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시작한 지 벌써 햇수로 10년 차가 되어간다. 분명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고민은 이상하게 제자리걸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여전히 내가 뭘 잘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앞으론 뭘 해야 할지 답 없는 고민들을 계속 한다. 달라진 게 하나 있다면 내가 방황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아졌다는 것뿐인듯하다.
'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 생각에 잠기다 문득 떠오른 얼굴이 있었다. 근 1년간 일과 삶 모두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사람. 스타트업 창업팀 합류, MBA 입학, 책 출간 그리고 암 수술까지 큰 일들을 한꺼번에 겪어내면서도 늘 의연한 언니.
궁금한 걸 다 물어보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것 같아 이번에는 언니의 진로 고민과 새로운 도전에 대해 들어 보기로 했다.
자기소개와 함께 인터뷰를 시작해 볼까요?
이름은 김선미이고요. 착할 선, 아름다울 미. 좋은 건 다 들어있어요.(웃음)
최근에 ‘우피’라는 회사에 공동창업자로 합류해서, ‘연희동 산책’이라는 신규 서비스를 만들고 있어요. 그간 본업을 하며 우피팀의 일을 함께 하다가 올 9월부터 공동창업자로 온전히 합류하게 되었어요.
<사소한인터뷰>의 공식 질문이 있어요. 당신을 한 마디 혹은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나는 한가하다”
- 한가한 공동창업자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군요.(웃음) 왜 이 문장이 선미 님을 잘 표현하는 건지 차차 알아가보도록 합시다.
창업하기 전에 오랜 커리어 고민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지금 돌아보면 어떤 점이 가장 고민되었나요?
직장이라는 걸 처음 다니기 시작하며 깨달았어요. ‘이건 아니야. 뭔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건 아니야.’(웃음) 그 생각이 들고부터 내적으로는 많이 방황했는데, 밖으로 드러내진 않아서 다른 사람은 제가 방황한 지 모를 수도 있어요.
‘내가 뭘 잘하지? 뭘 좋아하지?’
사실 이 고민은 10년짜리 고민이에요. 일을 시작하고부터 쭉 해온 고민이죠.
개발 업계는 유독 천재가 많아요. 어떤 영화에서 본 것 같은, 머리도 안 감고 코딩하는 게 너무 즐거워서 밤새 뭔가를 만들어내면 행복해하는 천재 개발자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실제로 많아요. 저는 그렇진 않다는 걸 일찍 깨달았어요. 나와는 다른 개발자들을 보며 ‘이건 내 길이 아닌가 봐’라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더라고요.
그럼에도 개발 커리어를 계속 쌓아올 수 있었던 동력이 있을 것 같아요.
막상 하면 재밌어요.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렇게까지 싫지도 않고요. 사람들이 일하기 전에 ‘아 진짜 너무 하기 싫다’라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잖아요. 저는 개발 일이 그렇게 안 맞거나 싫진 않았어요. 물론 좋다는 뜻은 아니에요.(웃음)
개발 업계, IT 업계도 마음에 들어요. 다른 업계에 대한 편견일 수도 있지만 IT 업계가 더 합리적이고 수평적인 것 같아요. 권위나 경력, 지위에 의존하거나 휘둘리는 것이 덜한 업계인 것 같아요. 일부 업계에서는 “내가 예전에 해봤는데 이랬어”, “내 생각엔 이게 될 것 같아”라며 말로 뭉개는 게 가능하고 그에 대한 실제 결과를 보기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리잖아요. 개발은 장애 나면 바로 끝이에요. 누가 아무리 맞다고 주장해도 장애 나면 끝이고, 풋내기라도 장애 안 나면 잘한 거죠. 그렇다 보니 사람들이 자존심을 덜 내세우는 것 같아요. 상대가 맞을 수도 있고 내가 틀릴 수도 있으니 서로 협조·협력하는 분위기예요.
세계적으로 잘나가는 회사가 어디냐 물으면 보통 FANG(Facebook, Amazon, Netflix, Google)을 이야기하는데, 다 IT 회사잖아요. 성공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라는 점도 한몫 했을 거라고 봐요.
무엇보다 개발자들, 귀엽잖아요.(웃음) 이렇게 순수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없어요. 복잡하게 머리 쓰지 않고 사실 그대로 말하는 것도 좋고요.
