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예인 Mar 20. 2022

INTRO. 내 안에 숨어 있는 진짜 이야기를 찾아서

The RED : 김영하 작가의 내 안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 쓰는 법

안녕하세요. 

*The RED : 김영하 작가의 내 안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 쓰는 법 

강의를 듣고, 요약정리하고 있습니다. 


왜 이 강의를 듣게 되었을까?

김영하 작가님의 글쓰기 강의를 발견하고서 참 반가웠다.  구성을 보니 평생 소장 가능한 온라인 강의 5시간짜리가 할인가 18만 9천 원이었다.'현강'도 아닌 '온라인 강의' , 1시간으로 치환하면 1시간에 3만6천원뻘되는 금액.


평소 여러 강의에 돈을 아끼지 않던 나이지만 꽤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의 명성과 작가님의 강의가 희소하다는 점을 기반으로 과도한 수강료를 받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전에 비싼 돈을 주고 갔던 <김승호 회장의 돈의 속성> 현강이 얼마 되지 않아 무료 영상으로 배포되는 것을 본 적이 있는 터라. 곧 이 강의도 유튜브에 무료로 돌아다니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갈등하며 몇 번을 커리큘럼과 홍보 영상을 보다가 몇 년 동안 찾았지만 '김영하 작가의 글쓰기 강의'를 본 적이 없었기에 '그래 김영하 작가님 이잖아. 영어회화도 1시간 강의면 4만 원인데... ' 하는 마음으로 일단 당일 결제했다.


같은 날, '듣는 강의'인 이 강의와 함께 다른 업체에서 '쓰는 강의'인 100일간 글쓰기 강의를 함께 결제했다.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그만큼 내게 글쓰기에 대한 갈증은 무언가를 하지 않고서는 못 배길 정도로 가득 차 있었다.


강의 내용 : INTRO. 내 안에 숨어 있는 진짜 이야기를 찾아서


인터뷰어 김겨울과 , 인터뷰이 김영하 작가님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셨나요?

- 세상이 혼란하다 보니까 글이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 같아요. 소설이라는 게 황혼의 장르라는 말이 있잖아요. 어떤 일들이 지나간 뒤에야 정리가 되는 것 같은데, 그래서 많은 작가님들이 글을 그렇게 열심히 쓰고 계시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집에서 칩거해 왔습니다.


그 전에는 대면 강의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코로나 19 이후로는 강연을 전혀 안 했습니다. 이게 또 비대면 강의잖아요. 그래서 한 번 해볼까? 해서 하게 됐습니다. 요즘엔 소설 집필 중입니다.


Q. 글쓰기 강의를 한 적이 있으신가요?

- 글쓰기 강의를 한 적이 사실 대학에서 밖에 없고, 대중강연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읽기' '독서'에 대해서 강의를 많이 했고, 글쓰기에 대해서는 잘 안 했었어요. 그 이유는 작가들이 대부분 비슷할 텐데 글을 쓰는데 자기 자신도 고통을 많이 받고 자기 작품에 대해 만족을 많이 못하는 상황에서 '쓰기'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이렇게 저렇게 써라 하는 게 선뜻하게 되는 일은 아니에요. 제가 2004년부터 2006년-7년 사이에는 한예종에서 서사 창작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잖아요. 그때는 할 수 없이 글쓰기를 가르쳤어요. 그때 글쓰기를 한 2-3년 가르친 경험이 전부이고요. 그 뒤로 그런 강연 요청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의식적으로 그런 강의는 안 하겠다고 거절해 왔었어요.


예전에 생각했던 글쓰기 강의는 실질적으로 '이렇게 써봐라.'고쳐주기도 하고, 또 어떻게 쓰면 잘 쓸 거다 라고 알려주는 강의였는데 이번에는 강의에 대해 조율하면서 그런 방향이 아니라 글쓰기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다루기로 했어요. 글 쓴다는 게 '이야기를 쓴다.'는 것인데, '이야기'의 본질이 무엇이고, '이야기'가 왜 우리를 매혹시키고, '이야기'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들에 대해서는 좀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서 이 강의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Q. 주제 : 내 안에 숨어 있는 진짜 이야기란 무슨 뜻일까요?

