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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라면 Aug 12. 2019

고통받고 있는 신입사원들에게

바쁜 사수는 알려주지 않는 일 잘해 보이는 신입사원 꼼수 대방출

 하기 글은 2018년 9월 경, 페이스북 커뮤니티 '일 못하는 사람 유니온'에 업로드한 <일 못하는 후임이 있다면?>의 달린 댓글들 글을 참고해 후속으로 쓴 시리즈 글입니다.  이 글을 먼저 읽으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자고 일어나니 많은 분들이 좋아요를 눌러주셔서 깜짝 놀랐네요. 어떤 분께서 본인은 정말 열심히 가르쳤는데 못 따라오는 후임 이야기를 하시면서 그것도 본인 탓이냐고 물어보셨는데, 본인 탓 아니에요.


 그분께도 메시지 드렸지만 지금 제일 답답하고 힘든 사람은 본인도 아니고 그 후임일 거라고- 조금만 시간을 줘보라고 했습니다.


 <일 못하는 후임이 있다면?>은 세상의 모든 일못 후임을 두둔하기 위해 쓴 글은 아닙니다. 저도 노답 후임이었던 적도 있었고, 반대로 저도 답이 없는 후임을 본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느 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시키는 일도 못 쳐내서 빌빌거리고 있던 내가, 지금 어떤 사람을 미워하는데 엄청난 에너지를 쏟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어쩌면 그 글은 제 스스로가 살아남기 위한 방법인 글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일못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의 상사분께는 죄송하지만 그 당시엔 제가 뭘 잘못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으니까요. 근데 이제는 그때의 제 상사가 이해가 갑니다. 그 바쁜 사람들이 날 가르칠 시간이 있었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일못(일 못하는 사람)시절이 못 견디게 싫었어서 칼을 갈며 일잘(일 잘하는 사람)로 거듭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해야 할 일에 대해 오답노트 적듯 하나하나 적었습니다. 그 결과, 그래도 일 못한다는 소리는 안 듣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웃기지만 그것도 노하우라고 경험치가 쌓였고, 오늘도 어디선가 고통받고 있을 신입사원이 있다면 노하우를 나눠주고 싶어 이렇게 다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프리한 말투를 가진 꼰대같은 끔찍한 혼종일 수도 있습니다만,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질문해주세요. 서론이 길었네요. 자- 그럼 이제 시작합니다.



> 묻는다. 무조건 모르면 묻는다. 웃으면서 묻는다.
 일못의 대부분은 묻지 않음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저 사람 졸라 바빠 보이는데 내가 물으면 짜증 내는 거 아니야?' 하고 묻는 행위 자체를 두려워하면 영원히 일못으로 살아가거나 아니면 본인이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으며 체득하게 됩니다. 선택은 본인의 몫입니다. 부끄러운 거, 조금 혼날 거 감수하고 물어보고 쉽고 빨리 가던가- 아 난 그건 죽어도 못하겠다. 저 인간한테 물어보느니 그낭 내가 알아서 헤쳐나가야지. 하고 자존심 세우고 느리고 힘들게 가던가. 둘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저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후자의 경우엔 상사나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을 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어봤는데도 안 알려주면 쌍노무ㅅㄲ라고 욕해도 되지만, 물어보지도 않고 쌍노무ㅅㄲ라고 욕하는 건 안됩니다. 물어보지도 않고 안 알려 준다고 저 사람을 마음대로 나쁜 놈으로 생각하는 건 건 매우 비겁하고 심지어 폭력적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라서 알려주지 않습니다. 왜냐면 학교에서 선생님, 교수님의 주 업무는 돈 받고 "가르쳐주는 일"이고, 내 상사나 회사 팀원들은 그게 주 업무가 아니거든요. 그들은 돈 받고 그들의 할 일을 하기에도 바쁘겠죠. 그러니까 안 알려주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물었는데도 안 알려주면
그건, 문제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물어보세요. 웃으면서. 상사가 아무리 미친놈여도 웃으면서 물어보는 사람을 때리진 않습니다. 미리 겁먹지 마시고, 졸지 말고- 그냥 물어보면 됩니다. 여러분은 프로니까, 프로답게! 물어보면 됩니다. 물었을 때 돌아오는 짜증 또는 귀찮음 같은 부수적인 감정은 걷어내고, 알맹이만 얻어오세요. 그거 별거 아닙니다.



