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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nhyuk Oct 08. 2023

DIY라는 용어에 대해

 DIY라는 말이 유행했던 때가 있었다. 2000년대 중후반쯤으로 기억하는데, 학생이었던 나도 TV에서 자주 DIY라는 말을 자주 들은 기억이 있다. DIY는 'Do It Yourself'의 약자로 다양한 물건을 직접 만드는, 소비가 아닌 생산 활동에 여가 시간을 사용하는 적극적인 활동을 의미했다. 경제적으로 수준 높은 생활에서만 즐길 수 있고, 삶을 윤택하게 해 준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가졌지만 사실은 경제적으로 파탄 나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결핍된 상황에서 처음 나온 단어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런던 시가지는 독일군의 폭격으로 인해 폐허가 되었다. 전후 런던을 복구해야 할 상황이 되었지만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인력은 부족했고 그들만으로 복구하기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이때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시민들이 스스로 도시를 수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DIY 운동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유럽과 미국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운동이 나타났다고 한다.



출처 : https://www.retrospectro.co.uk/product/do-it-yourself-magazine-1957/

1957년 영국에서 발매된 "Do It Yourself" 잡지 첫 호



 내가 목공을 처음 배웠던 2016년까지도 'DIY 공방'이라는 말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내가 다녔던 공방도 DIY 공방이었고. 지금은 DIY 공방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내가 물건을 직접 만들어 쓴고 거기에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한다는 새롭고 어색한 문화였던 DIY. 그 신문화를 언어로 표현하고 설명해야 했던 과도기적 시기가 있었던 반면, 이젠 이런 문화가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 되어버려 오히려 그 이름이 사라지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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