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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애 Dec 21. 2020

그대의 아픔을 알아채지 못한 죄

사실 모두가 상처받고 있었다.


그대가 고독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소식 한번 없는 그대를 원망했다.     


그대가 이 세상과 작별인사를 하려고 했을 때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얼음처럼 차가운 당신을 미워했다.    

 

되돌아보니, 당신에게 향했던

미움은 참으로 부질없는 일이었다.     

왜 나는 당신이 그토록 차가웠던 이유를

알지 못했을까.     


왜 나는 그대에게 항상

상처 받는 존재라 생각했었을까.     


당신이 보낸 칼날 같은 시간들이

배가되어 내 가슴을 두드린다.     


이제와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당신의 슬픔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죄로      


나는 당신으로부터

뜨거운 불 속으로

연기와 함께 사라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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