 근데 묻기 전에 내가 알 수 있는 모든 경로에서는 관련된 정보를 우선 찾아봐야 됩니다.(별표)

 중요합니다. 검색 기능을 이용해서 내가 가진 자료들 중 이미 전달받은 것이 있는지 먼저 찾아보고 그다음에 물어봐야 합니다. 그래야 혹시나 모를 상황에 반격(?)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컨트롤+F를 활용하세요. 네이버에 여자 친구랑 데이트 갈 맛집 고르듯 키워드를 잘 설정해서 파일이든, 메일일이든 카톡이든 찾아보란 말입니다. 찾아보지도 않고 물어보는 건 부장님이나 팀장님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신입사원은 폴더와 메일과 팀 단톡 방에서 "검색"해본 후에 물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자료들이 있을걸요?




> 질문은 두괄식으로 짧게. 주어와 목적어를 정확하게 질문하기.

"제가요... 아까 회의 끝나고 회의록 정리하느라...

좀 늦었는데요... 그 주신 자료를 봤는데요... 첨부파일도 봤는데요... 그 자료는 없어가지고요..."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다가 결국에 "그래서 어쩌라고."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나의 바쁘고, 슬픈 사연은 정신없는 상사에게 1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변명같이 들리게 만드는 효과만 있을 뿐이죠. 내 슬프고 억울한 사연은 카톡방에 친구한테 말하고, 상사에게는 그냥 궁금한 것만 짧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대리님,
요청하신 00작업 시작하려고 하는데요,
작년 매출자료를 어디서 구할 수 있을지
알 수 있을까요?



여기서 포인트는 묻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사수가 "감자밭에 감자를 1박스를 캐놔라"라는 요청을 했다면 "감자는 내가 캘 테니, 밭이 어딘지 알려줘."라고 묻는 것입니다. 밭에 가보면 이미 감자를 캐고 있는 분도 계실 수도 있고, 밭 입구에 삽과 박스가 마련되어 있을 경우가 많습니다.


좋지 않은 질문의 예)

"밭이 어딘지 모르겠어요. 밭에 같이 가주세요."

"삽이랑 박스가 어딨는지 모르겠어요..."


조금이라도 일을 시킬 정신이 있는 사수라면 관련해서 정보를 줬을 테고, 그 사수가 "내가 준 파일 또는 메일은 확인했어요?" 하고 나면 그때 본인 상황을 말하세요. 미리 말하지 말고요.


대리님께서 주신 자료도 찾아보고,
클라이언트가 주신 메일을 다 뒤져봤는데 그 자료가 없어서요.


거기에, 살짝 바쁜 것 같으면 "바쁘신데 죄송해요."까지 시전 하면 짜증 낼 상사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 중요 한건 그 자료입니다. "상사가 보내준 파일에 자료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걸 명심하세요.


 질문 문장의 순서를 두괄식으로 말하고 추가 질문이 들어오면 그때 부수적인 내용을 말합니다. 직접 눈을 보고 면대면으로 말하는 게 힘들면 육하원칙으로 질문을 미리 작성해보고 적은 종이를 보고 말해도 됩니다.


> 회사에서 제일 중요한 건 시간 엄수! (+) 안될 것 같으면/못할 것 같으면 빠르게 못하겠다고 말하기!

 다 필요 없고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습니다. 예전 모 카드 회사 논란의 메일에도 나와있었던 내용입니다. (먼산) 여러분의 quality 바라지 않습니다. duedate안에 request 된 work를 submit 해주셔야 합니다. 개소리 같아도 진짜입니다.