- 코드로 말할 수 없는 ‘맥락’ 같은 건 없죠.(웃음)
맞아요. 컴퓨터가 진짜 정직한 애라서, 얘를 다루려면 내가 진짜 정직해져야 돼요.
- 컴퓨터한테는 대충 에둘러 말할 수가 없군요. “유 노(you know)?” 이런 거 안 되는군요.
“내 말 알지?”같은 건 안 돼요. 그럼 “네 말이 뭔지 말해줘”라고 할 거예요.(웃음)
- 진짜 그렇네요.
개발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 그냥 이 업계가 좋아서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하는 게 아니니 분위기가 얼마나 좋겠어요.
여러 좋은 점에도 불구하고 10년간 고민했던 이유들을 다시 따라가 볼게요.
‘천재적인 개발자는 아닌 것 같은데, 그럼 어떤 캐릭터를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일하면서 제가 자연스럽게 자주 있게 되는 위치를 생각해 보니 개발자들 사이, 개발자와 기획자 사이, 이 팀과 저 팀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더라고요. 그렇다면 나는 반머신-반휴먼이구나 싶었죠.(웃음) ‘이게 내 강점이라 치고 좀 더 키워보자’라는 마음으로 4년 정도 첫 직장에 계속 다녔어요.
그럼에도 계속 뭔가 불안한 거예요. 여기서 오래 일하면 이 회사 일은 잘할 거 같은데, 밖에 나가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될까 봐요. 그래서 한때 ‘천재성’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천재는 대기업이라는 껍질을 벗어도 별 타격이 없으니까요. 스스로 천재 쪽이 아닌 걸 알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껍질만 비대해지는 것 같아서 두렵더라고요.
다음 직장은 작은 회사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껍질이 얇아서 약간 발가벗은 느낌으로(웃음) 내 실력 그대로 부딪혀 볼 수 있는 곳,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해볼 수 있는 회사를 찾았어요.
이후 두 번 정도 이직을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여러 번의 이직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나요?
1년 전 건강검진을 하다가 갑상선암이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어요. 급히 수술을 했죠. 다행히 잘 회복했지만 일상 속에서 피곤함을 더 자주, 쉽게 느끼게 됐어요. 피곤하지 않은 시간이 짧아지니, 시간이 되게 귀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고민이 다시 시작됐어요.
소중한 시간을 내가 ‘조금’ 좋아하는 걸로 채우는 게 아까워졌어요. 예를 들어 제가 지금 맨 얼굴이잖아요. 화장을 안 하거든요. 그런 제가 첫 회사, 두 번째 회사 모두 화장품 회사에 다녔어요. 이제는 제 시간을 최고로 좋아하는 걸로 채우고 싶어졌죠.
어쩌면 저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는 것을요.
- 오 드디어 최선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죠! 그동안 저는 차선맨이었죠.(웃음)
- 결국 최선을 찾아야 최선을 찾을 수 있나 봐요. '차선을 고르다 보면 언젠가 최선이 나타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할 때도 있었거든요.
맞아요. 차선을 고르면 계속 찜찜해요. 일을 하기 싫을 때마다 ‘뭔가 더 좋은 게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떠올라요.
최고로 좋은 걸 할 때는 그게 최고로 좋은지 모를 수도 있거든요? 근데 두 번째로 좋은 걸 하고 있을 때는 더 좋은 게 분명히 있다는 걸 알아요.
- 그럼 최선의 상태는 별 의문이 들지 않을 때일까요?
네. 만족스러운 상태, ‘더 좋은 게 있지 않을까?’라는 걸 갈구하지 않는 상태요.
지금 선미 님의 소중한 시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우피팀에 대해서도 듣고 싶어요. 우피라는 회사는 어떻게 알게 되었어요?
우피는 두 번째 회사에서 만난 CTO가 창업한 회사예요. 각자 다른 회사로 간 후에도 계속 인연을 유지하고 있었고,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다시 같이 일해보자는 얘기를 종종 했죠. 그런 마음이 있다 보니 우피를 창업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연스레 본업을 하며 일을 함께 도왔어요.
- 그러다 어떻게 공동 창업자로 합류하게 되었어요?
