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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우 Jul 12. 2018

A급

예수님급

 어제 수요예배 설교 내용 중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 있어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검단목천교회 가 2007년 개척예배를 드리고 지금까지 11년이 흘렀다. 그 기간을 지켜주시고 성장하게 해 주신 은혜에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린다.

 첫 예배를 11명이 드렸다.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교회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지 않아 목사님 사택에서 드렸던 몇 주간의 예배와 나눔이 기억난다.

 어느덧 강산이 변한다는 시간이 흘러 지금은 많은 부서와 성도들이 늘어났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감사한 일들뿐이다.

 그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이들이 왔다갔다.
 오래 섬길 분이란 기대를 하게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금새 가시겠구나 생각이 드는 분들도 계셨다.
 어느분들은 기대 이상으로 섬기셨고, 또 어떤분들은 기대만큼이거나 기대이하이셨던 분도 계셨다.
 모두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임을 깨달았고,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분이 계신다.

 중년의 부부가 오셔서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하셨다. 새로오신 분들께 관심이 가는 것은 인지상정일터. 나도 그 분들 주위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앙의 나눔도 있었다.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셨고, 인천에는 어떤 일 때문에 이사를 오셨고 등등 이야기를 하면서 더 가까워지는 듯 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리셨나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셨다.  

 봉사를 어디서 했고, 어느 목사님께 교육을 받았고, 자녀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 말씀을 했다.
 거기까지는 너무 좋았다. 은혜가 되었고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그 때 기분에 취하셨는지 조금 눈살을 찌푸라게 하는 말씀을 했다.
 
제가 지금껏 A급 교회만 다녔어요.
온누리교회, 사랑의교회, 영락교회.
이런데만 다녔어요.
C급은 안 다녔어요.
 듣고 있던 우리가 민망했다.
 교회 규모로 급을 따지기는 분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 기준이면 우리 교회는 D급이다.

 자신의 말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지 전혀 개의치 않던 그 분은 잘 식사를 하시고 가신 후 다시는 교회에서 뵐 수 없었다.

 그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곱씹어봤다.
 '나는 어떤 기준으로 신앙을 선택하는가?'
 
 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교회 규모가 크면 많은 도움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더 좋은 프로그램과 훌륭한 목사님들의 말씀으로 더 깊이있는 신앙생활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그 정도의 급이 되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내가 아직 그 정도의 수준이 아닌데, 공동체에 속해있다는 것으로만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크리스천은 교회의 규모로 급을 따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곳에서 좋은 훈련을 받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좋다.
 그 훈련을 통해 어떤 삶의 결과물이 나타나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나의 수준이 중요하다.
 내가 A급이 되어야 한다.
 내가 예수님급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예수님을 닮아가야 한다.
 수준을 올려야 한다.
 교회 규모로 평가하는 급을 볼 게 아니다.
 내 수준의 급을 평가해야 한다.

 한 분의 실수를 기억해 끄집어 내는 게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본질을 알아야겠기에 이렇게 글로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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