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 이 리뷰는 소설집 <바람의 사자들>의 주요 내용 및 결말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이제, 곧 여름 휴가 시즌이다.
여름 휴가 준비로 고민하다, 집어들게 된 소설, <바람의 사자들>
<싱커>로 제3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배미주 작가의 소설집(창비청소년 문학 74)이다.
<바람의 사자들>은 고대의 비단길,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세편의 이야기가 묶여있다.
첫번째 작품인 '이자야의 구슬'은 지금의 인도네시아 섬에서 태어나 자란 소년 '이자야'가 신라의 서라벌까지
오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어느 날 유리 공방에 갔다가 영롱한 유리구슬의 빛깔에 매료돼 유리 장인이 되기로 결심한 이자야. 타고난 재주로 장인을 뛰어넘은 기술을 익히게 된 이자야는 신라로 가게 된다.
태평양과 인도양 사이에 인도차이나 반도와 수많은 섬 들로 이루어진 동남아시아는 예부터 수많은 나라들이 명멸을 거듭해 온 곳이다. 늘 무덥고 비가 많이 오는 데다 밀림이 우거져서 농사짓기에 쉬운 땅은 아니었다. 그래서 큰 강과 바닷길을 따라 일찍부터 교역이 발달했다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철 따라 방향이 바뀌는 계절풍의 도움을 받아 좀 더 먼바다까지
배를 타고 나갔다.
이미 기원전 200년경부터 이미 기원전 200년경부터 해안선을 따라 인도와 중국 대륙을 배로 오갔다고 한다. 중요한 교역 항 부근의 섬들에는 차츰 장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도 생겨났다. 동자와(자바섬) 섬의 한 마을에서는 지금도 고대와 같은 기법으로 유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사람 얼굴과 새, 꽃 등이 그려진 신라 구슬의 제작 방식은 이집트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발견된 것들과 동일하다고 한다. 작가는 이 작은 단서를 토대로 인도네시아 출신 유리 장인 이자야를 창조했다.
두 번째 소설 <사마르칸트의 제지장>은 고구려 출신으로 당나라를 거쳐 사마르칸트에 오게 된 소년 '모루'의 이야기를 그린다. 모루는 숱한 위기를 겪지만, 남다른 기지와 용기로 이겨내고 마침내 제지장의 자리에 오른다.
세 번째 소설 <감보와 알지>는 중국 한나라 무제 시대를 배경으로 서역 원정대를 이끈 열여섯 살 소년 '감보'의 이야기다. 감보는 원정길에서 흉노족에게 사로잡히는데, 그곳에서 고조선에서 온 소녀 '알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기원전 139년, 한나라 황제 무제는 월지를 나라를 찾아 먼 서쪽으로 원정대를 보냈다.
월지와 힘을 함쳐 흉노를 정벌하려는 목적이었다. 원정대를 이끌었던 장건의 이름은
후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지만 그의 벗이었던 감보에 대해선 전해진 기록이거의 없다.
나는 이 세 편의 소설중에서, 마지막 수록작인 <감보와 알지>를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
마치, 드라마 <주몽>의 청소년 버전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는데,
바투르는 이 소설의 주연인 알지보다 매력적인 서브남으로 느껴졌다.
나는 알지랑 바투르랑 잘 되었으면 했지만,
결국 감보의 아이를 가진 알지와 바투르가
혼인하게 된다는 걸 에필로그를 통해 알았다.
바투르가 한나라와의 전투에서 전사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땐 슬펐다.
중앙아시아의 서쪽 끝에서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초원,바다, 사막을 넘나들며 비단 길 위에서 펼쳐지는 꿈, 자유, 사랑을 키워드로 한 세 편의 모험담은 책장을 덮을 때까지, 그들과 같은 시공간에 있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언젠가는 <바람의 사자들>의 배경이 되었던 곳으로 휴가를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