마침 우피팀도 첫 프로젝트를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두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누던 참이었어요. 첫 프로젝트는 우리가 잘하는 걸 했다면, 이번엔 하고 싶은 걸 해보자고 의견이 모아졌죠. 각자 하고 싶은 게 뭔지 치열하게 토론하는 기간을 3달 정도 가졌어요. 리더가 혼자 정하는 게 아니라 팀과 함께 탐구를 했어요. 사실 중학교 때 해야 하는 이야기인데, 20년 뒤에야 하기 시작한 거죠 뭐.(웃음)
그러다 나온 팀의 결론이 ‘중년 something’이었어요. 중년의 행복한 삶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 보자는 방향이었죠.
창업이라는 게 어떤 강력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중년의 행복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마음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부모님을 너무 사랑해서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과 귀찮고 부담스러운 마음. 두 가지 마음이 반복되니까 죄책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자식은 부모의 희생을 바탕으로 어른이 되지만, 받은 걸 그대로 부모님께 돌려드릴 수는 없는 것 같거든요. 이 딜레마를 해소하고 싶었어요. 더 정확히는 이 딜레마를 겪는 사람들의 고민을 줄여주고 싶어요.
잘해주고 싶지만 부담스러운 마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부모님과 외식을 하면 매번 갈비, 고깃집, 장어 같은 걸 먹으러 가게 돼요. 좀 특별한 날이다 싶으면 “백숙 먹으러 가자”, “오리백숙 먹을까? 닭백숙 먹을까?” 정도고요. 익숙한 패턴이죠?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면 세상에 맛집이 정말 많잖아요. 한정식만 해도 식당마다 느낌이 다르고요.
그래서 돈을 벌기 시작하고부터 제가 이른바 ‘효도 게임’에 빠졌어요. 부모님 모시고 재밌는 레스토랑도 많이 다니고 아빠에게는 펌이라는 헤어의 신세계를, 엄마에게는 피부 미용의 신세계를 맛보게 해드렸죠.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저에게 새로운 경험을 시켜주고 박수치며 좋아하셨던 것처럼, 이제는 제가 반대의 입장이 되어 그 감정을 느끼고 있더라고요.
다만 이 게임에서 주의할 점은 한 번 시작하면 끝내기가 어렵다는 거예요.(웃음) 언젠가부터 새로운 곳에 데려가 주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기다리시더라고요. 제가 여유로울 때는 상관없는데 바쁘거나 심리적으로 수세에 몰려있을 때는 부담스러워지곤 했어요.
- 요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 같아요.
제가 부모님에게 경험하게 해드렸더니 좋아하셨던 것들을 다른 부모님께도 제안해 보고 싶어요. 우리 부모님에게는 욕심과 기대가 지나치게 섞여서 답답할 수 있지만 다른 부모님께는 아니니까요.
이를 위해 여러 실험들을 해보는 단계예요. 정말 극 초기 단계여서 아직 실제로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많지 않네요. 아, 첫 시도로 4050 여성분들과 요가를 함께 해보기로 했어요! 저희 고객분들을 ‘연희씨’라고 부르는데, 혹시 주변에 ‘연희씨’로 추정되는 분이 계시면 소개 좀 해주세요.
앞으로 운동뿐 아니라 커뮤니티, 직업, 교육 등 다양한 키워드를 복합적으로 다뤄보고 싶어요. ‘연희씨’가 오랜 시간 가족들 돌보느라 미뤄 뒀던 것들에 다시 욕심내고 실행하면서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요.
창업의 길에 뛰어들기 전, 고민의 과정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말이 있나요?
조언을 구하려 만나면 본인 얘기해주느라 정신없는 경우도 많잖아요. 제가 만났던 분들은 질문을 많이 해줬고, 그게 진짜 감사했어요.
좋은 질문들 덕분에 ‘내가 고민하는 이유는, 별로 능력이 없는 사람인 걸 알게 될까 봐 두려워서였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내 역량을 최대치로 써보고 싶어서 달려들었는데 잘 안됐을 때, 실패를 직면하는 게 두려웠던 것 같아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3가지 정도인 것 같아요.
1. 빨리 해보고, 빨리 깨닫는다.(성과를 보거나 포기한다)
2. 확신이 생길 때까지 나를 연마하면서 기다린다.
