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주. 나의 기록들
새벽 이 고요한 시간에 나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어제 술 한 잔 입에 대지 않았음에 칭찬한다.
그리고 금요일에 삼겹살에 소맥을 기대한다.
그 시간을 기다리며 오늘 하루도 견디어 낼 수 있다.
신기하다.
그렇게 술이 좋을까?
술 먹고 다음날 후회해도 좋은 이유는 뭘까?
마트에 들르면 항상 와인, 맥주, 막걸리 중 한 종류를 손에 쥔다.
그리고 행복해하며 집으로 향한다.
회사에서 너무 힘든 날이면,
꼭 마트에 들러 맥주 몇 캔을 산다.
그리고 집에 오면 그 한 캔을 딱 따서
입으로 도로록 흘러 들어갈 때 기분은 너무 짜릿하다.
그리고 온몸의 탁탁 쏘는 차가운 탄산 전율이 흐르며 쾌감을 느낀다.
' 아. 이 맛에 살지!'
그렇게 되풀이되는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이 어느새 나의 몸에 습관처럼 붙어 버렸다.
그래서 술을 끊을 수 없다.
몇 번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고,
지금은 주량이 많이 늘었다.
걱정이다.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정답은 아예 입에도 대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참을 수 있을까?
이렇게 맛있고 즐거운 음료를 왜 만들었을까?
알코올의 중독에 들어서는 이 순간이 두렵다.
그런데..... 포기할 수 없는 음주의 길이다.
그리고 왜 이렇게 끊기 어려운지 생각해 봤다.
술과 함께한 추억이 너무 많았다.
가족, 지인과 설레는 여행지에 가서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에서 즐기는 한 잔.
고된 출장 여정에서 바다를 보며 즐겼던 와인과 샴페인 한 잔. (여러잔)
힘든 순간을 위로받으며 직장 동료와 즐겼던 소맥 한 잔. (여러잔)
취준생 시절 힘들었던 여정을 함께 쏟아내며 즐겼던 맥주 한잔. (여러잔)
대학시절 처음 술을 알고 멋모르고 즐겼던 맥주, 막걸리, 소주 한잔. (여러잔)
이렇게 알게 모르게 나의 인생에 스며들었더라..
너란... 아이...
지독한.. 인연..
그래서 그 순간의 추억과 생각들이 떠올라 더 못 끊는구나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술과 함께 하면 생각이 난다.
그때 그 시절의 소중한 기억 하나.
그때 그 여행지의 설레었던 풍경 하나.
그래... 적당하게 잘 조절하며 마셔보자.
결론은 아직은 술을 끊을 수 없는 이유였다.
결론은 조금은 술을 줄일 수 있는 노력을 하자.
그리고 땀나는 운동을 더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