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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gree Jul 06. 2017

닭고기 분짜 하노이

면 요리 


메, 또이 앙 분짜.

모두가 웃는다. 나의 1살 수준도 안 되는 베트남어 실력으로 나는 말한다. "엄마, 나 분짜 먹어." 그 말은 분짜가 먹고 싶다는 애기다. 저번에 엄마가 해준 호찌민 가정식 분짜 하노이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에 프로젝트의 처음 요리를 분짜 하노이로 정했다. 아마 많은 한국 사람들 입맛에 거부감이 없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분짜는 한국음식으로 치면 잘 만들어진 떡갈비를 각종 야채와 국수에 비벼 먹는 느낌에 가까울 것 같다. 물론 베트남 음식 특유의 쿠쿠한 냄새와 다양한 허브의 맛은 분명 이것이 베트남 음식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인식시켜 줄 수 있는 면요리이다. 


내가 있는 지역은 베트남의 남쪽 호찌민으로 분짜의 고향 하노이와는 많이 멀다. 흠 생각해보니 여기서 분짜를 만들어 먹는 것은 부산 가정에서 전주비빔밥을 해 먹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난 엄마가 해 주는 분짜 하노이가 맛나기만 하니, 한번 만들어 볼까. 


우선 이곳에서, 특히 가정식을 신경 써서 만드는 엄마들은 매일 아침 장을 보러 나간다. 정말 하루도 안 빼고 매일 아침. 난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베트남 사람들의 부지런 함에 혀를 내둘렀다. 놀랍게도 학교들이 보통 아침 6시에 시작하고 대학교 수업은 간혹 새벽 5시에도 시작한다니 뭐. 몹시 더운 날씨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오랜 사회주의의 영향인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엄마 따라 장 보러 가려면 아침 일찍 나가야 한다. 


처음 아침 시장에 가본 나는 처음 마트에 간 4살짜리 꼬마가 되어 눈을 어디다 둘지 모르고 두리번거리다 오토바이랑 부딪히기도 하고 일행을 잠시 잃어버리기도 했다. 한국의 재래시장과 흡사한 모습이나 다루는 채소나 과일 그리고 향신료 부분 등에 큰 차이를 보이는 이곳에서 꽃다운 처녀가 날 선 식칼을 들고 고기를 해체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고, 주머니에서 사전만 한 두께의 현금을 꺼내어 잔돈을 주인 상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처음 우리가 들린 곳은 엄마의 친구가 본인 밭에서 직접 재배하는 각종 허브와 샐러드를 파는 아주머니의 가게였다. 그리고는 각종 과일, 방금 뽑은 쌀 국수를 파는 곳까지 일사천리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와 재료들을 손질하였다. 


그럼 한번 만들어 볼까? 


먼저, 재료 소개 사진이 영어로 되어 있어서 죄송, 

영문, 베트남어, 한국어 작업을 한꺼번에 하다 보니, 재료 소개는 영어로.


닭다리살과 가슴살 500그램, 각종 베트남 그린: 상추, 꺳잎, 실란초(고수), 바질 잎, 꺄뮤(베트남 줄기 식물), 무, 당근, 마늘, 샬롯(베트남 양파)


먼저 닭고기를 절여놓을 양념을 만든다. 


먼저 마늘과 샬롯을 칼로 심하게 다져 줍니다. 나는 몰타나 다지는 기계를 사용하고 싶었으나 엄마는 칼로 해야 향이 좋다니 그렇게 했다. 거기에 베트남 스파이스 팩의 가루와 설탕, 버섯 조미료, 피시소스, 간장을 넣고 슥슥 저어주면 끝 



그리고 아주아주 약한 불에 식용유를 한 스푼 넣고 닭고기 다리살에서 채취한 기름을 넣어 볶는다. 구수한 냄새가 올라오면 그때 설탕을 큰 스푼으로 넣고 설탕이 캐러멜이 되어 냄비 바닥에 앉으면 불을 끄고 소스를 넣어 섞어준다. 



잘게 다져준 닭고기를 소스에 넣고 버무려 동그란 모양으로 빚어 준다. 빚어준 단자 형태의 고기는 그릴에 가지런히 놓아 노릇노릇 구워준다. 


진짜 맛있는 냄새.

자 이제 마지막, 플레이팅 


준비된 재료들을 이쁘게 이쁘게 올려주면 끝! 


이렇게 호찌민 가정식 분짜 하노이 완성. 


같이 곁들이 피클은 무과 당근으로 만드는데 난 개인적으로 가늘고 길게 썰은 피클이 더 맛있다. 피클은 설탕, 피시소스, 물을 1/2:1:1로 섞어 만든다. 같이 곁들이는 소스는 피시소스, 물을 1/2:1로 넣고 매운 고추를 잘게 썰어 준비해 주면 된다. 한국의 찍먹 부먹이 있듯이 면과 야채, 고기를 잘 섞어 찍어 먹어도 되고 소스를 부어 약간 자작히 만들어 먹어도 된다. 난 탕수육은 찍먹이나 분짜는 부먹이다. 


실제 요리를 배우고 기록을 남기는 일을 같이 하는 것은 보는 사람들에겐 꽤 우스운 모습일 것이다. 카메라를 목에 달랑달랑 매고 마늘을 다졌다가 다리를 이상하게 쩍벌 하여 사진을 찍고 아무튼 아름다운 모습으로 요리하는 것은 쉬운 일은 절대 아님은 분명하다. 다음에는 뭘 할까. 아마도 내가 좋아하는 음식 순서대로 하게 될 것 같은데.. 



Yogree는 이것저것 하는것 좋아하는 문어 성질의 유목민으로 뉴욕, 밴쿠버, 한국, 호치민을 나누어 살고 있습니다.  호치민 에서는 떡 만들고 교육, 커피 관련 업종으로 먼나라 미인으로 활동중입니다. 2017년 여름은 호치민과 한국에 거주합니다. 


먼나라 미인 베트남 가정식 첫번째 이야기 


요그리의 어린이 동화책

요그리의 뉴욕 영감 글


이제 시작한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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