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네시오 테이핑 효과와 원리 완전 뽀개기
운동선수들 몸에 알록달록한 테이프를 발견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테이핑 요법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시작으로 지난 10년 동안 모든 경쟁 스포츠, 신체 스포츠에서 상용화되었다. 1970년대 일본의 카이토프래틱 치료사였던 켄소 카세(Kenso Kase)가 테이핑에 아이디어를 얻어, 연구하기 시작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일본 배구팀에서 테이핑이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되었으며, 테이핑 요법은 1990년대부터 미국을 통해 전 세계로 알려졌다.
테이핑 요법도 목적과 사용하는 테이핑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C테이프(C-Tape) - 신축성이 없어 관절을 고정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 (바로 밑의 사진 하얀 테이프)
키네시오 테이프(Kinesio Tape) - 신축성과 탄력성이 있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
C테이프로 고정하기
C테이프는 손목과 발목에 주로 사용한다. 운동 중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가장 꺾이기 쉬운 부위가 손목, 발목이다. 농구, 축구, 유도, 역도 등 격렬한 스포츠 중에는 과신전으로 크고 작은 부상을 겪는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신축성 없는 테이프로 관절을 고정을 하는 것이다.
사진에서처럼 얇고, 푹신한 재질인 언더랩(Under Wrap)을 먼저 감고, C테이프로 고정한다. 부상 빈도가 높은 부위에 미리 예방요법으로 고정을 한다면 부상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혼자서 발목 테이핑 하는 법: https://www.youtube.com/watch?v=hxySwgYEFzo)
키네시오 테이핑의 변화
최근에 키네시오 테이프는 다양한 쓰임새로 주목받고 있다. 대규모 무작위비교임상(RCT)이 필요하지만 지난 몇 년간 발표된 논문에서는 키네시오 테이핑은 운동 후 회복, 부상 부위 통증 완화, 신체 순환에 긍정적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테이핑을 잘게 잘라 근육결에 맞게 붙이거나 여러 겹을 겹쳐서 붙이는 것보다 길게, 쉽게 붙이는 것으로 변화 중이다. 과거에는 뼈, 근육 미세 단위의 각 기능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복합적인 기능에 좀 더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통증 완화
한국에서 발표된 임상 연구 결과를 보면, 2013년 만성 허리 통증 환자들 대상으로 일반적 재활 운동과 더불어 테이핑 요법을 했을 때 통증이 감소했다. 2014년 브라질에서는 148명의 만성 허리 통증 환자에게서도 만성적 허리 통증을 줄였다. 특이한 점은 테이핑을 붙이는 기술에 관계없이 그저 붙이는 것만으로도 만성 요통 환자의 통증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REFERENCES
Parreira, P.S., Costa, L.M., Takahashi, R., Hespanhol Jr, L.C., da Luz Jr, M.A., da Silva T.M., & Costa, L.O.P., (2014). Kinesio taping to generate skin convolutions is not better than sham taping for people with chronic non-specific low back pain: a randomised trial. Journal of Physiotherapy 60, 90-96.
Bae, S.H., Lee, J.H., Oh, K.A., & Kim, K.Y., (2013). The effects of kinesio taping on potential in chronic low back pain patients anticipatory postural control and cerebral cortex. Journal of Physical Therapy Science 25, 1367-1371.
운동 후 회복
2015년 한국에서 진행한 연구는 운동 후 테이핑을 한 사람들이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피로를 더 빨리 회복한 것을 확인했다. 45명의 젊은 여성 대상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키네시오 테이핑을 한 그룹, 가짜 테이핑을 한 그룹,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어 일정한 운동을 시켰다.
이후 휴식을 취하게 한 후 다시 대퇴 최대출력, 한 발로 제자리 뛰는 높이 운동을 수행했을 때 키네시오 테이핑을 한 그룹이 다른 그룹들보다 나은 운동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므로 테이핑 한 그룹이 근육 피로도가 적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발을 들고 균형을 잡는 운동 같이 신체 밸런스 관련 운동에서는 유효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아직 소규모 연구지만 피로도에 대한 연구들은 긍정적인 데이터를 보이고 있다. 2015년 남자 테니스 선수 14명을 대상으로 테이핑을 한 군과 테이핑을 하지 않은 군으로 나눠 손목 피로도를 비교했다. 테이핑을 한 군에서 하지 않은 군과 비교해 피로도가 14% 감소했다.
REFERENCES
Ahn, I.K., Kim, Y.L., Bae, Y., & Lee, S.M., (2015). Immediate effects of kinesiology taping of quadriceps on motor performance after muscle fatigued induction.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Zhang, S., Fu, W., Pan, L., Xia, R., & Kiu, Y., (2015). Acute effects of Kinesio taping on muscle strength and fatigue in the forearm of tennis players. Journal of Science and Medicine in Sport
키네시오 테이핑의 원리
현대의학에서는 테이핑을 대체 의학으로 분류한다. 테이핑이 많은 소규모 임상 논문에서 효과를 보이고, 다양한 스포츠에서 쓰이고 있지만 치료적 효과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어서다. 테이핑이 어떤 원리에 의해 신체 기능을 회복시키고, 효과적인 능력을 발휘하는지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추측하고 있는 테이핑의 원리는 총 3가지이다. 첫 번째는 탈압박(Decompressed; 감압)이다. 민간 치료법 중 압력으로 피부를 들어 올리는 부항과 비슷한 원리이다. 밑에 사진에서 설명하듯이 우리는 피부 외적으로, 내부적으로 압력을 받게 된다. 그러다 보니 림프관과 감각기 수용체들이 양쪽에서 압력을 받는다.
