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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인숙 Nov 17. 2021

마글랑에서 온 호박

-1년 전 일기장

호박죽과 호박스프를 동시다발로 끓였다. 토마토에 부라타 치즈를 올려 샐러드도 만든다. 마글랑에서 종묘사업을 하시는 박병엽 사장님께서 땅콩호박과 방울토마토를 잔뜩 보내주셔서 이웃과 나누고도 넘쳐난다.


박사장님의 농장이 있는 마글랑은 족자에서 차로 한시간 남짓 걸리는데, 보로부두르 사원과 믄둣사원이 있는 곳이다.  15만 평의 농장에 천여 명의 현지인을 고용해서 인도네시아 고추 종자의 15%를 생산한다. 멜론, 토마토 등 100여 종의 종자도 생산 판매한다.


농촌진흥청에서 일을 시작해 육종 연구에만 40년을 보낸 분인데, 인심이 넉넉하고 품이 큰 분이라 족자 지역을 찾는 한국인들이 큰형님 집에 드나들듯 농장을 찾는다고 들었다. 아들도 아버지의 사업을 잇기 위해 미국대학에서 농학을 공부하고 있다.


인사도 드릴  직원들용 면마스크를 한박스 들고 농장을 찾았는데, 어찌나 열성적으로 씨앗 이야기를 설파하시던지... 다음날에 호박과 토마토를 보내주시더니, 저번 주엔 상추와 깻잎을 심어보라고 종자를 보내주셨다.


세상 구석구석.. 자신이 이뤄가야 하는  ‘사명이란  있다고 믿으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칭찬과 존경을 보낸다. 어떤 일에도 열정과 욕심이란  부려본 기억이 별로 없이 살아온 나는  많이 부끄럽다.


호박죽과 스프도 너무 맛있고, 작은 방울토마토에서도  익어 깊은 단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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