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을 채우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남을 깎아내리는 것이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무시하고 모멸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내 위치를 확인한다. 나보다 잘난 사람의 흠결을 찾아 끊임없이 외쳐 내 근처로 끌어내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 방법은 간편하고 통쾌하다. 온라인엔 이 방법으로 살아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렇게 채운 자존감은 오래가지 않고 스스로를 갉는다. 남을 깎아내리는데 몰두하는 동안엔 자신의 성장을 도모할 수 없으니까.
다음은 인정욕구로 채우는 방법이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부하고, 돈도 없으면서 좋은 차를 타고, 인스타에 예쁜 사진을 올리기 위해 몰두하는 삶. 타인의 시선을 통해 자존감을 채우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진화해 왔고 타인의 인정을 바라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당한 정도를 넘어설 때 문제가 된다. 내가 진짜 바라는 건 외면하고 부모의 기대만 채울 때, 멋진 풍경을 눈으로 즐기지 못하고 사진만 찍고 있을 때, 앞에 있는 사람은 바라보지 않고 하루종일 핸드폰만 보고 있을 때 그 공허함을 어떡할 것인가.
마지막은 스스로 채우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방 정리를 하고 운동을 해 몸이 멋있어지고 책을 읽어 지식이 많아지는 내 모습을 보며 뿌듯해하고 자기를 격려하는 삶이다. 남을 비웃는데 몰두할 필요도 없고, 타인에게 의존적일 필요도 없다. 가장 건강한 방법이다.
사람들은 이 세 방법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량의 비율은 모두 다르다. 남을 무시해서 자존감을 채운 사람, 타인만 바라보며 사는 사람, 스스로 만든 자존감으로 꽉 찬 사람은 만났을 때 느껴지는 기운이 모두 다르다. 내 비율은 지금 몇 대 몇 대 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