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희 Sep 06. 2020

인터뷰 전, 나에게 던져봐야 할 4가지 질문

이번엔 고객사 인터뷰를 해야 하는 친구가 인터뷰 방법을 물어봤다.

나에게 그동안 쌓인 인터뷰 노하우가 있다면 다 털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앉은 자리. 거기서 내가 털어 낸 말들을 정리해 본다.


게으른 나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질문



인터뷰 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 좋은 4가지 질문  


Q1. 이 인터뷰 왜 하는 거예요?


인터뷰를 하기로 정하게 된 이유가 중요하다. 그럴듯한 이유보다는 솔직한 이유를 찾는 것이 포인트. 예를 들어 취미로 하는 인터뷰의 경우 ‘이 사람이 매력적이라 좀 더 알고 싶어서’라든지 ‘이런 자리를 만들지 않으면 깊은 속마음을 듣기가 어려워서’라든지. 솔직하면 솔직할수록 목적은 더 명확해진다.


취미가 아니라 일로 진행하는 인터뷰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사용 후기를 통해 우리 제품/서비스를 자랑하고 싶은 건지, 고객의 솔직한 찐피드백이 필요한 건지, 연사가 강연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맛보기로 보여주고 싶은 건지, 인터뷰이를 브랜딩 해주고 싶은 건지 등. 목적이 명확할수록 질문하는 사람도, 답변하는 사람도 좋다.


목적이 명확해야 질문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뽑힌다. 질문이 이리저리 갈피를 못 잡으면 당연히 답변도 갈피를 못 잡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맥락을 가진 이야기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이 인터뷰 왜 하는 거지?’라는 질문에 솔직하게 답해보자.


1-1. 솔직해도 되나 걱정된다면

예전에 인터뷰이의 눈치를 보느라 나의 니즈를 명확히 말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인터뷰를 요청한 내가 방황하니, 더욱 당황스러워하던 인터뷰이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 돌아보니 괜한 눈치였다. 나의 니즈를 먼저 명확히 전달한 다음, 혹시 상대방에게 무리한 요구를 한 거였다면 조율해 나가면 되었을 것을.


Tip  

a. 인터뷰이가 너무 바쁜 분일 때
- 서면, 전화, 대면 중 상대방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를 꼭 만나서 진행해야 하는 건 아니다. 어떤 사람은 글이 빠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말이 빠를 수도 있다. 상대방이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

b. 인터뷰이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을 때
- 사람들은 30분 내의 짧은 시간은 기꺼이 내어준다. 특히 고객, 연사 등 연결고리가 있는 사람일 경우 더욱 그렇다. 짧은 인터뷰를 준비해보자.
- 인터뷰이의 회사나 하는 일을 소개하는 질문을 넣는다. 대부분 본인이 하는 일을 알리고 싶은 니즈는 있다.(간혹 숨기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으니 체크 필수)
- 아무리 생각해도 나만 도움을 받는 거라면 차라리 확실히 도움을 받는 게 낫다. 인터뷰이의 브랜딩을 해줄 수 있는 게 아닌데 그것까지 신경 쓰다가 이도 저도 아닌 인터뷰가 나올 수 있다. 입장을 바꿔봤을 때 이도 저도 아닌 것보다 이왕 돕는 거 확실히 돕는 게 낫지 않은가. 그 도움은 나중에 다른 기회로 갚자ㅋㅋ   


Q2. 어떤 톤 앤 매너로 쓸 거예요?


웃기고 솔직한 인터뷰, 따뜻하고 응원하는 인터뷰, 정보 위주의 프로페셔널한 인터뷰..

어떤 톤 앤 매너이냐에 따라 인터뷰의 내용이 달라진다.


대답하는 사람이 가진 색도 있지만, 질문하는 사람의 색도 있기 때문.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나오는 기쁨이가 질문하느냐, 슬픔이나 질문하느냐에 따라 같은 주제여도 아주 다른 인터뷰 내용이 나올 수 있다.


그러니 나는 어떤 느낌의 글을 쓰고 싶은지, 우리 회사는 어떤 브랜드를 추구하는지를 파악한 다음 질문지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인터뷰 톤 앤 매너의 차이를 느껴 보고 싶다면, 아래 인터뷰를 읽어보자.

ㅍㅍㅅㅅ인터뷰

사소한인터뷰


빙봉빙봉


Q3. 고객사가 어떤 곳이에요? 인터뷰이는 거기서 어떤 일을 해요?


인터뷰이에 대해 공부한다. 인터뷰이가 다니는 회사, 속한 팀, 하는 일에 대해 최대한 알아본다. 가능하다면 인터뷰이의 소셜 주소를 찾아보는 걸 추천한다. 글을 좀 쓰시는 분이라면 블로그도 미리 읽어보면 좋다. 기존에 진행한 인터뷰가 있는지 검색해보는 것도 좋음!


소셜, 블로그, 인터뷰 글 모두 없는 분이라면 주변에 인터뷰이를 아는 분이 있는지 찾아본다. 그도 마땅치 않다면 사전 인터뷰를 짧게 진행해서 기본 정보를 파악한 다음, 본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어떤 식으로든 정보를 알고 가야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하는지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맥락을 잘 이해해야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가끔 단답으로 대답하는 인터뷰이들이 있는데, 그때 식은땀 흘리지 않고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려면 뭐라도 알아야 한다.



Q4. 인터뷰이는 어떤 매력을 가진 사람이에요?


개인의 매력이 드러날수록 인터뷰의 매력도 올라간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고유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 매력은 메시지에 묻어나기도 하고 어투에 묻어나기도 하는데, 그런 포인트를 잘 살린 인터뷰가 좋은 인터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터뷰이가 어떤 매력을 가진 사람인지 관찰하고, 그 매력을 이끌어내려 한다. 보통 편하고 호감이 있을 때 그런 매력이 나오곤 하니까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인터뷰 장소, 음식,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 인터뷰어의 매력..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그 노오력에 포함된다.


글로 옮길 때는 인터뷰이의 말투를 살리는 경우가 많다. 그가 가진 색과 느낌을 그대로 담고 싶어서. 물론 프로페셔널한 톤 앤 매너가 필요할 땐 문장을 깔끔하게 다듬을 때도 있지만, 그 사람이 고른 단어, 표현은 되도록 바꾸지 않으려 한다.



그 외 친구가 물어본 것들


Q. 인터뷰 당일엔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하나요?  

음료나 간식을 준비한다. 빈손으로 시작하면 처음 시작할 때 뻘쭘함. 뻘쭘은 뻘쭘을 낳고...(;ㅁ;)

몇분동안 인터뷰가 진행될지, 이 인터뷰의 목적은 무엇인지, 질문은 몇 개고 대략 어떤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시작 전 공유하면 좋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준비한 질문만 하기보다 답변을 들으면서 생각나는 질문들을 던지는 것도 좋다. 더 깊이 있는 질문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글을 쓰다 문득, 사람들과 마주 보고 앉아 깊은 이야기를 나눈 지 너무 오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라는 게 긴장이 되면서도 참 재밌었는데. 한 사람의 매력적인 이야기에 폭 빠져서 덕질하는 게 나의 유일한 취미였는데, 그걸 못해서 요즘 이렇게 무료한가 싶다. 얼른 코로나도 잠잠해지고 내 체력도 좀 좋아지고 해서 다시 뽈뽈거리고 인터뷰하고 다니고 싶다!

#인생대노잼시기

작가의 이전글 취미로 인터뷰를 해보고 싶은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