- 사람들은 글쓰기가 '글재주'라고 했잖아요. 사람들은 이게 '기능'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사람은 훈련이 잘 되어 있으면 글을 잘 쓰고, 훈련이 안되면 못 쓰고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제가 글쓰기에 대해 전공하지 않고 소설을 쓰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가 사랑하는 수많은 작가들이 다른 직업, 전혀 그런 전공을 하지 않고도 좋은 글을 많이 썼잖아요. 그것은 글쓰기가 재능이나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세상에 내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25년 넘게 전문적인 작가로 살아오면서, 요즘에 생각하는 것은 글쓰기라는 것은 내 안에 갖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밖으로 내 보이는 것이었구나. 그리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단순히 사람들에게 내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글 쓰는 과정에서 일종의 부산물처럼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구나. 그래서 지금 이 강의를 듣는 분들 중에도 전문적으로 내가 먹고 살 사람이 아닌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스토리텔링 과정에서 자기 인생이라는 이야기를 다시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내 인생도 이야기라면 그것에도 플롯에 있는 건데, 나는 과연 이 인생이라는 이야기의 어떤 지점에 있는지 이야기의 관점에서 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방법 : 그렇다면 '이야기'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 저는 이미 모든 사람들에게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한테 살아온 인생 얘기를 물어보면 다들 말을 하는데, 그걸 못하는 사람은 없어요. 일단 등장인물이 있죠 주인공은 자기이고, 그리고 모두가 지나온 고통과 시련이 있어요. 그런 것이 없이 평탄하게 이 자리에 있다고 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런 게 없더라도 심리적으로 힘든 시기를 통과했을 수 있거든요. 지금은 그 힘든 시기를 통과해서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하는 것이에요. 사람들 보고 자기소개서로 써 보라든가. 개인의 이야기를 해 보라고 하면 꼭 옛날 소설처럼 해요.


옛날에 제가 어디에서 태어나서, 친구들은 누가 있었고, 형제는 어땠고.... 옛날 고전 소설이 전통적인 플롯인 거죠. 그런데 이야기를 좀 많이 본 분들, 자기 이야기를 세련되게 가꾸는 분들은 플롯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아요.


'제 인생에서 제일 큰 사건을 말하라면 바로 그건데요. 거기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이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벌써 빨려 들잖아요. 이 분들은 본인이 많은 영화 이야기를 보면서 자신의 인생을 재배치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우리는 늘 살아가고 있고, 내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30년 살았다고 하면 그것을 30년 동안 할 수는 없잖아요. 그것을 5분 10분 내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인생이라는 이야기의 편집자로 살아가고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모든 사람에게 숨어 있는 모든 이야기들이 있는데 사람들은 이것을 이야기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뻔한 방식으로 자기 인생이라는 것을, 어떻게 보면 제일 귀중한 것을 간과하고 있다. 고 생각합니다. 스토리텔링을 잘한다는 것은 글재주가 좋고 잘 쓴다는 게 아니라. 내 인생을 좀 더 다른 방식으로 편집해 가는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되는 게 아닌가. 요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이유 : 모르는 채 잘 살아가고 있는데 굳이 찾아낼 필요가 있을까요?

- 그냥 살아도 되죠. 그런데 그냥 살 경우에 우리는 자기 인생을 잘못 편집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어떤 사람이 볼 때에 그 사람은 인생에서 굉장히 '발단' 부분에 있을 수 있단 말이에요. 주인공에게 큰 사건이 일어나서, 주인공 세계의 주변에 균열이 일어나고 이제 막 시련을 겪기 시작하는 단계요. 사실은 '발단'인데 본인만은 '내 인생은 끝났다.' '결말이 이미 지어졌다.' '나는 인생과의 싸움에서 패배했고' '이제 결말만이 있다'고 얘기한다면 지금 이야기가 잘못 쓰이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인생이 다른 관점에서 다시 편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의식적으로 어떤 문제를 생각하지 않으면,


