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올덴뉴 26화

[올덴뉴]26편/10대를 위한 소설쓰기작법책과 답사기

10대를 위한 나의 첫 소설쓰기 수업/10대를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by 이야기술사

새책과 헌책을 골라 읽는 주말의 어린이, 청소년 도서 리뷰 No. 26



최근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10대가 주인공인 드라마를 보았다.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이성 교제와 성적 스트레스, 성 정체성 고민, 가정 폭력, 부모의 불화 등 각자 저마다의 고민으로 성장통을 앓고 있었다. 특히 드라마의 주인공인 수빈(김향기)은 극성 헬리콥터 맘의 반대로 남자친구와도 몰래 만나야만 하는 처지다.

이미지 출처 :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 홈페이지 (http://tv.jtbc.joins.com/cast/pr10011069)


수빈이를 보니 얼마전 읽은 책이 떠올랐다. 그 책에는 어떤 학생이 몇 편의 소설을 썼는데

공통적인 특징이 자녀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일명, 헬리콥터 맘 같은 엄마가 등장하더란 것이다.

그것을 지적하기 전까지는 그 여학생은 자신의 작품에 똑같은 엄마가 나온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만약, 수빈이가 자신의 이런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아마 수빈이의 소설에도 남자친구와 자신을 떼어놓으려고 학교 담임 선생님에게 찾아가고,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위해 보디가드 언니까지 붙여놓은 무서운 엄마가 나오지 않을까?


극중에서 수빈이의 꿈은 소설가가 아니므로,

아마 수빈이가 소설을 쓸 일은 없겠지만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빠를 만난 남자친구에게

위로의 손편지를 쓰는 걸 보면

글쓰기에도 어느 정도 흥미가 있을 것 같긴 하지만)


만약 수빈이와 같은 처지의 학생이 있다면 자신의 고민을 한번쯤 소설을 통해

후련하게 털어놔보아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최근 나온 청소년 도서 신간

<10대를 위한 나의 첫 소설 쓰기 수업>(문부일/도서출판 다른/2019.8)을

읽으며 하게 되었다.


P. 115

카타르시스는 독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고민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거나 글로 남길 때 글쓴이의 마음에 쌓여 있던 감정이 사라지면서 후련해진다. 이 감정도 카타르시스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처음 글을 쓸 때 자신의 아픔과 고민을 털어놓는 연습을 많이 한다.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면서 자기 검열에서 벗어나야 자유로운 상태로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방법이 꼭 '소설쓰기'라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빈이의 남자친구인 준우처럼 그림그리기를 좋아한다면, 그림을 그려도 되고

음악을 좋아한다면 음악을 통해서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딱히 자신의 고민을 어떤 방법으로 누구에게 털어놓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림이나 음악은 재능있는 사람들만이 하는 것으로 느껴진다면

연필 또는 키보드, 아니 휴대폰만 있어도 몇줄은 쓸 수 있는 글쓰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쓰기도 재능있는 사람들만 하는 거 아니냐고,

게다가 소설 쓰기는 더욱 그런 거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백일장이나 공모전에서 상 타는 사람들은 늘 정해져 있다고.


하지만 <10대를 위한 나의 첫 소설 쓰기 수업>은 늘 백일장이나

공모전에서 수상을 독차지하는

문학 특기생을 위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글쓰기를 통해 10대가 어떻게 자신의 고민을 후련하게 털어놓고,

그것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지를 실제 수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놓는다.

소설은 그 다음 과정이다. 1부는 진정성 있는 글쓰기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체험하는 과정이라면

2부는 그 경험을 인물, 사건, 배경 등 소설의 3요소를 통해 구체화 시키는 방법을 알려준다.




<10대를 위한 나의 첫 소설 쓰기 수업>이

미래의 '소설가'를 위한 책이라면

<10대를 위한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

(원작 유홍준, 글 김경후/창비/2019년 5월)

미래의 '저술가'를 위한 책이다.


머리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이렇게 계속 이어지면서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답사기에 대한 요청이 많았습니다.

사실 이 책에는 전문 용어도 많이 나오고

논문처럼 딱딱한 곳도 적지 않아

어린이와 청소년이 접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답사기를 펴내는 일은

미술사가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중략)

이런 요구에 응하여 펴내는 것이

<10대를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입니다.

어린이, 청소년, 젊은이라는 애매한 연령층이 아니라

'10대'로 삼은 것도 독자층을 명확히 하려는 뜻입니다.

(중략)

아울러 이 책이 부디 우리 시대 '10대들'에게 많은 감명을 주어

이 책을 읽은 '10대'가 나중에는 그 뒤를 이은

'10대'들을 위한 훌륭한 저술가로 성장하기를 기원합니다.

- 2019년 봄 유홍준


<10대를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머리말에서 원작자인 유홍준은

이 책을 왜 펴내게 되었는가에 대해 위와 같이 말한다.

최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

(유홍준/창비/초판 35쇄 1997년 7월)와

<10대를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신라 경주> 편을 번갈아 읽었는데,


원작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왜 당대의 베스트셀러였으며,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인지를 알게 해주었고


올해 봄에 나온 10대 버전은,

내가 현장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거나

나에게 청소년 자녀가 있다면 추천해주고 싶을 정도로

가독성이 뛰어난 책이었다.



P. 153 ~155 (10대를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中)


일본으로 건너간 불국사 사리탑이 어디에 놓였는지 아세요?

이 아름다운 문화재가 도쿄 우에노 공원 근처 식당의 정원에 있었다고 해요.

(중략)

모욕을 당한 건 사리탑 하나뿐이 아니었습니다.

다보탑의 네 기단 귀퉁이에는

돌사자가 놓여 있었는데

네마리 중 지금은 한 마리밖에 남지 않았어요.

원래 불교에서 사자상은 석등이나 탑을 지키기 위한 경호원 같은 존재예요.

동물의 왕인 사자가 석등이나 탑을 지킨다는 걸

보여주면 종교적 위엄도 한결 높아져요.

천년이 넘게 한 자리에서

다보탑을 지키던 돌사자를 누가 훔쳐갔는지,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아직 모른답니다.


P.254~P.25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 中)


그런데 다보탑의 돌사자 나머지 한 쌍 중 비교적 상태가 좋은 것이

또 도난 당하고 마는데 그것은 또 언제 사라진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 이 돌사자의 도둑은 광학부도를 반출해갔던 개성의 일본인으로

추정하는 분과 1909년 초도순시차 경주에 왔던 소네 통감이

석불사의 대리석 소탑을 훔쳐갈 때 함께 가져간 것으로 보는 분이 있다.


(중략)


아무튼 지금 다보탑에 남아있는 돌사자는

얼굴에 난 상처 덕분에제자리를 지키게 됐다. 굽은 소나무가 무덤을 지키고,

쓸모없는 갯버들이 고목이 되어 정자나무가 된 격이다.


특히 청소년 버전은 곳곳에내용에 맞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삽입에 되어 있어,

더욱 이해가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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