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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게 빛나는 축제의 도시

에든버러 Edinburgh 

by 정재은 Mar 15.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매년 8월이 되면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는 

전 세계 문화 애호가가 모이는 축제의 도시로 변신한다.


비눗방울 수백 개가 두둥실 떠다니고,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뛰어다닌다. 들뜬 분위기 속에서 어른들도 아이들을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햇볕은 뜨겁지만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매년 8월, 에든버러에선 세계 최대 공연 예술 축제인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를 포함해 다양한 국제 문화 예술

축제가 동시에 열리며 도시 전역이 활기와 창의력으로 가득 찬다. 연극, 뮤지컬, 클래식 음악, 현대미술, 문학, 영화부터 거리 공연까지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즐길 수 있다.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은 1947년 개막한 이래 세계적 예술가들이 모이는 무대가 됐다. 오페라, 연극, 무용, 클래식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최고 수준의 공연을 선보인다. 매년 전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예술가와 팀을 초청해 고전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거나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올해 8월 19일에는 900석 규모의 퀸스 홀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Edinburgh Festival Fringe)’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연 예술 축제다.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 초대받지 못한 8개 연극 단체가 공연한 것에서 유래해 점점 더 많은 공연자가 참여하며 지금의 세계적 축제로 성장했다.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변모한 도시 전역에서 연극, 코미디, 댄스, 서커스, 음악, 현대미술 등 각양각색의 공연과 전시가 펼쳐진다. ‘누구에게나 무대를, 누구에게나 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축제의 핵심 목표인 만큼 무엇보다 포용과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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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는 전 세계에서 예술가와 관객이 모여드는 핫스폿이자, 예술가와 작품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구조로 신진 예술가부터 유명 예술가까지 풍부한 무대 구성이 돋보인다. 관객은 에든버러에 있는 다수의 공연장, 공원, 카페 등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촘촘하게 이어지는 공연을 볼 수 있다. 관객의 흥미를 끌기 위해 페스티벌 참가자들이 펼치는 창의적 홍보 전략 역시 또 다른 볼거리다. 


에든버러 프린지 포스터 벽 | 에든버러 페스티벌 시티 홈페이지에든버러 프린지 포스터 벽 | 에든버러 페스티벌 시티 홈페이지


이 밖에도 에든버러에서는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에든버러 아트 페스티벌(Edinburgh Art Festival)’은 현대미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최고의 축제로, 도시 전역의 갤러리와 전시장에서 열린다.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필름 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Film Festival)’은 독립 영화, 다큐멘터리, 단편영화 등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를 소개하며, 영화 제작자와 관객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전 세계 이야기꾼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전통을 공유하는 ‘스코틀랜드 인터내셔널 스토리텔링 페스티벌(Scottish International Storytelling Festival)’도 있다. ‘로열 에든버러 밀리터리 타투(Royal Edinburgh Military Tattoo)’는 언덕 위에 있는 상징적인 에든버러성에서 열리는 군악대 공연으로 무채색에 가까운 흙빛 성을 화려한 춤과 음악, 색채로 물들인다. 여기서 타투는 문신이 아니라, 병영 복귀 시간을 알리는 북소리를 의미한다. 거대한 성에서 군악대의 절도 있는 움직임이 돋보이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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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도시에서 다양한 축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기 때문에 오전에는 연극 공연을, 오후에는 미술 전시를, 저녁에는 밀리터리 타투를 보는 등 문화로 충만한 하루를 계획할 수도 있다. 공연장이나 전시장을 오가며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인 킬트를 입고 백파이프를 연주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유서 깊은 건축물이 즐비한 로열 마일(Royal Mile)에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느끼고 아서 시트(Arthur’s Seat)까지 하이킹해 도시를 내려다보며 멋진 자연경관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편 스코틀랜드는 위스키 생산지로 유명한데, 에든버러에는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를 시음할 수 있는 상점도 있다. 공원에서 식음료를 즐기며 여유를 만끽해도 좋다. 무엇보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모인 사람들과 즐거운 분위기를 함께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에든버러 프린지 거리 공연 | 에든버러 페스티벌 시티 홈페이지에든버러 프린지 거리 공연 | 에든버러 페스티벌 시티 홈페이지


지속 가능한 축제 도시의 롤모델인 에든버러는 많은 축제가 협력해 도시 전체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2007년 주요 축제 감독이 모여 설립한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에든버러를 세계적 축제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 조직은 다른 축제와의 경쟁, 항공료 인상, 기후변화

등 복합적 외부 요인이 축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제안하는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설립했다. 에든버러의 축제는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을 공유하는 등 협력을 통해 발전을 도모한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의 풍부한 프로그램과 활동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긍정적 경험을 제공하며 도시의 문화적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 8월의 에든버러는 단순한 관광이나 휴가를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문화 예술이 생활의 일부가 되고, 방문객은 축제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이 시기 에든버러를 경험하는 것은 곧 전 세계의 다양한 예술과 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나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특별한 기회다. 축제의 도시로 변신한 8월의 에든버러는 세계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예술적 모험을 선사한다. 


글. 정재은 (공연 칼럼니스트)  에디터. 정규영  사진. 에든버러 페스티벌


* 아트나우 47호 시티나우에 소개된 글입니다.


https://www.noblesse.com/home/news/magazine/detail.php?no=1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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