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공보다 더 중요한 <시험 잘 보는 방법> 1. 시험시간 편
아, 아까워!! 거의 다 맞췄는데
아 이거 아는 건데 틀렸네
채점할 때 자주 들리는 마음의 소리입니다.
마음의 소리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입밖에 나오는 경우가 더 많기도 하죠.... 시간을 돌리고 싶고, 이제야 답이 눈에 들어오지만, 실수도 실력이라는 냉정한 시험의 세계에서는 시간 돌리기가 불가능하니, 80%를 알고 있었든 30%만 알고 있었든 틀리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그리고 그 틀린 문제들이 카운트되어서 성적이 나옵니다.
중간고사 끝나고, 토익시험 마치고, 또 여러 시험을 보고 나서 예상 답안을 보고 좌절과 실망이 가득한 여러분들을 위한 솔루션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글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그럼 대체 필자는 누구기에 이런 글을 쓰냐고 문제를 제기하실 독자분들을 위해 이쯤에서 잠시 필자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제 동생이 저를 보고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언니는 맨날 노는데 공부 잘하는 게 신기해." 제가 고등학교 3년 내내 다니던 독서실의 원장님께선, 우연히 마주친 저희 부모님이 제가 서울대에 진학하게 되었다고 하자, "거짓말하지 마시라"라고 대답하셨다고 하죠.
그렇습니다.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시험은 잘 봐왔죠. 머리가 좋아서,라고 하실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제가 고시를 준비하고, 또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두 가지 사실을 발견해 버렸습니다..!! 첫 번째, 내 머리가 그렇게 좋지는 않다. 두 번째, 실력보다 (필기) 시험을 잘 보는 편이다.
회사에서 여러 과장님 차장님들이 저에게 하소연하시는 말씀 중에 이런 이야기가 가장 많았습니다. "우리 애는 공부 정말 열심히 하는데, 시험만 보면 그만큼이 안 나와."
사실, 교육학에서 "측정"은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실제 실력을 올리도록 하는 것만큼이나 그 교육의 효과성을 입증하기 위한 과정이 가장 복잡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객관식으로 개개인의 실력을 측정하는 것은 사실 정합성이 가장 떨어지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객관적인 수치로 표현되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긴 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목적을 다시 되새겨 보자면, (주로 객관식) 필기시험의 한계를 이용해 내 실력에 비해서 시험을 잘 보는 것입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방법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봅시다. 이 글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집니다.
시험 시간 관리 : <시험시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험 전에 : <시험을 위한 훈련 방법>
1. 순서를 가지고 전체를 적어도 2 회독한다.
2. 세상에 문제와 나만 존재할 때까지 초초초초초집중 한다.
3. (긴장하는 친구들은) 징크스를 만든다.
어머, 별 거 없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책을 덮으셔도 됩니다. 지금까지처럼 모르는 문제도 반쯤 아는 문제도 다 틀리시거나, 아는 게 100%가 될 때까지 공부하시면 되니까요.
원래 공부 많이 안 해도 시험 잘 보시던 분들도 더 읽지 마시고, 하시던 대로 잘하시면 됩니다.
그럼 시험문제를 대하는 요령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전체 문제를 2번 이상 보셔야 합니다. 1 회독 때 아는 문제/헷갈리는 문제/모르는 문제를 나눠두세요. 시간이 부족한 분도 있고 남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아는 건 알고 모르는 건 모르는 보통 사람들을 기준으로 할 때, 중요한 건 모르는 문제에 처음부터 집중하지 않는 것입니다. 시험문제의 난이도는 대부분 하중중상하하중중상 이런 식으로 섞여서 분포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모든 문제에 집중한다는 것은, 귀중한 시험시간을 다 잡아먹은 다음에 뒤에 위치한 거의 다 아는 문제도 어설프게 찍게 만드는 최악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2번 아니면 4번이다, 거기까지 확신이 드신 문제가 있으신가요? 2번과 4번에 표시하고 넘어가세요. 중간고사 문제 등 범위가 정해진 시험, 또는 영어시험의 경우에는, 앞뒤 문제가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또는 영어의 예문이 존재하고), 따라서 시험을 보다 보면 마지막 문제 즈음에서 힌트를 얻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잠시 접어두세요. 그리고 2 회독하실 때 집중해서 보시면 정답률은 올라갑니다.
기본적으로 문제를 푸는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는 문제 > 헷갈리는 문제 > 모르는 문제
확률로 보면 헷갈리는 문제는 찍어도 맞을 확률이 50% 이상이라면, 모르는 문제는 찍어서 맞힐 확률이 20% 이하입니다. 전혀 감이 안 온다, 라는 문제는 붙잡지 마시고 마킹하실 때 대략 답안 개수 보시고 찍으세요. (1번이 하나도 없으면 그냥 1번 체크) 정확한 채점을 위해 몇 번 찍었는지만 적으시고요. 그리고 그 시간을 헷갈리는 문제에 투자하시는 겁니다.
1회 독보다 2 회독이 푸는 문제의 수는 적겠지만, 들이는 시간은 비슷해야 합니다. 1 회독은 문제를 분류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는 문제만 속도감 있게 푸시고, 헷갈리는 곳에 표시하시고, 찍을 문제에도 표시하세요. 그리고 2 회독 때 헷갈리는 문제에 집중하세요. 헷갈리는 문제 4개 중 3개만 맞춰도 정답률은 크게 올라갑니다.
