동가 등 다양한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본인의 진로, 즉 ‘비판적 사고 함양을 목표로 하는 국어교육’을 해결하기 위해서 행정, 교수, 학습, 교육과정 등 다각적으로 문제 해결 방법을 탐색하게 됩니다. 이처럼 진로가 특정 ‘직업’이 아닌 ‘문제’로 정해질 경우 학생들은 본인의 진로에 대해서 개방적이고 다각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계획은 더 구체적이고 전략적이게 될 것입니다.


2.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진짜 원하는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이처럼 진로를 탐색하는 데 있어 ‘직업’이 아닌 ‘문제’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 일이 과연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일까?”라는 냉정한 자기 점검 역시 필요합니다. 이러한 비판적 질문이 필요한 이유는 학생들이 진로를 탐색하는 데 있어 인터넷과 미디어 등에 비자발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고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이기 때문입니다. 즉,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직업이 학생들 입장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한때 아리랑 TV 아나운서가 청소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일 때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평창 올림픽 프레젠테이션을 했던 아리랑 TV 나승연 아나운서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평창 올림픽 유치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은 아이랑 TV 아나운서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가 했어야 했는데 그 사람의 직업이 아리랑 TV 아나운서였을 뿐이었습니다. 이처럼 학생들이 원하는 직업은 미디어와 같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진로를 정할 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왜 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해야 합니다. 그 이유가 다양할 수 있지만 저는 되도록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즉 자신의 적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전망 좋고 가치 있는 일이라 할지라도 본인의 적성에 맞지 않다면 괴로운 일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물론 “선생님,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인지 어떻게 알 수 있어요?”라고 물어보는 학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알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오로지 경험뿐입니다. 직접 체험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현실입니다. 대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자료 조사가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료란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개 수준의 정보가 아닌 관심 주제에 대한 다양한 문제의식과 해결 과정이 포함된 자료를 의미합니다. 분야별 저널과 같은 자료를 의미합니다.



3. 아는 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_ 진로 탐색하기


진로에 대한 전문자료? 학생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얘기일 수 있습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이 수업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과서와 문제집 이외의 책은 학생들에게 관심 밖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진로에 관한 자료가 부족하기도 하고 학생들을 위해서 진로 자료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진로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한 현실적 방법은 분야별 저널을 접하는 것입니다.

이런 전문적인 글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앞에서 언급한 분석적 글 읽기, 자기주도 학습, 요약의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분석적 글 읽기란 글의 주제와 논지를 화제와 핵심어를 근거로 삼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학생들이 어렵고 생소한 글에 맞닥뜨릴 때 매뉴얼(기계적인 절차라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글의 목적과 구조를 염두하고 근거를 바탕으로 글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대로 차분하게 글을 독해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글을 읽을 때 주도적으로 문제의식(이 글을 왜 읽는가?)을 갖고 이에 대한 저자의 문제 해결 과정에 관심을 갖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요약을 통해 본인이 분석한 글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자기 평가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정리하자면 본인이 논문을 읽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글을 읽는 목적에 따라 분석(본인에게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하여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요약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참고 :  분석적 글 읽기 https://brunch.co.kr/@hshello/15



사실 비전문가가 전문 분야에 관한 문제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글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목적을 분명히 정하고 목적에 필요한 내용을 위주로 읽으면 됩니다. 모든 내용을 다 읽고 이해해야 한다는 강박증은 독서에서 멀어지게 하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용어의 전문성 때문에 초반에 어려울 수도 있지만 동일한 분야의 글을 계속 읽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용어에 익숙하게 되어 그 문제는 사라집니다. 그러니 어려운 용어가 나올 때마다 정리하는 습관 역시 중요하겠죠?

학위논문 역시 진로 탐색을 위한 매우 유용한 자료 중 하나입니다. 장점은 연구자의 주장과 근거만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의 논문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초 이론도 포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초 이론은 학생들이 진로에 관련된 정보를 얻는데 매우 유용한 자료입니다. 예를 들어, ‘빅뱅 우주론, 양자물리학 그리고 문화의 기원'이란 연구 논문에는 독자가 이 연구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이론적 배경을 포함합니다. 그래서 이 논문을 읽는 사람은 이 논문뿐만 아니라 이 논문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배경 지식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저널은 각 분야의 심층 보도 신문과 같습니다. 이는 학위논문처럼 풍부한 이론적 기초를 포함하고 있지 않지만 해당 분야의 깊이 있는 최신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내용도 10-30페이지의 짧고 간결해서 관심 분야의 용어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4. 그래서 당신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나요? _ 이루고 싶은 목표 찾기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할 때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지식만을 습득할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자세로 저자의 문제의식을 공감해보고 연구자의 문제 해결 과정과는 별도로 자기 나름대로 해결 방안을 고민해보면 좋습니다. 즉, 그 분야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 혹은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대해서 생각함으로써 본인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해 보는 것입니다. 단순히 정보 습득의 차원을 넘어 논의되고 있는 문제의 공감을 시도하고 이에 대해 본인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글 읽기를 ‘비판적 글 읽기’라고 합니다.

