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nontroppo Jun 28. 2016

당신을 듣는다.

말이 필요 없어지는 세상

음악을 들을 때, 'OO를 듣는다'고 말한다.

모짜르트를 듣는다, 바흐를 듣는다, 피아졸라를 듣는다.

뭐 들어? 응, 마츠다 세이코. 이렇게.


누구의 음악을 들어. 라고 말을 하는 것보다,

누구를 들어. 라고 말을 하는 편이 더 와 닿는다고 해야 할까.

온전히 그의 세계로 다이빙하는 느낌이다.


그렇게 당신을 듣는다는 말은 또 다른 세계를 하나 열어준다.

그 세계에 들어가 보면, 당신이 눌렀을 

건반 하나하나, 당신이 튕겼을 현 한 줄 한 줄이 


내게 속삭인다.

너는 지금 그를 듣고 있어. 그의 세계에 들어가 있어. 

그리고 당신이 두드렸을 드럼의 비트와 내 맥박이 리듬을 같이 하게 된다.


더 이상 음악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와 내 귀에 들어오지 않고,

이미 머릿속에 갇힌 멜로디가 빠져나가지 않고 몸속에서 맴돈다.

그렇게 나는 그의 세계에 들어가 있고, 그의 세계 한 부분은 내 안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말이 필요 없어지는 세상이 된다.

당신과 나와 오직 당신의 음악만이 남은 세상.

매거진의 이전글 아, 외로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