철학도 문학도 우회적으로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우리가 자동적으로 살아갈 때 그것은 편하기는 하지만 '반기'하는 거잖아요. 그 사이에 나쁜 것들은 늘어나고 좋은 것은 줄어드는 것이거든요. 제가 요즘 정원을 가꾸고 있는데 어떤 분들은 정원을 내버려 두면 어떻냐고 해요. 잡초도 생명인데 내버려 두면 어떻냐고요. 그런데 정원을 가꾸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정신을 가꾸는 거라고 생각해요. 거기에서 있지 않아야 하는 자리에 있는 것이 잡초인 거죠. 장미도 잡초가 될 수 있어요. 장미도 피어야 하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라고 있다면 장미도 잡초가 될 수 있거든요.

제 자리를 찾아주고, 그것들이 잠재하고 있는 아름다움이 드러날 수 있도록 정원을 돌보는 것이거든요. 우리 인생이라는 이야기에도 여러 요소가 있어요. 어떤 사람은 우울한 과거만 기억하는 사람도 있고, 밝은 부분만 기억하는 사람도 있지만

좋은 정원처럼, 좋은 정원에는 밝은 부분도 있고 어두운 부분도 있고 꽃도 있고 풀도 있거든요. 자기 인생이 정원이라고 생각한다면 잡초가 있으면 뽑아주고, 좋은 식물이 있다면 더 자라게 해 주고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자기 자신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요.


그냥 버려두면 물론 뭐 편한 부분은 있겠지만 그것들은 마치 관리가 안된 정원처럼 , 관리가 안된 정원을 두고 보면 계속 머리가 아파와요. 해야 하는 일을 안 하고 있는 것이고, 저 정원이 갖고 있는 이상적인 모습들을 내가 버리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우리가 소설을 쓸 때, 저는 평생 소설을 써 왔잖아요. 제가 모든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다 적는 것은 아니잖아요. 글쓰기의 과정을 통해서 독자가 이것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인데, 저는 이런 과정은 저 같은 전문적인 작가뿐 아니라 자기 인생이라는 이야기를 써 나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도 그러한 관점에서 돌아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요. 내 인생의 정원은 너무 무성하기만 한건 아닌가, 황폐하기만 한건 아닌가.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Q. 변화 : '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이 삶을 재구성하는 데에 영향이 있었나요?

- 이야기를 써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동화든 짧은 단편 소설이든 간에 이야기를 쓰는 사람은 내면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실제 존재하는 다른 인물들도 등장인물처럼 사고하기 시작해요. 예전에는 그냥 엄마 아빠였잖아요. 그런데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 '저 인물을 소설로 등장시킬 수는 없을까. 우리 엄마를 소설에 등장시킨다면 어떤 등장인물로 등장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표현할까'  이것은 이미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자연' 즉 사람도 '자연'이고 , 자연 상태에 있는 '사물'처럼 느꼈단 말이에요. 그런 것에 어떠한 캐릭터를 부여하고, 그것처럼 보기 시작한다는 것이죠. 소설을 쓰면 이런 것뿐 아니라 아까 말씀드렸듯이 내 인생에 대해 서술할 때에도 다시 한번 소설의 관점으로 보게 돼요.


그러면서 소설이 완성되고, 고쳐나가는 작업을 반복하잖아요. 퇴고를 하고 고쳐나가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삶을 바라보는 태도나 자세 같은 것도 좀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제가 어떤 분들에게 전문적인 소설 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도 한번 상상의 이야기를 써보라고 얘기해요. 어떤 분들이 상상의 이야기는 어렵지 않냐고 반문해요. 그런데 저는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정직하게 쓰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것보다는 어떤 의미에서 별나라 공주를 주인공으로 얘기해 보는 것이 의미 있는 체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별나라 공주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얼마든지 주인공에게 내 내면을 투영할 수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그런 체험들을 꼭 해보셨으면 좋겠고, 제가 소설을 쓰고 장편 같은 큰 소설을 끝낼 때마다 제가 변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무의식의 차원에서 변했다는 거죠. 소설가로 변화한다는 거죠.


