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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chan Ahn Oct 24. 2021

4년째 발의만 되고 통과 안 된 법 통과시키기 [4]

소기의 성과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통과

그간 있었던 일을 정리해보자면,


3월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 소위를 (드디어) 통과하였다!!

사실 그 내용을 담고 있는 개정안 3건 모두 다 대안 폐기되었다는 결과만 보고,

환노위 행정실에 전화를 해서 구두로 들었던 터라 아직 실감이 잘 나진 않는다.



소기의 성과를 얻기까지의 수많은 손길

 (감사합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과 응원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예시로 내가 맘카페에 올렸던 글에 달렸던 댓글과 지지 선언이 있다.


https://cafe.naver.com/imsanbu/53273897


https://cafe.naver.com/imsanbu/54458761



이 외에도 쪽지 등으로 연락을 받았는데,

한결같이

먼저, (작년의 우리와 같이) 제도가 이미 바뀐 줄 알았다,  국회는 뭐하고 있냐는 탄식 후

그래서, 같이 동참하고 싶다, 언제든 알려달라는 의지를 보여주셨다.



두번째로는 그간 올렸던 글이,

네이버에서도 "임신 중 육아휴직"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상위에 랭크되고 있었다.


매번 소위에 상정될 때마다 글을 새로 올렸는데,

다음 글이 오를 때까지는 마지막 업데이트 글이 항상 제일 위에 올라와 있었다. #고마워네이버


임신 중 육아휴직 보도 기사보다도 먼저 뜨기 때문에,

이젠 우리처럼 기사만 보고 막연히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줄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임신 중 육아휴직"을 검색하면 제일 먼저 뜨는 두 개의 글이 나와 내 친구의 글이다 :)




평범한 시민들이 뭉쳤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결과


 사실 지난 2월 23일의 소위 결과는 굉장히 실망스러웠는데,

다룬 법안의 개수가 100여개였다고 했지만 그 중 단 3개만 처리 (수정가결, 대안폐기 등) 되었고,

회의록에서 보니 언급이 된 법안이 10여 개에 불과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렇게 3번째 상정 및 축조심사 등 안건에만 오르고,

언급조차 되지 않다가 폐기수순을 밟게 되는 걸까봐 불안하고 화도 많이 났다.

꼭 이 법안 뿐 아니라 다른 90개의 법안도 개 밥의 도토리 신세인 건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국회의 무능과 무관심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다 못해,

이제 그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위에 썼듯,

"늦게 봐서 아쉽네요." 하는 댓글이 그 때마다 알림을 울리는 바람에,

"저는 이미 아이를 낳아기르고 있지만, 그거 정말 필요해보여서 저도 동참할게요."라는

선배님들의 눈물겨운 참여선언에

결국 포기하지 못하고 3월까지 오게 되었는데....


3월 초부터 국회의원실에 (예전과 같이) 전화를 하면서 한 가지 다른 느낌을 받았다.


"저는 평범한 시민 아무갠데요, 임신 중 육아휴직 법안 관련..."하고 말을 꺼내자 마자,

"아 그거 저 전화 너무 많이 받아서요, 의원님께서도 이미 알고 계십니다."  라는 반응이었던 것이다.


전화?? 우리 말고 누가??


https://theqoo.net/ktalk/1297363490



심지어 남편에게는,

"저는 노동소위 담당 보좌관은 아닌데, 하도 전화가 많이와서 찾아보니,

네이버에 전화해 달라는 글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라고 하기도 했다.


노동소위 당일인 3월 17일 오전에도 화력지원을 요청했는데,

당일에 전화를 받자마자 의원실 보좌관들이

"그거 전화 너무 많이 오네요."라고 대답하거나,

"지금 의원님과 (보좌관급) 회의 중이니 꼭 전달할게요. 걱정하지마세요." 라고 안심시켜주기도 했다.

(마치 다신 전화하지 말라는 듯이...)


(저희도 전화하기 싫어요...)

http://egloos.zum.com/JMHBMJ/v/2039793


저 글을 보고, 정말 많은 분들이 연락을 하셨던 것이다.


그게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고 마음을 써서 전화와 메일을 보내셨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이 법안은 "관심을 받는 법안"의 목록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2월 23일에 스크롤이 무섭도록 길었던 96개의 법안 목록과 달리,

이번 소위에서는 단 27개의 법안만을 논의했는데 그 중 3개의 법안이 임신 중 육아휴직 관련법안이었다.

아직 소위에서 논의되지 않은 법안 몇 백여개 중에 당당히 27개의 법안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아직 회의록은 올라와 있지 않지만, 환노위 행정실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똑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 (정부안 및 한정애 의원 법안 등) 3건은 모두 대안폐기되고,

의원에서 새로운 법안을 구성하여 의결하였다고 한다.



만세https://2runzzal.com/main/view/OFVXVXpPSzBLZ1dzeWVZYzFWODNVdz09


 법안의 바다에서 간택되는 방법


 상임위의 각 소위는 병목현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절차로 알려져있다. 왜냐하면 매일 발의되는 법안은 모래알과 같이 많은데, 그 중 1)논의가 필요해서 상정 되고 2)상정된 법안 중에서 논의가 되며 3) 아무도 반대하지 않아야하는 만장일치의 벽을 넘어야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얼마전 국민의 90%가 찬성한다는 CCTV역시 보건위원회의 소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가 이번 법안과 고용노동 소위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면서 깨달았던 사실은,

크게 이견이 없는 민생 법안이라면,

누군가 한 명만이라도 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언급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지난번 [2] 시리즈의 전체회의에서 임종성 의원이 이 법안은 꼭 통과가 되었어야 한다고 언급해주셨고,

2월 23일 소위에서 논의되지 못했던 필수노동자, 가사노동자에 대한 법안도

(회의가 종료되는 시점에) 윤미향 의원의 발언으로 이번 소위에 상정될 수 있었다.


http://www.inven.co.kr/board/lol/4625/2445922


 이 법안이 올라갈 수 있었던 그 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보좌관들의 반응으로 보았을 때는 (전화 독려 글에 위원장 및 양당 간사를 적기도 했고),

그게 아마 안호영 의원이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회의록을 보진 못해서 아직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어쨌든 누군가가 나서서 "이 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고 (소위 상정),

논의하면서 아무도 반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장일치) 높디 높은 소위의 벽을 통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전제로서 의원들의 관심을 얻어내기 위해 연락했던 수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4년간이나 관심받지 못했던 법안이 이렇게 통과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두모두감사합니다



앞으로 남은 멀고 먼 길


긴긴 절차 중 가장 어렵다는 소위를 통과했다

 이제부터 3월 25일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및 이후의 법사위 체계자구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정부에 이송되어 15일 이내에 공표되게 된다.

아쉽게도 정부안과 같이 시행기간은 공표 후 6개월이다. (한정애 의원안 3개월)


그래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점과, 어차피 이 상태에서 3개월 더 계류되느니

그것보단 앞서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남은 절차도 달려봐야겠다.  

남은 전체회의와 법사위를 위해 고고씽!

이제 다시 시작이다!



 이 매거진과 여러 제보로 인해 중앙일보 팟캐스트와 베이비뉴스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후기 및 결과는 아마도 남편의 다음글을 통해 발행될 예정이다.  


 관심과 사랑만이 법안 통과를 앞당긴다는 사실을 알게된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이 글은 브런치북 발행을 위해 오늘도맑음 작가의 계정에서 옮겨진 글이며,

원글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itssunnytoday/64

출처: http://www.mediadale.com/news/articleView.html?idxno=5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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