 신입사원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꼽으라면 바로 시간 엄수입니다. 보내주기로 한 시간 전에 무조건 보내줍시다. 틀려도 빨리 보여주는 게 낫지, 완벽하게 한답시고 사전 고지도 없이 늦게 보내주는 건 최악입니다. (틀리고 빨리 보내주는 건 차악, 완벽하게 한다고 늦게 보내주는 건 최악)


 만약 상사가 빨리 어떤 일을 해달라고 요청할 경우, 그 시간까지 못하겠으면 제출 기한을 미루는 것도 본인의 몫입니다. 왜냐면 상사는 내 매니저가 아닙니다. 상사는 자기 일을 하지, 신입사원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스케줄이 있는지 1도 모르니까요. 상사가 요청 한 업무는 가급적 바로 확인하시고, 이건 도저히 이 시간까지 못하겠다 싶으면 빨리 말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모르겠다 싶은 것도 빨리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혼자서 못하겠으면 못하겠다고 빨리 말해야 합니다. 신입사원들이 시전 하는 나 자신과의 싸움에 진짜 싸움 나는 꼴을 종종 봤습니다. 그러지 마세요.

> 제출일은 항상 가능한 날 + 하루 더 잡아 말하기 (faet. 본부장님)

 이건 참 꼼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업무경력이 많지 않은 신입사원 나부랭이기 때문에 업무 중 어떤 변수가 터질지 모릅니다. 그래서 항상 제출이 가능할 것 같은 날에서 하루를 더 잡아 말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내가 일을 안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업무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들을 넉넉하게 잡아 자체 수정을 거친 후 제출하기 위함입니다. 가끔 꼰대충 상사들이 "그렇게 오래 걸려?"라고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만, 그럴 땐 그 꼰대충이 물어보지도 못할 만큼의 높은 직위(본부장님, 팀장님, 본사)에서 요청 온 업무가 잡혀있다고 하면 오히려 아닥합니다.




> 제일 좋은 방법은 중간 점검받기

 만약 업무 요청을 한 사람이 실무자 급 (대리, 과장, 차장)이라면 중간 점검을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특히 요청받은 업무가 기획안이라면 책 앞의 목차를 만들 듯 기획안의 순서와 내용을 러프하게 텍스트로 써서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 하고 방향과 내용을 한 번쯤 점검받고 갑니다. "내가 이런 것 까지 봐줘야 하나?" 하고 똥 씹은 표정을 짓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아-네."하고 무시하신 후에 본인이 하고 싶었던 대로 하면 됩니다. 혹시라도 나중에 최종으로 보고받는 사람이 뭐라고 할 때는 "아, 제가 00 대리님께 사전에 한번 보여드리긴 했었는데..."라고 아무것도 몰라요 신입사 원충 코스프레를 하며 머리를 한번 긁적 거려주시면 됩니다.


> 썸남 카톡 읽듯 메일도 잘 읽기.
 갑자기 상사가 무슨 일을 시키는데 도무지 뭔 말을 하는지 모르겠을 때 메일함을 새 로고 침해 보세요. 관련 메일이 와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업무 특성상 사수와 저 두 명이서 페어로 하는 일이어서 내 일만 잘하는 것보다 사수와 호흡이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과한 비유인 것 같지만 사수 머리랑 내 머리가 아이클라우드처럼 동시에 업데이트될 수 있게끔 사수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려고 노력했습니다.


 클라이언트로부터 오는 메일이 TO는 PM인 사수지만 CC에 내가 걸려 올 경우, 이건 사수한테 온 메일이니까 나는 노상관- 이러면 망합니다. 왜냐면 그 일이 결국 나한테 일부라도 올 거거든요. 사수 일이 곧 내 일이다는 생각으로  사수한테 오는 메일을 잘 보면 업무 이해도가 엄청 높아집니다. 사수가 퇴근 시간 다돼서 그제야 보고 메일 보고 "이거 좀 해줘-" 하고 지만 먼저 퇴근하는 빡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 가능합니다.