위에 제가 표시해놓은 예를 한번 보시면, 첫 번째 풀 때 18번은 (c)와 (d) 중 하나인 것으로, 19번은 (d)로 빠르게 답을 체크해두었습니다. 두 번째 풀 때 18번은 다른 선지는 제외하고 표시된 (c)와 (d)만 보고, 19번은 마킹만 순서대로 확인합니다. 꼭 이 표시방법을 사용 하시진 않아도 되나, 방법을 정한 후에는 익숙해지도록 연습하셔야 합니다.
이 방법을 적용할 때 특히나 (인적성이나 공무원 시험처럼) 난이도가 천차만별인 문제가 섞여있고 시간이 부족한 시험의 경우에는, 1 회독하실 때 10-15초 내외로 버릴 문제를 정하는 과감함이 필요합니다. (다 버리진 마시고요.......) 그 순간의 판단이 성적을 좌우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덧붙여서,
마킹하는 방법을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았는데요. 마킹은 2 회독 후 5개 단위로 체크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 문제 풀고 체킹 하다 보면, 중간에 답 없이 넘어간 문제 때문에 밀려 쓰는 불상사가 상당히 많이 발생하는데, 그렇다고 문제 번호 보고 맞춰가면서 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요.
이 방식을 사용하시면, OMR 답안지에 대부분 5개 단위가 한 칸으로 들어 있기 때문에, 밀려 쓰는 일을 방지하실 수 있습니다. 1-5번까지 4-3-2-1-4 이런 방식으로 속으로 읽으며 체킹 하시면, 40문제 기준 2분 이내로 정확한 체킹을 완료할 수 있을 겁니다. 대부분 답안지를 읽어줄 때도 5개 단위씩 읽어주므로, 생각보다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느끼시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이 방법 역시 평소에 연습을 해두셔야 실전에 무리 없이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플러스펜을 이용한 예비마킹은 각자의 선택사항입니다.)
시험 보고 나면 기분이 어떠신가요?
긴장이 풀려서 나른해지시나요?
채점할 생각에 떨리시나요?
필자의 경우에는, 시험보고 나면 혈압과 혈당이 엄청나게 떨어져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어요. 시험 시간 내내 너무 집중했기 때문이죠.
이 시험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걱정과 불안, 그리고 지나간 과거가 떠올라서 뭉클해지시나요? 그런 잡념이 한 구석에도 자리 잡을 수 없도록, 세상에 이 시험문제지와 나만 남았다는 것이 실존적으로 느껴지도록 집중하세요. 간절할수록 문제 자체에 집중하셔야 합니다. 생각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시험시간에 집중하지 못하시고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앞사람이 다리를 떨든, 자리가 춥든 덥든, 그런 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집중하세요. 적어도 잡념이 들려고 하면, 그걸 떨쳐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만들어 내세요. 그 훈련은 다음 시간에 이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험을 보려고 하면 긴장되는 건 당연합니다. 적당한 긴장감은 오히려, 짧은 시험시간에 폭발적 집중력을 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시험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인해,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망쳤다는 친구들을 왕왕 보게 됩니다. 필자도 시험을 보려고 하면 화장실에 자꾸 가고 싶은 것 같은 때가 있었습니다. 시험 중간에 당이 떨어지고 입이 마르기 시작하면서 땀이 나기도 했고요.
만약 이런 분들이 있다면, 이를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는 행동 습관 리스트를 만들기를 추천합니다. 필자는 자꾸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생각이 들어서, 시험 전에는 공책을 보는 것보다 꼭 화장실에 다녀와야 한다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휴지와 물을 준비했습니다. 사실 그걸 마신 적은 한번 도 없었어요. 심리적으로 위축되어서 그러고 싶은 것뿐, 막상 앞에 가져다 두면 먹지 않게 되더라고요. "만약 목이 너무 마르면 물을 마시면 되고, 손에 땀이 나면 티슈로 닦으면 돼."라는 생각이 들면, 갑자기 안심이 되어서 그게 필요가 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필자의 다른 친구는, 시험 때는 늘 머리를 묶지 않고 온다고 했었어요. 시험문제를 잘 "풀고"싶어서라고. 그 친구가 어느 날 시험을 잘 본 이후로는, 늘 시험기간에는 머리를 풀고 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답니다.
사실 징크스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필요도 없지요. 그러나 징크스와 실제 경험(시험을 잘 본 경험)이 몇 번 누적이 되면, 징크스 만으로도 안심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그러니 여러분 시험 시간에는 문제를 과감하고 정확하게 나눠봅시다. 그리고 헷갈리는 두 선택지의 차이를, 본인이 가지고 계신 모든 상식과 이미지까지 동원해서 찾아보는 데에, 모든 정신을 쏟아봅시다. 집중을 방해하는 영역은 징크스를 만들어서 극복해봅시다. 이렇게 하고 나면, 헷갈리는 문제에서도 높은 정답률을 기록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 방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덧 큰 시험에서도 익숙하게 집중하는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오른 성적은 그 다디단 열매입니다!
이제 채점할 때,
아 헷갈려서 찍었는데 맞았다!
라는 마음의 소리가 가득할 때까지 열심히 해봅시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평소에 시험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튜브를 통해서 제가 연재했던 블로그 글의 주제들을
여러분들께 좀 더 쉽게 설명하고 여러분들과 더 자주 소통하고자 합니다:)
어떤 질문이든 유튜브 댓글 통해서 해주세요!
댓글도 달아드리고 질문 사항들 가능한 건 유튜브 영상으로도 만들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이제 유튜브에서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