비판적 글 읽기는 독자에게 명확한 글의 논지 파악과 본인의 판단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지구온난화에 대한 자료를 읽고 해당 문제의 심각성, 개선 가능성 등을 판단합니다. 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은 공감이 가나 저자가 주장하는 개선 가능성은 공감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심각성은 공감할 수 없으나 저자의 개선 방법이 참신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 응용할 수 있어 가치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비판적 글 읽기는 독자로 하여금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독서습관을 요구합니다.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여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정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이를 발전적 방향까지 고민의 시도를 요구합니다.

비판적 글 읽기를 통한 진로 탐색의 과정에서 본인의 역할을 고민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는 단순히 직업을 조사하는 차원을 넘어 문제 해결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통해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진로 탐색이 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단순히 의사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닌 본인이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역할과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는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제가 단순히 교육학자가 아닌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국어교육을 하고 싶은 것처럼 말입니다.


5. 어떻게 당신의 꿈을 이루고 싶나요? _ 창의적 미래 설계


본인의 사회적 역할, 즉 해결할 문제를 찾았다면 다음은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꿈을 이룰 방법에 대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본인의 역할을 변호사라는 직업으로 한정 지어 버린다면 꿈을 이룰 방법은 순차적이고 기계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측면에서 꿈을 정한다면 꿈을 이룰 방법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이고 심도 깊은 내용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개인의 문제 해결 능력은 창의력에 속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해결했는지도 창의력을 평가하는데 중요합니다. 그래서 같은 문제라도 문제 접근, 원인 분석, 해결 방법에 따라 그 가치는 달리 인정받게 됩니다. 문제 접근이라고 하면 명확한 문제 인식도 해당되지만 저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의 창의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다시 말해, 동일한 문제일지라도 관점의 다양성을 발휘하여 다각적인 차원에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사교육 과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흔히 평가 방식의 차원에서 접근하여 수없이 입시제도만 변경하여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수험생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그러나 교육의 문제를 교육의 차원이 아니라 사회, 문화적 차원에서 이해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이를 창의적 문제 해결의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사교육 과열 문제의 원인을 과거와 같은 시험을 통한 관료 진출을 성공으로 생각했던 동양의 문화적 특성이나 학력에 따른 소득 격차 발생과 사회 보장 시스템이 열악한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하여 이러한 원인으로부터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혹시 이러한 접근 방식 말고도 다른 차원의 문제 접근 방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창의적 문제 접근이란 정말 무궁무진하니까요.

이처럼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 정해졌다면 이러한 관점에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문제의 해결 방법은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는 방식으로부터 기인합니다. 관점에 따른 문제 원인이 명료해지면 이를 제거하는 방법이 해결방안이 될 것입니다. 위 사례의 연장선상에서 한국의 사교육 과열 문제를 사회 구조적인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은 소득 격차를 줄이고 생활 안정감을 높일 수 있는 사회 보장 시스템 정비가 해결 방법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소득 격차를 줄이는데 다양한 방법적인 면에서 또는 사회 보장 시스템을 정비하는 다양한 방법적인 면에서 창의성 발휘가 가능할 것입니다.


6. 풍요로운 삶을 위한 시작


결국 자신의 진로를 찾는다는 것은 본인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발견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대기오염의 심각성에서 시작된 환경 운동가 혹은 과학자, 맛있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에서 시작된 소비자 협동 조합 설립 혹은 인증제 유통 시스템 엔지니어와 같은 구체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진로 설정은 연봉이나 사회적 지위와 같은 경제적 조건만 보고 결정한 것보다 개인에게 훨씬 윤택한 삶을 제공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로고 테라피'를 개발한 세계적인 정신의학자 빅터프랭클의 말로써 말을 마치고자 합니다.


인간은 일단 본능적인 욕구를 구하고자 하는 존재라기보다는 자신의 삶에서 성취를 통해 삶의 의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존재로 본다.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의 의지는 마음의 평온보다는 긴장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이 긴장은 성취해 놓은 것과 앞으로 성취해야할 것 사이의 긴장으로서 정신 건강에 긍정적이다. 그래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마음의 평온함이 아니라 뭔가를 추구하고자 하는 정신적 역동성(실존적 역동성)이다.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_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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