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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희 Jan 27. 2019

'제로 라인'을 올리는 일

운영 업무에 대한 나름의 정의(2)

1.

앞선 글에서 운영 업무를 당연한 것을 계속 당연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 보자면, 운영은 더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이걸 '제로 라인을 올리는 일'이라고 부른다.


2.

하던 대로 계속하면 현상 유지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만들어진 매뉴얼대로 쳇바퀴 돌듯이 일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원래 하던 대로 했는데.."라고 말하고 싶을 때마다 기억해야 할  있다. 그 '원래'는 벌써 '과거'가 되어버렸다는 것. 끊임없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에 맞춰 매뉴얼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그래야 현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운영이 어렵다. '현재'가 계속 바뀌니까. '현재'가 바뀐다는 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내가 속한 회사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변한다는 뜻이다. 그 변화를 빠르게 캐치하고 물흐르듯이 맞춰야 한다.


3.

그리고 당황스럽겠지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금방 개선된 것들을 당연하다고 여기기 시작한다. 더 좋은 집으로 이사 갔을 때, 더 좋은 휴대폰을 쓰게 되었을 때, 더 좋은 옷을 입게 되었을 때를 떠올려보라. 처음에는 너무 신기하고 너무 좋다고 느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해지고, 더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게 되며, 그 모든 것이 당연해진다.


심지어 사람들은 생각보다 금방 또 다른 불편함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끊임없이 '지금보다 더' 좋은 경험을 원한다. 그렇다고 "예전보다 나아졌는데, 욕심이 끝이 없네"라며 그들을 탓하긴 어렵다. 그 말은 "요즘 폰이 옛날에 쓰던 피처폰에 비하면 얼마나 좋아졌는데 뭘 또 더 좋은 폰이 필요냐"는 말과 비슷하지 않나.

 

하여 서비스 운영자에게는

당연하지 않았던 것들을 당연하게 만드는 역량이 필요하다.

더 많은 것들을 쳇바퀴 속에 집어넣고 돌리는 힘 말이다.


그렇게 서비스의 제로 라인은 끊임없이 올라간다.


#당연함보다감사함을느끼는고객이있다면 #그는천사이니잘해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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