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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링 Mar 17. 2017

작은 위로

작은 꽃 한송이



일주일 동안 집을 비웠다.

그 긴 시간동안 나는 너를 까맣게 잊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서야

홀로 피고 지었을 네가 생각이 났다.


미안한 감정으로 문을 여니

그 곳에 너가 있었다.

내 방 가득 네 향기로 채우며

그렇게 홀로 피어있다.

마치 내가 오는걸 알고 있던 것처럼

제일 예쁜 모습으로 그렇게 너는 피어있다.


아직 이렇게 잘 피어있다고,

늦지 않았다고,

그러니 미안해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처럼.


나를 기다려줬구나,


작은 꽃 한송이가

나를 위로하는 순간이다.

그 순간의 나를, 생의 한복판에 있는 나를.


지금 제 몫을 다하고 시들어가는 꽃 한송이가

내 옆에 있다.

바래지는 꽃 잎 하나 하나,

옅어지는 네 향기를 조금 더 붙잡고 싶다.

단지 꽃 한송이일 뿐인데

단지 넌 꽃인 것 뿐인데



색연필로 그리는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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