밖에 있는 것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일어나는 어떤 일들을 이야기로 외화 시킬 수는 없을까?라고 이런 것이 작가들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면 상갓집에 가서 앉아있을 때. 마치 소설 속의 문장처럼 서술할 때가 있어요. 이 친구의 상가에 온 그는 오늘도 생각에 잠긴다.'라고 하면서 내 마음속에 일어나는 풍경 같은 것들은 문장으로 바꿔서 자막이 지나가는 경험을 할 때가 있거든요.


내면에 있는 것과 바깥에 있는 자연이 이야기라는 교량이나 매개를 통해서 저는 오간다고 생각해요. 이런 것들을 다른 분들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Q. 경험 : 내면을 찾는 방법, 글쓰기인 이유가 있나요?

또 방법이 있겠죠. 저는 명상을 해봤거든요. 사람들이 명상을 하면 자기 목소리를 들을 수 있대요. 내면의 소리를. 근데 저는 해야 할 일만 자꾸 떠올랐어요. 아무리 그걸 덜어내려고 해도 해야 할 일, 의무, 이런 것들을 떨쳐 낼 수가 없었어요. 아무 제대로 명상을 훈련 안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저는 이야기를 쓸 때, 소설을 쓰거나 이럴 때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거든요. 그때는 해야 할 일 같은 건 잘 생각이 안 나요. 그냥 그 세계, 다른 세계 속에 빠지는 거죠. 좋은 책은 읽을 때 더 빠지기도 해요. 그런데 우리가 재밌는 책 읽다가 지하철을 지나쳤다고 화내지 않잖아요? 이야기의 힘이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걸 자랑스럽게 SNS에 올려요. 그런 것이 왜 자랑스러울까요? 자기가 바보스러운 짓을 한 건데?

그런데 그런 것들이 주는 경이로운 체험들이 있거든요.

나와 다른 전혀 다른 세계에 빠져드는 체험.


저는 명상이나 마음 챙김 그것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저는 그것을 통해 나 자신을 찾거나 수도하는 것도 있지만, 저는 좋은 책을 읽을 때 거기서 나와 비슷한 인물을 찾아내고. 그 인물을 묘사한 어떠한 심리묘사 등을 통해서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이 바로 그것이었구나. 우리가 그렇기 때문에 그 이야기에 빠져드는 거잖아요?


그래서 독서를 통해 자기를 찾고, 자기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비슷한 일이 글을 쓰다가도 발견돼요. 내가 왜 이렇게 썼을까? 나는 그냥 별나라 공주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별나라 공주는 왜 살해되었을까? 왜 별나라 공주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내 마음속의 어떤 어둠이 이런 것을 불러 내었을까? 아니면 별나라 공주는 왜 마녀가 되어 강력한 힘을 갈구하는 존재가 되었을까? 거기에 무언가 있잖아요. 내가 힘이 약해졌을 때 힘이 강한 누군가를 불러내고 싶잖아요. 그런 것이 들어있단 말이죠. 그래서 이야기라는 것은 상징의 형식으로 나에게 말을 거는 거예요.


내가 왜 왕따를 당하는 이야기를 썼을까? 내가 그것을 지웠지만 내가 그런 일이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이야기를 써나가기 위해서 디테일을 쓰기 위해 써 나가다 보니까 맞아. 내가 그때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있었던 같은데? 이런 일이 떠오를 있어요. 이건 단지 이야기를 쓰다 보니 디테일을 기억하려다 보니, 나의 무의식에 억눌렸던 기억이 튀어나오는 순간이거든요. 자기를 안다는 게 내가 어떤 사람이지? 이런 걸 아는 게 아니라. 내가 억눌렀던 나의 욕구, 트라우마, 이런 것들을 상상의 이야기를 통해 발견하는 것. 저는 이게 참 멋지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쓴 다음에 발견하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인터뷰 같은 것을 하다가, 기자들의 질문 같은 것들을 받다가 문득 떠오를 때가 있어요.