메일 잘 읽기의 순기능 프로세스)

사수가 나한테 시킬 일을 예상 가능해짐 -> 대리님 클라이언트가 000 보내달라고 하는데 이 자료 디자인팀에 요청할까요? 역으로 묻기 -> 빨리  처리하고 퇴근



> 귀를 열고 일하기. (회의, 전화 엿듣기)
 메일 잘 읽기의 연장선인데요, 상사의 전화나 팀원들의 전화를 엿들으면 업무가 대충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빠르게 파악이 가능합니다. 대부분 클라이언트나타 부서의 요청 전화를 받고 이후에 일이 생기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화가 일의 시작을 알려주는 신호탄이나 다름없는 셈이죠. 제 첫 사수가 성격이 좀 급한 편이어서 클라이언트 전화를 받고 나면 빨리 처리하고자 하는 마음에 주어랑 목적어를 생략하고 "그거 지금 거기 보내줘"라고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처음엔 정말 멘붕이었는데 전화를 하도 엿듣다 보니 "그거 지금 거기 보내줘"라고 했는데 "그게" 뭔지 "거기"가 뭔지 알고 있는 절 발견했죠...(슬픔+대견)


(+) 전화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전화 안 당겨 받으면 싫어하는 사람들 꽤 많습니다. 두 번 이상 울리게 하지 마라- 등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대부분 그 일이 막내의 롤이라 생각하더라고요...(긁적) 어쨌든, 전화가 울리면 당겨 받고, 당겨 받은 전화는 메모지에 용건을 적어 그 사람에 가 전달합니다. (모르겠으면 전화메모 포스트잇 천 원에 파니까 하나 사시는 것도 추천)


-전화한 사람의 회사/이름

-전화받은 시간

-용건


> 손 필기보다 타이핑, 타이핑보다 녹음. 회의록의 귀재라 되어라.  
 누가 부르면 언제든 그곳이 어디든 펜과 종이를 들고 가세요. 그분이 내 얼굴이 보고 싶어서 부르는 건 아닐 테니까요. 회의나 미팅 자리라면 노트북을 들고 가면 더 좋습니다. 손보다 더 빠르게 받아 적을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이해력이 많이 딸리는 관계로 녹음을 다 해버렸습니다. (당연히 녹음 파일은 기록 후 모두 삭제해야 합니다.) 녹음 파일을 재청취하면 그때 이해가 안 갔던 부분이나 회의 당시에 모르는 단어를 캐치할 수 있습니다. 특히 회의록 정리할 때 녹음한 거 1.5배속으로 틀어놓고 정리하면 진짜 빨리 정리됩니다. 빨리 정리해서 메일로 뿌려 부리면 정말이지 그 회의에서 핵인싸 되벌입니다.
 
> 오답노트 쓰기...
이 방법은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고 그냥 웃으시라고 알려드리는 방법입니다. 도라에몽 질량 보존의 법칙 아시죠...? 그분들의 공통점은 "00해"가 아니라 "00 하면 안되지"라고 하며 하면 안 되는 걸 찾아내서 논하길 좋아합니다. 그래서 다이어리 뒤편에 하면 도라에몽이 안된다고 하는 것들을 오답노트처럼 다 적었습니다. 6개월 동안 적으니 103번 까지 나오더라고요. 그중에 제일 기억나는 게- "김밥 사 오라고 하면 김밥만 사 오지 말 것. 김밥을 먹으면 목이 막히기 때문에 계열사 회사의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를 함께 사 올 것." 김밥 사 올 때 목 막히니까  옥수수수염차를 사 오란 말입니다. 또 다른 회사껀 안된데요. 그래서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다. 그렇게 6개월 월을 신나게 괴롭히더니 더 이상 괴롭힐 거리가 없어졌는지 안 괴롭히더라고요.

 신입사원 시절을 다소 혹독하게 보냈다고 자부(?)하는 저이기에, 사회생활 다 그래- 그러니까 너도 견뎌. 참아.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라고 위로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 상황엔 내가 제일 힘들고 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란 걸 너무 잘 아니까요. 근데 우리는 조금 더 강해져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ㅂㅅ들을 무시하고 무뎌져야 하는 게 회사 생활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쿠크다스 멘털을 초코파이 멘털 정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던 주기도문을 공유합니다. 회사에 나를 괴롭히는 상사가 있다면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세요.




얘야. 나는 지금 큰 산을 넘어야 하고 아주 멀리, 높게 사람이란다. 그래서 말인데, 미안하지만 나는 지금지금 너한테 쓸 시간도, 에너지도 없으니 그러니 조금 비켜줄래?



오늘도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신입사원 월급만큼만 일하세요.

우리 존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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