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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효정 Mar 19. 2020

코로나 자가 격리가 주는 기쁨

당신의 삶의 본질에 집중할 때.

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세계가 떠들썩 하다.


내가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이곳 프랑스 파리도, 처음에는 먼 나라 중국의 일 이겠거니 하다가 일주일 새 전 국민이 "2주간의 자가 격리"라는 공포가 이루어 졌다. 절망 적이었다. 카페, 레스토랑이 모두 문을 닫는 것은 물론 "생필품", "운동", 그리고 "건강"과 관련된 이유를 제외하고는 이동하지 않도록 권고 되었기 때문이다. 파스타와 화장실 휴지가 동나고, 슈퍼마켓에서 물품을 사기 위해 몇시간 씩 줄을 서는 말도 안되는 풍경이 펼쳐졌다. 


국경을 닫는다고 하지를 않나, 순식간에 내가 참여하고 있던 스타트업 프로그램은 잠정적으로 미루어 지지를 않나, 무엇보다 가장 두려운 것은 언제 이 '공포'가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기반한 두려움 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 (고국)에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쩌면 집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처음 몇일간은 너무 우울했다. 그리고 자가격리 2일채. 이렇게 평안할 수가 없다.



일상의 불필요한 만남, 행동, 대화, 소비가 사라졌다.


얼마전 북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나는 지난 몇년간 느껴보지 못한 행복에 취한 순간들이 있었다. 산 골짜기 중에서도 골짜기, 그리고 아무런 관광객도 없는 정말 그런 대 자연속에서 시끄러운 음악이 아니라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그렇게 몇 시간을 함께 간 다섯 명의 친구들과 각자 자기 자리를 차지 하고 멍하니 않아 있었다. 펼쳐지는 대자연, 그리고 그 모든 공간과 시간에 있다는 사실에 기뻐서 눈물이 났다. 


코로나 자가격리 2일 째. 내게 어느덧 평안과 행복이 찾아왔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 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정말이다. 


우선 바깥 세상이 훨씬 조용해 졌다. 이른 아침 울리던 끊임 없는 자동차, 전동차, 움직이는 소리 대신 모든 사람들이 조금더 천천히 그리고 느긋하게 걷기 시작한다. 특히 내가 속해 있는 스타트업 집단은 늘 경쟁, 성과, 성장이 집중이 되어야 하는 곳인데 삶에 갑자기 브레이크가 걸렸다.


불필요한 대화, 컴퓨터, 전화 하는 시간이 사라졌다. 정말 필요하지 않아도 무심코 지나치던 상점, 굳이 사지 않아도 되는 식료품 대신 내가 꼭 먹고 싶고, 먹어야 하는 건강한 음식 들로만 식사를 구성하다 보니 그 어느때 보다 더 잘 먹고 건강하게 먹고 있다. 그리고 본질에 집중하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나 차를 마시고, 마음을 가다 듬는다. 원래부터 우리 팀은 원격 근무를 하기 때문에 일을 하는 방식에는 큰 변화가 없다. 내가 스테이션 에프 인큐베이터를 좋아하는 이유는 주변 다른 창업가 동료들과 네트워킹 하고, 필요한 워크숍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인데 실질적으로 일의 효율에 있어서는 집에서 혼자 조용히 집중해서 일을 할 때 효율성이 가장 높은 것 같다. 그리고 그걸 지난 며칠 째 더욱 더 실감하고 있다.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시떼 국제 학생촌은, 아마 파리 시에서 거의 유일하게 지금 현재 공원이 개방된 곳일 듯 한데, 이곳에 살고 있는 구성원 들만 이용할 수 있는 큰 녹색 지대 및 숲이 있다. 업무를 보다가, 날씨가 좋으니 와인잔에 어제 산 화이트 와인을 살짝 담고는 귀에 이어폰을 끼운 채 밖에서 햇살을 즐긴다. 들어와서 잠깐 낮잠을 자기도 하고, 그러다 저녁에는 옆 건물에 살고 있는 친구와 운동을 한다. 



모든 것이 멈출때. 내 마음속에 집중할때. 


어쩌면 우리의 지구는, 우리의 삶은 원하던 원하지 않던, 불필요한 접촉, 말, 행동, 소비로 계속 바쁘게를 추구하고 있었는지를 모른다.


코로나 자가격리 2일째. 

마음 가득 깊은 곳에서 평안함과 따뜻함이 온 몸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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