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짧게나마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nghai park Jan 21. 2022

풍파

일생을 바람에 기대 살아온 꽃이 있다

바람이 몰아가는 대로 걸었던 이가 있다

불어오는 족족 받아들여 마침내 그 자신이 바람이 되기도 했다


맞서 싸우거나, 온몸으로 맞거나, 납작 엎드려 피하거나, 도망 다니거나

모두 바람의 파도를 피할 수 없었다


바람이 어딘가 데려다 놓으면

의심 없이 꽃을 피우고 씨를 뿌렸다

어딘지도 모르고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뿌리가 꽤 깊게도 박혔다

대충이라도 알 때쯤이면 이미 뿌리밖에 남은 게 없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새해의 기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