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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y 01. 2024

스턴트맨 아이맥스2D

스턴트맨, 아이맥스, 영화평, 신작, 라이언고슬링

스턴트맨 아이맥스2D, 스턴트맨의 재능기부? 혹은 재능낭비!



#스턴트맨 (원제 : the Fall guy)는 관객들의 기대에서 한참 벗어난 영화 중 하나가 될 지도 모르겠다. 호쾌한 액션과 간지러운 로맨스, 빵빵 터뜨리는 유머로 똘똘 뭉친 영화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런 스타일의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모두 다 들어있기는 하지만 그런 쾌감을 주기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라 (오히려 그런 쾌감에 빠질만 하면 정색하고) 영화와 현실, 판타지와 현실 사이에서 관객을 몰입시키지 않고 중간자 입장을 견지하게 만들었다. 이건 영화야, 이건 현실이야, 그런데 또 이건 영화 같은 현실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영화야를 끊임없이 외치면서 영화와 현실의 벽을 깨고 영화라는 판타지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찬사를 보내는데 집중한다. 



이런 배신감이 내게는 오히려 좋았다. 정확하게는 사랑스러웠다. 작년에는 #바비, 재재작년에는 #프리가이 가 비슷한 감성을 느끼게 만들어줬고 모두 그 해 최고의 영화 TOP 5로 엄지를 드는데 주저하지 않게 만들었는데, 올해는 이 영화 스턴트맨이 그럴 것 같다. 바비가 장난감 세계의 판타지를, 프리가이가 게임 세계의 판타지를 가져와 현실의 벽을 깼다면, 스턴트맨은 영화 세계의 판타지를 가져와 현실의 벽을 깼다. 영화 스토리와 편집, 분위기와 스타일이 그렇고, 대사 하나하나 나 같은 헐리우드 키드, 영화 매니아에게 미소를 짓게 만들어주기까지 한다. 특히 과거 아날로그 영화 시대와 현재 디지털 영화 시대, 8090 헐리우드 황금기 SF와 액션영화 시대와 현재 실사영화조차도 애니메이션처럼 보이는 만화영화(?) 시대를 대조시키면서 대놓고 과거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진정한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평소 영화 리뷰하면서 이야기했던 바로 그 부분들이라 더욱 마음이 갈 수 밖에 없었다. (CG를 쓰라고 하는데 굳이 스턴트를 쓰고 차를 날리고 세트를 폭파시킨다) 영화가 판타지인 동시에 현실에 발을 붙여야 존재 가치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래서 이 영화 스턴트맨은 무지 올드하다. 영화 포스터들만 봐도 과거 영화 포스터를 떠올리게 만든다. 의도적 촌스러움과 과장스러움이 테마이자 역시나 8090 영화 포스터 느낌이다. 거기에 스토리 진행부터 스타일, 캐릭터까지도 모두 올드하다. 영화 속 영화와 영화 속 현실, 영화와 영화 밖 현실(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이 있는 진짜 현실)를 끊임없이 교차시키면서 "영화처럼 살아보는 것은 어때?"라고 관객에게 이야기한 것 같다. 현재의 영화가 아니라 영화가 소중하고 귀했던 그 시절에 영화를 보고 꿈을 키우고 인생이 바뀌었던 그 때처럼 말이다. 그렇다 보니 젊은 관객들 보다는 40대 이상의 X세대와 베이비부머 관객을 위한 헌사에 가깝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옛날 전성기의 성룡 영화처럼 영화 뒤 NG컷들을 보여주면서 정점을 친다. (참고로 NG컷이 끝나면 쿠키영상이 하나 있는데, 중요한 장면은 아니지만 기다리고 봐도 후회하지 않을만큼 재치있다)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헐리우드 남자배우 원탑은 #라이언고슬링 인데, 라이언 고슬링의 선택이던 혹은 소속사의 선택이던 간에 영화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와 영화는 현실을 투명하는 판타지라는 정의를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보여주는데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스턴트맨도 그렇고, #바비 도 그랬고, #라라랜드 도 그랬다. 2011년 #드라이브 라는 영화를 보고 라이언 고슬링의 팬이 되었는데, 특별히 뛰어난 외모는 아니지만 외모까지도 연기할 정도로 연기로 모든 것을 표현하고 특히 영화 드라이브에서의 공허한 눈빛에 푹 빠졌었다. 이 때만 해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재능은 있지만 무명배우였으나, 점차 인기를 얻게 되면서 많은 흥행영화에 주조연으로 출연하고 있다. 인기와 돈만을 위해 자기 이미지를 소모하는 영화들로 필모그래피를 도배할 수도 있지만, 이런 부류의 영화들을 꾸준히 선택하는 것을 보면서 더욱 멋진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자주인공인 에밀리 블런트는 뭐 말이 필요없는 배우고 이 영화에서도 반짝반짝 빛이 나며, 빌런인듯 아닌듯 빌런으로 나오는 에런 테일러존슨도 - 일반 관객들에게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퀵실버로 알려져있지만, 내겐 킥에스 1과 2로 라이언 고슬링처럼 눈에 들어왔던 - 당연히 한연기한다)



허세 넘치는 스턴트맨이 사랑에 빠지고 음모에 휘말려들면서 스턴트맨 역량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사랑을 완성한다는 스턴트맨 재능기부 혹은 재능낭비 영화, 스턴트맨! 80년대 방영한 '더 폴 가이'가 원작이라고 하는데,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 레트로 느낌의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앞서 계속 이야기한대로 내겐 극호지만, 요즘 관객들 취향상 우리나라에서는 불호가 더 클 듯 싶다. 요즘은 아예 만화 같거나 아예 다큐 같은 극과 극 영화들이 흥행이 잘되니 말이다. 그럴 것 같아서 얼마전 '고스트버스터즈 : 오싹한 뉴욕'을 개봉하자마자 서둘러 봤고 스턴트맨도 서둘러본거다. 아쉽지만 아마도 고스트버스터즈처럼 이번주 주말도 제대로 넘기기 어려울 것 같다.



※ 한국 개봉명을 '스턴트맨'으로 바꿨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의 의미는 원제인 'the Fall Guy'가 훨씬 적합해보이지만, 직관적인 이해를 돕는 면에서 한국 개봉명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



※ 아이맥스2D로 봤는데, 영화 촬영장 전체를 담으면서 스턴트가 펼치지는 장면들에서는 확실히 아이맥스로 볼 맛이 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왜 아이맥스로 봐야 하는지 묻는다면 그럴 이유는 없다고 말하겠다. 액션이 아니라 스토리가 중심인 영화기 때문이다.


※ 어제 충무로 대한극장의 폐관 소식이 근래 뉴스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차에 이런 영화를 보니 더 기분이 묘했다. 내가 헐리우드 키드, 영화 매니아가 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게 바로 대한극장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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