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침부터 소란스러웠다. 응급실로 밀려오는 환자들의 목숨은 텃밭에서 일하는 농부의 삶처럼 부지런히 위태롭다. 환자의 목숨, 그 절대적 가치와, 보호자의 현실적 상황과, 그 단면 만을 보고 단정하는 의사의 생각 사이에는 삶과 죽음을 가르는 차이보다 깊은 강이 흐른다. 어제 열 번째 손님으로 온 A할머니의 치료를 결정하는 아들의 태도는 마치 진열된 빵을 고르는 행위처럼 가볍게 보여졌다. 그 말투와 태도에 놀랐다. 우리는 아들과 다시 대화하고 대화를 거듭하고 나서야 A할머니는 병세가 깊어지기 수개월 전부터 삶에 대한 의지를 잃은 생명임을 이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