테이핑은 이러한 외부적 압력을 완화시켜준다. 테이핑은 부황처럼 피부 표피를 들어 올려서 림프관, 감각기 수용체들을 감압 상태로 만든다. 테이핑은 동적 수분 조절이 빨라져 혈액 순환이나 근피로를 지연시키고 일시적으로도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통증 전달 과정을 이용한 통증 완화이다. 우리 몸은 어떤 신경섬유를 통해 전달되느냐에 따라서 뇌까지 도달하는 속도가 다르다. 만성적 통증은 'C'라는 신경섬유를 통해 전달되는데 속도가 사람이 걷는 것처럼 아주 느리다. 반면 지긋이 만지는(touch)는 'A-beta'라는 신경섬유를 통해 뇌까지 가는데 속도가 1초당 90m를 갈 만큼 아주 빠른 속도이다.
우리가 문에 발가락이 끼이거나 갑작스러운 충격을 받으면 한동안 손으로 매만진다. 고통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게 덜 아프기 때문이다. 테이핑도 같은 원리다.
무언가 만져지는 느낌은 신경 전달 속도가 꽤 빠른 편이라 이것을 이용한다. 기본적으로 뇌는 더 큰 통증을 받아들여서 갑자기 공에 맞았을 때는 별 효과가 없다. 그러나 만성적 통증이라면 매만지는 기분이 꽤 빠른 신경전달 속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성적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다.
세 번째 원리는 '고유수용성 감각(proprioception)'이 향상되면서 운동 능력을 돕는다는 것이다. 촉각, 미각, 시각이 외부에서 들어오는 '외수용 감각'이라고 하면, 신체 내부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를 듣는 것은 '내수용감각'이다. '고유수용성 감각'은 몸이 어느 공간에, 어떻게 위치하는지 인지하는 감각이다. 안 보고 캔을 따거나 단추를 채우거나 야구에서 투수가 팔 각도를 의식적으로 올린다거나 할 때 고유수용성 감각이 필요하다.
모든 스포츠에는 자세가 있다. 정확한 위치와 타이밍에 특정 관절이 위치하고, 특정 근육에 힘을 줄 수 있다면 바른 자세로 이어져 스포츠 능력이 향상된다. 만약 헬스 트레이너가 "4번 요추에 힘을 주세요!"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의식적으로 그곳에 힘을 줄 수 있을까? 아마도 이상한 말을 하는 헬스 트레이너에게 화를 낼 것이다. 그러나 테이핑을 붙인다면 4번 요추가 어디 있는지 인식이 가능하다. 테이핑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언제든 신체 위치를 찾고, 느낄 수 있다. 고유수용성 감각으로 신경계 반응을 극대화 해 근수축 타이밍, 힘 발현에 도움을 준다.
무릎 테이핑을 하고 MRI로 뇌의 활동을 관찰했다. 테이핑을 한 사람의 뇌는(좌) 테이핑을 하지 않은 뇌보다 더 활성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순한 일과 고유성 감각이 필요한 일 할 때 모두 뇌가 활성화되었다. 뇌에서 관절 감각 수용이 좀 더 활성될 때 자세적 인지가 향상된다. 정확한 자세가 필요한 야구, 역도, 육상, 체조 같은 스포츠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붙일까?
키네시오 테이프를 붙이는 방법은 가장 유명하고, 비싼(?) 테이핑 업체인 락테이프 사이트에서(https://rocktape.com.au/video-general-instruction/) 각 부위별 붙이는 방법을 영상을 시청하면 된다. 기본적이고, 중요한 세 가지만 알면 좋겠다.
물기가 있거나 기름지지 않은 피부에 붙여라. 테이프가 생각보다 비싸다.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1-5일간 붙어 있는데 괜히 돈 낭비할 필요가 없다.
테이핑 끝을 둥글게 잘라야 한다. 우리가 스티커를 뗄 때 모서리부터 긁어낸다. 모서리가 있으면 더 잘 떨어지니깐 둥글게 자르자!
붙이는 부위를 신전(extension)한 상태에서 붙여야 한다. 피부를 들어 올리려면 피부가 팽팽한 상태, 많은 면적을 확보할 수 있는 상태에서 붙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른쪽 어깨에 붙이려면 오른팔을 왼쪽 겨드랑이에 낀 상태에서 붙인다! 손목 터널 증후군에 시달린다면 사진과 같이 손목을 완전히 늘려놓은 상태에서 붙이는 것이다!
자주 붙이는 부위 테이핑하는 법
* 본 글은 크로스핏 테디짐 테디 코치님에게 강의를 듣고, 강의 자료를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글을 쓰는데 흔쾌히 도움 주신 테디 코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