3. 열망을 접는다.
이 중 2번은 제가 지금까지 계속 하던 거잖아요. 계속 차선을 취하면서 내 역량이 완성된 것 같을 때 최고의 선택을 한다, 이건 10년 동안 해봤는데 실패한 일이니까 다시 하면 안 되는 거죠.
3번은 아팠던 이후로 열망이 다시 생겨버려서 선택지에서 사라졌고요.
그래서 이번엔 빨리 해보고 빨리 결과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내가 관심 있고 가치를 두는 일을 하는 회사를 찾는 것 자체도 어려운 일이잖아요. 우피팀의 새로운 프로젝트는 같이 만든 것이다 보니 초기 세팅부터 저에게 최적화되어 있는 거예요.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새로 기획하는 서비스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하나 궁금해졌어요. 선미 님은 어떤 중년이 되고 싶나요?
'여유로운' 중년요.
여기서 여유는,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좀 더 좋은 가치를 추구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희동산책'을 통해 하고 싶은 것과도 맥락이 이어지는데,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통계청이 발표한 한 조사에 따르면 “당신이 어느 정도 생활 수준을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에 “이 정도면 좋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선택지를 고른 사람이 2.7%밖에 안 되더라고요. 이 말인즉슨, 그 외에는 스스로 잘 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잖아요.
본인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려면 경제적 여유도 물론 필요하지만, 심리적 여유가 있어야 해요. 지금 내 생활을 적당히 잘 운영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어야 하고요. 많은 사람들이 그랬으면 좋겠어요.
지난 인터뷰이가 릴레이 질문을 남겨주었어요.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칭얼거리고 우는 아기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아기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너도 사느라 고생한다. 말도 못 해 갑갑해 죽겠는데 더 울어!!”
다음 인터뷰이에게 남기고 싶은 릴레이 질문은?
“당신의 가장 찌질한 순간은?”
그 질문에 대한 선미님의 답은 뭐예요?
인스타그램에 올린 3분짜리 바이올린 연주 영상, 그거 촬영만 7시간 걸렸어요.(웃음)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날 혼자 집에서 드레스 차려입고 계속 ‘아 또 틀렸다, 다시 해야지’하면서 찍은 거예요. 분명 낮에 촬영을 시작했는데, 끝나니까 밤이 됐더라고요?
- 선미 님의 SNS를 보면 취미도 많고 재미있게 사는 게 느껴져요.
그게 걱정이에요.(웃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제가 하는 게 너무 많아 보이나 봐요. 다들 “뭘 그렇게 많이 하냐"라고 하니까 왠지 줄여야 될 것만 같고 부담스러워요. “선미 너무 바쁘지”라고 하는데, 저 안 바쁘거든요.
개인적으로 ‘바쁘다’처럼 없어 보이는 말이 없는 것 같아요. 여유가 없어 보이잖아요. 저는 한량처럼 보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맨날 한량 같은 모습만 SNS에 올리는 거예요.
물론 사람이 바쁠 순 있고, 저도 바쁠 때가 있죠. 다만 그걸 굳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진 않아요. 그럼 ‘저 사람은 나에게 내줄 시간이 없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고 들어갈 틈이 안 느껴지니까요. 저는 언제나 돼요. 안 바빠요.
"바쁘다처럼 없어 보이는 말이 없어요."
늘 바쁜 나를 되돌아 보게 만든 말이었다. 그리고 바쁨보다 멋진 여유로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언니가 동경하는 '여유'는 정확히 어떤 모습일까.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마음의 상태.
또는 대범하고 너그럽게 일을 처리하는 마음의 상태.'
더 잘 이해하고 싶어 사전을 찾아 보다 '여유가 있으면 대범해질 수 있구나, 이런 게 진짜 여유라면 언니와 정말 잘 어울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탐색하는 느긋함, 탐색하는 나를 두고 봐주는 너그러움. 그런 여유가 언니에게 있으니.
이제는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여유를 경험했으면 하는 마음. 거기까지가 지금 언니의 여유가 가닿는 곳이 아닐까.
애쓰지 않아도 언니는 언제나 느긋하고 차분하지만, 대범하고 너그러웠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