아 내가 그런 것들 때문에 그런 글을 썼구나.

글을 쓰는 과정 가운데 해원 같은 게 있는 거죠. 자신을 발견하는데 다른 방법들도 있겠지만. 글쓰기를 통해서도 가능해요. 


Q. 접근 : 글쓰기라는 것, 일반인이 하기 어려운 전문적인 능력이 아닌가요?

- 글쓰기는 전문적인 작가 들일 수록 어려워합니다. 그 누구도 제 동료 작가들 중에 나이가 드니까 글쓰기가 쉬워지더라. 갈수록 편해진다 걱정하지 마라. 너도 나이 먹으면 술술 쓸 수 있다 말하는 이가 한 명도 없었어요. 저도 느끼지만 제일 잘 써졌을 때는 20대 아무것도 모를 때였고, 많이 쓰면 많이 쓸수록 어렵게 느껴져요. 그러니까 용기가 생기지 않습니까? 지금 시작하는 분들은 제일 잘 써질 수 있는 때예요. 부럽습니다.


그리고 저는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하나 정도의 이야기는 내장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가 데뷔작으로 끝나는 작가들 많잖아요. 그게 오랫동안 간직해온 이야기 이기 때문에, 밖으로 효과적으로 내보내기만 한다면 굉장히 파괴력이 있어요. 그런데 2편 3편 쓰는 건 다른 이야기이죠.


여러분에게 있는 마음속에 있는 가공되지 않은 진짜 이야기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들을 내보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물꼬를 터주듯이 해주면 사실 나와요.


그런데 그게 다른 사람들이 볼만한 것인가? 들을 만한 것인가? 재미있는 것인가? 는 다른 것이기는 한데.

그런 것도 저는, 그 사람이 지금까지 좋은 이야기를 많이 봐 왔다면. 좋은 영화를 많이 보고 했다면 어느 정도 자기 마음속에 플롯이 내장되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하나 정도의 이야기는 본인이 내장하고 있었던 플롯에 연결하여 사람들이 흥미롭게 읽어줄 만한 어떤 이야기 정도는 저는 누구든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그럼 보시는 분들 모두 이런 희망을 가지고 이번 강의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강의를 들은 소감

김영하 작가님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INTRO였다.

이 강의의 이유와 목적이 무엇인지 작가님의 입술을 통해 들을 수 있어 많은 깨달음이 있었다.


25년간 전업작가를 해 오신 유명 소설가, 다른 전공자임에도 누구보다도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인 작가님의 얘기를 들으며 여태 생각해보지 못했던 '스토리텔링', '이야기'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잡게 되었다.


정원에 비유해 주신 부분을 들으며 내 인생에서도 '발단'인 현재를 '끝난 결말'로 내 인생을 치부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내 인생의 정원도 잘 가꿔 하나쯤은 갖고 있는 이야기를 내장하고 있는 플롯으로 잘 풀어내 봐야겠다는 희망과 열정을 갖게 되었다.


글을 쓸 때만큼은 온전히 몰입할 수 있다는 작가님의 얘기를 들으며, 내가 글을 쓰고 싶은 이유 또한 다시 생각게 된다. 내 삶에는 다른 세계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2개의 방법이 있다. '글쓰기', '스쿠버 다이빙'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한다.'는 몰입의 즐거움을

나는 글의 마지막 문장을 끝마칠 때까지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내게 큰 축복이자. 어쩌면 글작가를 꿈꾸게 되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내게 글 쓰는 것 외에 이만큼의 몰입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없기에.


작가님은 많이 쓸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에 처음 글 쓰는 사람들이 부럽다고 하신다. 작가님이 부러워하는 사람, 그게 바로 생 초짜인 나 니까. 지금 많이 써야겠다 다짐하게 되고 글 쓸 용기가 생긴다.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이런 강의가 존재함에 감사하다.  

작가의 이전글 김영하作 과의 첫 만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