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10대가 주인공인 드라마를 보았다.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이성 교제와 성적 스트레스, 성 정체성 고민, 가정 폭력, 부모의 불화 등 각자 저마다의 고민으로 성장통을 앓고 있었다. 특히 드라마의 주인공인 수빈(김향기)은 극성 헬리콥터 맘의 반대로 남자친구와도 몰래 만나야만 하는 처지다.
공통적인 특징이 자녀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일명, 헬리콥터 맘 같은 엄마가 등장하더란 것이다.
그것을 지적하기 전까지는 그 여학생은 자신의 작품에 똑같은 엄마가 나온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만약, 수빈이가 자신의 이런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아마 수빈이의 소설에도 남자친구와 자신을 떼어놓으려고 학교 담임 선생님에게 찾아가고,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위해 보디가드 언니까지 붙여놓은 무서운 엄마가 나오지 않을까?
극중에서 수빈이의 꿈은 소설가가 아니므로,
아마 수빈이가 소설을 쓸 일은 없겠지만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빠를 만난 남자친구에게
위로의 손편지를 쓰는 걸 보면
글쓰기에도 어느 정도 흥미가 있을 것 같긴 하지만)
만약 수빈이와 같은 처지의 학생이 있다면 자신의 고민을 한번쯤 소설을 통해
후련하게 털어놔보아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최근 나온 청소년 도서 신간
<10대를 위한 나의 첫 소설 쓰기 수업>(문부일/도서출판 다른/2019.8)을
읽으며 하게 되었다.
P. 115
카타르시스는 독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고민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거나 글로 남길 때 글쓴이의 마음에 쌓여 있던 감정이 사라지면서 후련해진다. 이 감정도 카타르시스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처음 글을 쓸 때 자신의 아픔과 고민을 털어놓는 연습을 많이 한다.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면서 자기 검열에서 벗어나야 자유로운 상태로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방법이 꼭 '소설쓰기'라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빈이의 남자친구인 준우처럼 그림그리기를 좋아한다면, 그림을 그려도 되고
음악을 좋아한다면 음악을 통해서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딱히 자신의 고민을 어떤 방법으로 누구에게 털어놓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림이나 음악은 재능있는 사람들만이 하는 것으로 느껴진다면
연필 또는 키보드, 아니 휴대폰만 있어도 몇줄은 쓸 수 있는 글쓰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쓰기도 재능있는 사람들만 하는 거 아니냐고,
게다가 소설 쓰기는 더욱 그런 거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백일장이나 공모전에서 상 타는 사람들은 늘 정해져 있다고.
하지만 <10대를 위한 나의 첫 소설 쓰기 수업>은 늘 백일장이나
공모전에서 수상을 독차지하는
문학 특기생을 위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글쓰기를 통해 10대가 어떻게 자신의 고민을 후련하게 털어놓고,
그것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지를 실제 수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놓는다.
소설은 그 다음 과정이다. 1부는 진정성 있는 글쓰기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체험하는 과정이라면
2부는 그 경험을 인물, 사건, 배경 등 소설의 3요소를 통해 구체화 시키는 방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